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첫 정규 앨범 '나이테' 발매
"인생과 닮은" '나이테'로 다양한 감정 담아
싱어송라이터 범진이 11월 6일 첫 정규 앨범 '나이테'를 발매했다. /더블엑스엔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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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정병근 기자] '나이테'는 나무를 가로로 잘랐을 때 보이는 짙은 색의 동심원으로 보통 1년에 하나씩 고리가 생긴다. 싱어송라이터 범진은 2022년 '나이테'란 단어의 어감과 그 의미에 꽂혔다. 그래서 이를 소재로 곡을 쓰려고 숱하게 시도했지만 번번이 완성하지 못했다. 그렇게 2년이 더 흘러 첫 정규 앨범을 완성했는데 제목이 '나이테'다.
범진은 11월 6일 첫 정규 앨범 '나이테'를 발매했다.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풍경' '아침' '바램' '그런 날' '나는 떨어지는 꽃잎처럼 아름다운 것' '너에게' '어른이' '문신' '너만을 위한 노래' '세상 모든 빛 잃어도' 11곡이 수록됐다. 범진은 전곡 작사 작곡을 오롯이 혼자 했고 편곡도 대부분 직접 했다. 범진의 감성과 역량이 빼곡히 스며든 것.
자주 쓰지 않는 단어인 '나이테'를 전면에 내세운 것부터 흥미롭다. 그는 "이 단어가 너무 좋았고 이 소재로 곡을 쓰려고 매번 도전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다 계기가 생겼다. 한 다큐멘터리에 상처가 난 나이테가 나왔고 이를 보면서 "나의 인생, 우리의 인생과 닮았다"고 느껴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된 것.
"전 나이테가 훼손되지 않고 오롯이 올곧게 연결돼 있는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큐멘터리에서 우연히 본 나이테는 끊어져 있었어요. 그 끊겨 있는 나이테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번개도 맞고 동물한테 파먹히기도 하고 그런 거였어요. 그 세월이 쉽지 않았겠구나 싶으면서 치열하게 살아온 삶과 닮았다고 느꼈어요."
범진은 그런 마음으로 타이틀곡 '나이테'를 작업했고 준비를 해오던 정규 앨범의 방향도 바뀌었다. 작업해놨던 곡들을 다 치우고 새롭게 채워나갔다. 범진은 "무너지고 다시 세우는 과정의 반복"이라고 돌아봤다. 정규 앨범의 무게에 짓눌릴 때 조용필의 정규 20집 소식을 들으면서 경이롭다 느꼈고 다시 작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
"사랑도 있고 힘든 이별도 있고 세상에 대해 노래한 것도 있어요. 그게 결국 인생 바운더리에 있는 거고 이걸 다 이어주는 게 '나이테'라고 생각했어요."
1번 트랙 '풍경'은 "산책을 하다가 할아버지가 한 꼬마와 놀아주는 모습을 봤는데 그게 너무 아름다워서 쓴 곡"이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고 공기처럼 노래하려 애썼다고 했다. 2번 트랙 '아침'은 '풍경'과 이어지는 장면으로 아침을 맞았을 때의 햇살 같은 느낌으로 만들고 부른 곡이다.
3번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나이테'는 인생의 다양한 순간들, 어른이 돼가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담은 곡이다. '나의 모든 순간들 그려지고 있는 나이테 같아 / 눈을 감고 한 줄을 또 그었네'란 가사가 이 곡의 메시지를 함축한다. 뮤직비디오는 '마지막'이란 단어의 의미를 알아가는 어린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범진은 "지금까지의 삶을 다 담았으니까 그걸 다 들려드리고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다른 삶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더블엑스엔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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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트랙 바램'은 누군가와 함께하기를, 누군가를 사랑하며 느끼는 작은 바람을 담았다. 5번 트랙 '그런 날'은 모든 게 안 풀리는 날 자신에게 선물하는 곡이다. 6번 트랙 '나는 떨어지는 꽃잎처럼 아름다운 것'은 "꽃이 떨어진다고 아름답지 않은가를 생각했을 때 그것도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쓴 곡"이다.
7번 트랙 '너에게'는 가장 힘들 때 옆에 있어준 상대에게 전하는 곡으로 범진은 "그때 만나던 여자친구에게 썼던 편지를 그대로 가사로 옮겼다"고 말했다. 8번 트랙 '어른이'는 "어린이일 땐 성인이 되고 싶고 성인이 되면 어린이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나. 그런 마음을 담아 그 중간이 '어른이'라고 생각해서 쓴 곡"이다.
9번 트랙 '문신'은 흔하지 않은 이별에 대한 노래로 범진은 "가장 저 같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10번 트랙 '너만을 위한 노래'는 길을 잃고 힘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바치는 곡이다. 범진은 "툭 하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듣는 분들이 이 곡을 들으시면서 울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나이테'가 이 10개의 트랙을 하나로 이어준다면 11번 트랙 '세상 모든 빛 잃어도'는 "하나로 묶은 걸 감싸주는 트랙"이다. 범진은 무대에 섰을 때 자신을 바라봐주는 팬의 시점에서 이 곡을 썼다. 그는 만감이 교차했고 그 감사한 마음을 곡으로 옮겼다.
범진은 2021년 발표한 '인사'로 지난해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곡은 1년여 동안 음원차트 톱100이다. 첫 정규 앨범을 준비하며 더 좋은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타이틀곡이 없을 땐 '인사'보다 좋은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대중적인 것을 생각하다가 오히려 너무 산으로 갔어요. 그걸 내려놓게 됐고 그러니까 편해졌어요. '나이테'는 대중적이기보다는 실험적인 곡이에요. 트랙을 엎고 다시 맞추는 과정이 어려웠는데 타이틀곡 '나이테'가 완성되면서 그런 것들이 다 풀렸어요."
그런 과정을 거친 첫 정규 앨범 '나이테'는 범진이 지나온 길 그 자체다. 앨범 발매를 앞둔 시점에서 범진은 "내고 나면 공허할 거 같지만 빨리 내버리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삶을 다 담았으니까 그걸 다 들려드리고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다른 삶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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