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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울산 선수단 '박주영 출전' 적극 지지...김판곤 감독 "노장단이 와서 말하더라"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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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박주영의 FC서울전 출전은 말 그대로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울산HD 선수들이 의견을 모아 대선배이자 훌륭한 형인 박주영이 친정팀인 서울과의 경기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달라고 김판곤 감독에게 부탁해 이뤄진 것이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HD는 10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현재 울산은 승점 68점으로 리그 1위, 서울은 승점 54점으로 리그 4위에 위치해 있다.

울산은 이미 지난 강원FC와의 경기에서 강원을 꺾고 우승을 확정 지으면서 '울산 왕조'의 시작을 알리는 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아직 시즌 막판까지 두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동기부여가 떨어질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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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울산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해야 할 이유가 있다. 현재 울산에서 플레잉 코치로 뛰고 있는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이 서울전을 통해 은퇴를 공식화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울산은 박주영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서울전을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생각이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선발 출전하는 선발 명단에서도 울산의 이러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박주영의 출전은 갑작스럽게 결정된 일이었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김판곤 감독도 "나도 놀랐다. 선수들이 갑자기 요청을 했다. 우승을 하고 박주영 선수가 이제 공식적으로 은퇴하고 싶다는 말을 해서 홈에서 열리는 수원FC전을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선수들이 박주영 선수가 홈 팬들에게 인사할 기회를 주는 게 어떠냐고 하길래 선수단 전체의 생각이라는 걸 확인하고 코칭 스태프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팀적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좋은 계기인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김 감독은 이어 "이야기를 듣고 구단에도 말을 해야 했기 때문에 어제 저녁까지 바빴다"며 "오늘 취재진에게 불편을 드려서 미안하다. 조금 더 빨리 결정을 해야 했는데 정말 바빴다"고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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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틀 전 울산의 노장들이 직접 김판곤 감독에게 찾아와 박주영의 서울전 출전을 부탁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노장단이 왔었다. 주장단을 넘어 노장들이 와서 이야기를 했다. 선수들이 뜻을 모았다고 해서 그렇게 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박주영 선수가 출전하려면 한 명이 빠져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의사를 확인했다"면서 "팀적으로 정말 좋은 것 같다. 박주영이 편한 선배지만 레전드고, 자신들에게 잘 해줬고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서울전에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감독에게 요청을 한 것이다. 좋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저께 밤에 와서 이야기를 했고, 어제 훈련에서 다시 확인하고 전달해달라고 했다. 훈련 전 미팅에서 확인을 했고, 그 다음에 코칭 스태프들과 의논한 뒤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보니 좀 늦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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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본인의 의견이 아닌 박주영을 위해 울산 선수단이 만든 자리인 셈이다. 정작 당사자인 박주영은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고, 피해를 주기 싫어했다.

김판곤 감독은 "속으로는 여기서 자랐기 때문에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싶지만 본인 입으로 말을 꺼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후배들이 기회를 만든 것이다. 감독으로서 생각해도 대표팀에 공헌한 부분이 많고 K리그에도 공헌한 것이 너무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후배들이 존중해주는 걸 좋게 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박주영을 전반전이 끝나기 전 투입했다가 하프타임 정도에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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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박주영이 이번 경기에 출전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다면 자신의 K리그 통산 100번째 공격 포인트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울산에 따르면 박주영은 리그 65골 21도움, 플레이오프 1골1도움, FA컵(현 코리아컵) 10골 1도움으로 총 76골 23도움을 기록 중이다.

김판곤 감독은 "박주영에게는 오늘 경기가 의미 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우승을 빨리 확정하고 박주영이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도록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경기에 총력을 다하겠지만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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