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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선수 생활 마침표' 추신수 "정말 편안한 겨울…감독 생각은 해본 적 없어" [현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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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가 은퇴 소감을 전했다.

SSG는 7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추신수 은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행사는 기념 영상 상영, 꽃다발 전달 및 기념촬영, 은퇴 소감 발표, 커리어 중 기억에 남는 순간 5가지 소개, 미디어 기자회견, 은퇴 기념 유니폼 사인 세리머니 순으로 진행됐다.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인 김광현, 전날 FA 계약을 마친 최정은 선수단 대표로 추신수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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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수영초-부산중-부산고 졸업 이후 KBO리그 데뷔가 아닌 미국행을 택한 추신수는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었던 2020년까지 16년간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추신수의 빅리그 통산 성적은 16시즌 1652경기 6087타수 1671안타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4다.

2020시즌 종료 후 자신의 거취를 고민하던 추신수는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가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추신수를 1순위로 지명했고, SK 구단을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구단 1호 영입으로 추신수를 품었다.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한 추신수는 연봉 중에서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기로 했다.

뜨거운 관심 속에서 KBO리그에 입성한 추신수는 첫 시즌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2021시즌 137경기 461타수 122안타 타율 0.265 21홈런 69타점 84득점 25도루 OPS 0.860으로 20홈런-20도루 고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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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이듬해 112경기 409타수 106안타 타율 0.259 16홈런 58타점 77득점 15도루 OPS 0.812로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기여했으며, 그해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5타수 8안타 타율 0.360 OPS 0.774로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23시즌에는 112경기 382타수 97안타 타율 0.254 12홈런 41타점 65득점 6도루 OPS 0.777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추신수의 존재감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돋보였다. 추신수는 KBO리그 데뷔 첫 시즌부터 유소년 및 사회취약계층을 위해 꾸준한 기부를 실천하는가 하면,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면서 야구장 안팎에서 '컬처 체인저' 역할까지 도맡았다.

지난 시즌 후 거취를 놓고 고민하던 추신수는 은퇴를 결심했다. 지난해 12월 구단과 진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2024시즌 종료 후 은퇴를 결정했고, 최저연봉(3000만원) 계약 및 연봉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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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댄스'를 꿈꾼 추신수는 78경기 253타수 71안타 타율 0.281 5홈런 37타점 40득점 5도루 OPS 0.776으로 2024시즌을 마감했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9월 3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8회말 대타로 나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추신수는 "정말 편안한 겨울이다. 선수들이 좋은 시즌을 보내든 기대 이하의 시즌을 보내든 늘 다음 시즌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시즌이 끝나고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 무조건 스트레스가 생기더라. (올해에는) 내일에 대한 계획이나 이런 게 없다 보니까 잠도 편하게 잤고, 살이 찔 걱정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분간 추신수는 휴식을 취하면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그는 "마지막 경기 후 말씀드렸지만, 지금은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다. 여러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어떤 자리에 가는 것보다도 자리에서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준비돼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얼마 안 지났기 때문에 뭔가를 한다고 하기엔 이른 것 같다. 조금의 휴식기를 갖고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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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을 비롯해 지도자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게 추신수의 이야기다. 그는 "(감독직을) 잘할 수 있을까"라며 웃은 뒤 "(감독은) 많은 짐을 가진 자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부분에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자리다. 쉽게 만들어지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안이 오더라도 내가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무언가를 할 때는 준비가 됐거나 열정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쉬면서 정말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 생각하려고 한다. 보고 느낀 게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어떻게 하면 야구에만 집중하고, 선진 야구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하려고 한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말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감독에 대해서 준비나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추신수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야구 꿈나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빅리그에 직행하는 것, 프로를 거쳐서 미국으로 가는 것 두 가지 다 존중한다. 장단점은 있을 것 같다. 일단 마이너리그를 경험하고 빅리그에 가게 되면 선수들을 더 이해하고,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야구만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런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야구만 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최근에 어릴 때 미국에 진출하는 것보다 프로 생활하고 진출하는 선수가 더 많긴 한데, 두 가지 모두 괜찮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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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나.

