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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페스티벌①] 20대 女 관객 급증…한 번 가면 '덕후'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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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콘서트 가격으로 여러 뮤지션 공연을
음악 마니아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축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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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년(2020, 2021) 동안 중단됐던 페스티벌은 재개된 지 3년 차를 맞은 올해 어느 때보다 알차고 풍성했다. 사진은 '뷰티풀 민트라이프 2024' 전경. /엠피엠지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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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에 걸쳐 4일간 성대하게 펼쳐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끝으로 봄부터 빼곡히 이어진 2024년 음악 페스티벌 시즌이 거의 마무리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년(2020, 2021) 동안 중단됐던 페스티벌은 재개된 지 3년 차를 맞아 어느 때보다 알차고 풍성했다. 그 과정을 돌아보고 가수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올해 음악 페스티벌은 2006년 시작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과 2007년 문을 연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서울 재즈 페스티벌'이 내실과 규모 면에서 선도했고 화제성 측면에선 '워터밤'이 급부상했다. 록, 재즈, 힙합, 팝, EDM 등 앞세운 장르가 다양한 가운데 관객 연령대는 젊어지고 폭넓어지는 추세다. 페스티벌 부흥기라 할 만하다.

올해 열린 음악 페스티벌은 굵직한 것만 꼽아도 20여개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날씨가 본격적으로 화장해지는 5월 '뷰티풀 민트 라이프'와 '서울 재즈 페스티벌'이 제대로 포문을 열고 여름으로 접어들면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해브 어 나이스 트립'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음악 팬들을 찾아갔다.

화끈한 노출과 파격적인 무대로 화제를 모으며 여름 대표 페스티벌로 급부상한 '워터밤'이 서울 제주 부산 등 전국 투어로 규모를 대폭 확장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가을로 접어들면서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원더리벳'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리고 12월 30~31일 연말 연시를 함께 하는 '카운트다운 판타지'가 있다.

이들 페스티벌은 적게는 22팀에서 많게는 80여 팀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로 라인업을 채웠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뮤지션, 유명한 이들부터 새로운 얼굴들까지 다채로웠다.

각 페스티벌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30~40대 관객이 많았는데 올해 페스티벌의 특징은 20대 관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록 장르를 메인으로 하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경우 30~40대 남성 비율이 굉장히 높았는데 올해는 20대 여성 관객이 몰라보게 많아졌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말이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그런 현상이 더 도드라질 뿐 다른 음악 페스티벌도 관객 연령대가 점차 어려지는 추세다. 마니아틱했던 밴드 음악이 2022년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특히 지난해부터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밴드 음악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페스티벌이 더 주목을 받고 다양한 연령대에게 다가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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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황리에 마친 '서울 재즈 페스티벌' '해브 어 나이스 트립'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모습. /각 주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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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민트 라이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 페스티벌을 다수 개최하는 엠피엠지 뮤직 서현규 이사는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중반 관객이 가장 많았는데 작년부터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이 많아졌다. 그리고 여성 비율이 높다. 나이를 떠나서 다양한 음악을 찾아 듣는 흐름으로 가면서 밴드 음악도 확실히 많이 올라온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이후로 매년 음악 페스티벌을 3~5번 찾는다는 40대 초반의 음악 업계 종사자 C 씨(남) 역시 "페스티벌에 오는 관객들은 콘서트와 달리 연련대가 굉장히 다양한데 2~3년 사이 확실히 젊어졌다. 나처럼 20대부터 오던 사람들이 40대가 돼서도 오기도 하고 신규 유입도 꾸준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C 씨는 올해도 '뷰티풀 민트 라이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3개의 페스티벌을 즐겼고 '원더리벳'(개최 전 인터뷰)도 갈 예정이다.

그는 "가성비가 좋다. 한 장소에서 수십 명에 달하는 아티스트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점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압도적인 장점"이라며 "잘 몰랐던 좋은 밴드와 음악을 새롭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또 야외 무대에서 수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함께 같은 음악을 즐기는 페스티벌 특유의 분위기는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고 전했다.

2010년 이후 매년 페스티벌을 빼놓지 않았다는 30대 후반의 L 씨(남) 역시 페스티벌의 매력으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러면서 "콘서트에서 느낄 수 없는 페스티벌만의 여유와 분위기와 감성 그리고 다양한 먹거리와 이벤트 등 다채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처럼 페스티벌의 최대 강점은 콘서트 티켓 가격 정도로 여러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 외에 다채로운 음악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아티스트와 관객이 뿜어내는 에너지와 그 시너지는 압도적이다.

지난해 처음 페스티벌에 간 뒤로 올해 '서울 재즈 페스티벌'과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갔다는 20대 후반의 K 씨(여)는 "음악을 즐겨 듣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가수는 없다. 페스티벌은 다양한 음악을 두루두루 즐기는 분위기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 친구도 그 분위기에 업이 되더라. 앞으로도 매년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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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페스티벌은 적게는 20여 팀에서 많게는 80여 팀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로 라인업을 꾸린다. 폭넓은 음악을 접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게 페스티벌의 큰 매력이다. 사진은 각 페스티벌 라인업 자료. /각 주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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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규 이사는 "무리가 페스티벌에 오면 그중 한두 명은 친구가 가자니까 따라 온 경우가 많다. 페스티벌에 오는 사람들이 모두 다 음악을 막 찾아듣거나 그러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게 페스티벌의 매력이다. 그들이 왔다가 페스티벌에 빠져서 충성도 높은 관객으로 유입이 되고 그렇게 선순환하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뮤지션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것도 페스티벌만의 매력이다. 올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해체를 앞두고 고별 투어 중인 밴드 세풀투라(Sepultura)를 초청했다. 에릭 프리즈(Eric Prydz)는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을 통해 처음 내한했고 트래비스(Travis)는 '해브 어 나이스 트립'을 통해 8년 만에 한국에서 공연을 했다.

C 씨는 올해 갔던 페스티벌을 돌아보며 가장 인상적인 무대로 세풀투라를 꼽았다. 그는 "은퇴 투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공연이기도 했고, 올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가장 강력하고 헤비한 사운드를 들려줬다. 정말 오랜만에 '락 페스티벌'에 어울리는 무대여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특색 있는 여러 스테이지와 함께 다양한 음악 장르를 아우르고 핫한 뮤지션들 외에 새로운 뮤지션을 소개하는 역할까지 충실하게 해냈다. 특히 페스티벌에서 볼 수 없었던 아티스트를 초대하는 프로젝트 '더 모멘트 오브 유(The Moment of You)'를 통해 그룹 에이티즈가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서 다양성에 방점을 찍었다.

에이티즈는 "후회 없이 모든 걸 보여드렸다"며 "지난 '코첼라' 참석 당시 다른 아티스트 무대를 보러 갔었는데 무대 위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티스트의 에너지가 무대 아래까지 정말 생생하게 전해지고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리듬을 타면서 즐기고 있더라. 저희 공연을 보러오셨던 분들도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방예담은 데뷔 5년 차지만 페스티벌은 올해 처음 서기 시작했다. '메가필드 뮤직 페스티벌'에 이어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무대에 선 그는 "블특정 다수의 리스너들 앞에서 공연을 하니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좀 더 난이도(?)가 있는 느낌"이라며 "난이도가 더 높은 만큼 제 음악을 즐겨주시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매우 좋아지더라"고 돌아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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