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실종…11위로 강등 위기에
선수단·구단 ‘내부 잡음’ 소문
최근 4경기에서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그친 전북(승점 36점)의 순위는 강등권인 11위다. 정규리그 2경기를 남긴 전북은 2부로 자동 직행하는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가 2점이라 1부 생존을 장담하기 힘들다. 전북은 10일 역시 강등권인 대구FC(10위·승점 40점)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해야 실낱같은 희망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구호로 K리그를 호령했던 전북은 최근 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닥공’이라 불렸던 전북은 올해 36경기에서 45골을 넣었다. 파이널라운드B(7~12위)에선 가장 많은 골을 넣었으나 실점(57골)도 가장 많아 실속이 없다. 지난여름 최고 연봉을 보장하며 데려온 이승우(11골)를 제외하면 두 자릿수 득점을 한 선수도 없다. 전북은 매년 선수단 연봉으로만 K리그 1·2부를 합쳐 최다인 200억원 가까이를 쓰는 구단이다.
전통의 강호 전북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가운데 뒤숭숭한 소문들이 구단 안팎으로 번져나가며 팬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김두현 전북 감독이 내부 단속에 실패해 자신을 따르는 젊은 선수들로만 경기를 풀어간다거나 말을 듣지 않는 외국인 선수는 포기해 기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체중 문제로 이승우를 선발로 쓰지 않는다는 소문은 선수 본인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지만 김 감독이 티아고와 안드리고 등 외국인 공격수들을 최근 선발 출전시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전북은 어느 팀을 상대해도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로 짜였다”면서 “감독도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 결과가 신통치 않다면 원인을 생각해봐야 한다. 원래 안 풀리면 남 탓을 하게 되는데, 전북이 그런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짚었다.
흉흉한 소문은 선수단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북이 부진에 빠지면서 구단 사무국의 권고사직설까지 흘러나왔다. 2년치 기본급의 50%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미 한 직원은 권고사직을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른 구단의 한 관계자는 “지금 전북의 문제는 선수단 운영을 잘못한 고위층 책임 아닌가”라면서 “지금 전북은 선수단도 사무국도 명문으로 불리던 그 시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 관계자는 “성적이 좋지 않으니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 강제 퇴직이 아니라 기업의 인사 프로그램 일환이다. 우리 모두 남은 경기에서 1부에 남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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