▲이런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냉정하게 추신수라는 선수를 평가하게 되면 뭔가 하나 특출난 게 없는 선수인 것 같다. 하지만 5가지 능력(파워, 콘택트, 스피드, 송구, 포구)을 평균 이상은 할 수 있는, 1가지가 뛰어나진 않아도 다양하게 많은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선수였던 것 같은데,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저 선수는 야구에 진심이었다, 정말 야구 하나에 목숨 걸었다'는 것이다.

-본인이 섰던 타석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타석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때가 아닐까 싶다. 내가 너무 어렸을 때라서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외적으로 꼽으라면 (빅리그에서의) 마지막 타석인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으로 야구를 해야 하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텍사스 팬분들께 인사도 못하고 텍사스에서의 7년 생활을 마무리하다 보니까 너무 아쉽더라.

개인적으로도 부상을 당해서 타석에 설 수 없는, 방망이도 쥘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텍사스와의 7년 계약을 벤치에서 끝내고 싶진 않았다. 우리 팀과 충분히 상의하고 타석에서 번트만 대겠다고 약속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타석, 대타로 들어갔을 때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이었는데.

▲감정이 북받쳤던 건 사실이다. 경기 중에 그런 걸 표현하기 싫어서 많이 참았다. 텍사스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너무 후회됐다. 그래도 4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면서 야구팬들, 인천 팬들께 인사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SSG 구단, 이숭용 감독님과 상의했다.

한 달 동안 부상으로 인해 훈련하지 못했는데, 매 경기가 중요한 상황에서 개인적인 것 때문에 마지막 타석에 서는 게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점수 차가 컸기 때문에 (마지막 타석에 설) 기회가 왔는데, 가장 중요한 건 팬분들께 인사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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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 향후 계획은.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말했던 것처럼 지금은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다. 여러 제안도 들어오고 있지만, 어떤 자리에 가는 것보다도 자리에서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준비됐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은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뭔가를 한다고 말하기엔 이른 것 같다. 조금의 휴식기를 갖고 천천히 생각하려고 한다.

-은퇴 결정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 과정을 돌아본다면.

▲박찬호 선배님 기자회견을 본 적이 있다. 그 자리엔 없었지만, 나도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는 것 같다. 나도 과연 자리가 있을지, 저렇게 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있었는데, SSG에서 크게 신경 써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마지막은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서 선수로서의 미련은 없어지더라. 선수로선 더 이상 할 수 없겠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더그아웃에서 경기하는 걸 보고 있으면 하루빨리 지금도 나가고 싶다는 생각 드는 게 당연한데, 부상으로 인해 1년 동안 계속 힘들다 보니까 이제는 경기장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부상 전에 은퇴를 결심하긴 했지만, 다른 선수에게 더 기회도 주고 싶고, 이제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은퇴를 생각했던 것 같다.

-자신의 커리어에서 아쉬움이 남는 게 있다면.

▲아무래도 부상으로 인해서 1년 가까이 쉬게 된 2016년이 가장 아쉽지 않을까 싶다. 텍사스 소속이었고, 시즌 초반에 종아리 부상으로 8주간 결장하고, 햄스트링 부상으로 6주간 결장, 사구로 인해 손목 골절로 6주간 결장, 허리 피로골절로 8주간 결장했다. 그 당시에 '내게 왜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하지'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올 거면 1년에 한 번에 다 오는 게 낫겠다' 싶었다.

부상이 없었던 해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부상이 많았던 선수였던 것 같다. 수술을 8번이나 받았고,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우스갯소리로 재활 시간만 3년이 넘는다고 하더라. 굳이 (아쉬운 시기를) 꼽는다면 1년을 거의 쉰 그해를 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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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가장 먼저 출근하는 선수였는데, 다음 시즌을 생각하지 않는 겨울을 생각한다면.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시원섭섭하냐는 것이었는데, 당연히 그렇다. 정말 편안한 겨울이다. 선수들이 좋은 시즌을 보내든 기대 이하의 시즌을 보내든 항상 다음 시즌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년엔 어떻게 더 잘할지 노력하고, 못했으면 반등하기 위해 노력한다. 시즌이 끝난 뒤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 무조건 스트레스가 생기더라.

(올 시즌 후) 아침에 눈을 떴는데, 그만큼 눈이 가볍게 떠졌을 때가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내일에 대한 계획이나 이런 게 없다 보니까 잠도 편하게 잤다. 살이 찔 걱정도 하지 않는다. 정말 겨울이 편하더라. 스트레스 없었다. 수술을 받은 지 2주가 지났는데, 수술 이후 다음 날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감독 추신수'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있는 것 같은데, 상상해본 적이 있나.

▲잘할 수 있을까(웃음). 많은 짐을 가진 자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부분에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자리다. 쉽게 만들어지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준비되지 않기 때문에 제안이 오더라도 내가 하지 않을 것 같다.

무언가를 할 때는 준비됐을 때, 열정이 있을 때 하는 건데, 지금은 쉬면서 정말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생각하려고 한다. 보고 느낀 게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어떻게 하면 야구에만 집중하고, 선진 야구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하려고 한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말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감독에 대해서 준비나 생각해본 적은 없다.

-누구보다 팀에서 많은 걸 봤는데, 더 좋은 팀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기량이 좋은 선수는 많다. 지속적으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조금씩 세대교체가 돼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른 팀보다 연령 높은 팀인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아래에 있는 선수들이 자리잡을 수 있게끔 도와야 하는 게 구단의 방향성인 것 같다.

SSG 선수뿐만 아니라 KBO리그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인 것 같은데, 4년 동안 있으면서 정말 기량 좋은 선수를 많이 봤고, 놀랐고, 감탄했다. 그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주자면, 그 자리가 영원히 자기 자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내 자리를 위협하는 선수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아래에 있는 선수는 자리를 뺏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이러한 과정이 크게 보면 한국야구가 나아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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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학야구장, 구단이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또 젊은 선수 중에서 주장으로 추천하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부산 사람이고,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받았던 선수다. 항상 롯데의 경기를 보면서 야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웠다. 비록 롯데에서 뛰지 못하게 된 건 아쉬운 부분이지만, 돌아왔을 때 그 상황이 롯데에 복귀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곳이 인천이기 때문에 내게는 SSG가 첫 번째 팀이다.

내가 선배이긴 하지만, 김광현, 최정 이런 대스타와 같이 하면서 그 선수들을 같은 동료로 바라봤기 때문에 이들과 4년간 함께한 것에 대해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 팀을 보면 최지훈, 박성한, 올해부터 두각을 나타낸 박지환, 정준재, 조병현 이런 선수들이 랜더스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야구뿐만 아니라 운동장 밖에서도 리더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나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주장 후보로는) 최지훈이나 박성한 선수를 추천하고 싶다. 박성한 선수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조용하다. 주장은 앞에 나서서 통솔하고 표현하고 소통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최지훈 선수가 좀 더 낫지 않나 싶다.

-야구선수로서의 인생 점수를 주자면 얼마나 주고 싶나.

▲마지막 타석을 마치고 많은 연락을 받았다. '아쉽다', '시원섭섭하겠다', '1년 더 해라' 등 여러 이야기가 많았는데, 나도 눈을 감고 생각해봤다. 기억을 최대한 되살려서 야구를 시작한 9살 때부터 마지막 타석이 끝났을 때까지 되짚어봤는데, 미소를 짓게 되더라.

내가 원하는 선수가 되진 않았을지라도 24시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위해 시간을 잘 쓴 것 같다. 후회는 없다. 겨울이 행복하다고 했던 게 그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점수를 매기기는 좀 그렇지만, 굳이 말하자면 '고생했고, 잘 살았다'라고 해주고 싶다.

-은퇴 경기에서 실제로 타격하거나 투구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내년에 은퇴 경기를 하게 된다면 뛰고 싶은 생각이 있는가.

▲은퇴 경기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은퇴식을 한다는 건 들어봤다. 은퇴 경기는 좀 부담스러운 게 내가 몸이 안 되기 때문에 억지로 하겠다는 생각은 없고, 인사 정도가 아닐까 싶다. (내년 시즌에) 은퇴식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은퇴 경기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모든 가족이 응원했을 텐데, 은퇴를 결심했을 때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

▲팬분들의 말씀도 기억에 남지만, 날 가장 가까이서 본 사람이 아내와 자녀들인 것 같다. 아들 두 명은 대학생, 고등학생인데, 내가 하고 있는 야구를 같이 하고 있다 보니까 자기가 하고 있는 야구가 얼마나 힘들고 메이저리그 지명까지 힘들다는 걸 느끼고 있는 것 같더라. 자녀들이 성장한 뒤 아빠가 왜 일찍 (미국에) 나갔는지 이제 좀 이해하더라. 자녀들에게 인정받을 때 기분이 좋으면서도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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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지도자와 함께했는데,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다 좋은 분들이었는데, 수영초등학교 때, 부산고등학교 때 감독님이 떠오른다. 그 두 분이 안 계셨다면 미국이라는 곳에 진출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두 분이 살아계셨다면 이 자리에 초대했을 것이다. 야구인생에 좀 더 기쁜 순간을 같이 나누지 않았을까 싶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메이저리그에서 자리잡을 때 돌아가셔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계속 감사한 마음이다.

-1982년생 동갑내기 선수들이 해준 이야기가 있는지, 또 직접 지켜보면서 MLB에 도전할 만한 선수는 누구라고 했나.

▲은퇴 기자회견 하는 걸 모를 것이고, 은퇴식 때 오지 않을까 싶다. 친구들이 워낙 다 바빠서 연락하기도 힘들다. 메이저리그 도전하는 건 프로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철저하게 준비했는지, 선수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4년간 보면서 가장 가능성이 있던 선수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였다.

올해 김도영(KIA 타이거즈) 선수, 김혜성 (키움 히어로즈)선수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라는 곳은 평균이 없다고 생각한다. 투수, 타자가 다 평균 이상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1선발을 계속 만나는 것 같다. 오히려 불펜을 만나는 게 더 힘들다. 평균이 없다 보니까 플레이 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KBO리그에서) 한 번 해보니까 갈 만한 선수가 많다.

-은퇴 후 어떤 아빠가 되고 싶나.

▲한국에 오기 전에 코로나19 상황이었고, 아들들이 야구하는 걸 보지 못한 게 5~6년 정도 지났다. 어느 순간 큰 아이가 대학생, 둘째가 고등학생이 됐더라. 아빠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다. 자녀들은 항상 아빠 없는 아이들이었다. 야구를 하면서 한국에 있었고, 아내는 왔다갔다 했으나 한국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5~6년간 부모 없이 야구를 해서 많이 미안하기도 했다. 이번 1년은 언제라고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으나 얼마나 아들들의 실력이 향상됐는지 보고 싶다.

-이 시대 최강의 타자를 놓고 추강대엽(추신수-강정호-이대호-이승엽)으로 평가가 되는데, 본인의 생각은.

▲나를 빼주면 안 될까(웃음). (추강대엽)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진심으로 부담스럽다. 이승엽 선배님, (이)대호가 미국에서 저 정도의 기회를 받았으면 잘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받을 때 강정호 같은 경우 좋아하는 후배이자 동생이지만, (강)정호는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였는데, 미국에서 뛴 시간이 짧다고 생각한다. (네 선수 중에서) 두 번째에 있는 건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나 같은 경우 한국에서 보여준 게 없다. 미국에서 뛴 선수라고 해도 다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똑같은 기회를 받았으면 평가를 받았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내가 (네 선수 중에서) 첫 번째에 있는 것도 좀 그렇다. 이승엽 선배는 한국 최고의 타자 아닌가.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승엽 선배나 대호가 가장 앞에 있는 게 맞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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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분들께 한마디한다면.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밖에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시차가 있음에도 내 경기를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셔서 아침을 시작했다는 분이 많더라. 정말 감사드린다. 이번에 사인회를 하면서 많이 와닿았던 말이 '멀리 있어서 못 볼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돌아와서 감사하다는' 말에 마음으로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다.

많은 분들께 응원도, 질타도 많이 받았지만, 그 질타 또한 많은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로선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한국프로야구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하겠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남았다면.

▲다음 생에도 야구하고 싶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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