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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AG 메달·우승·신인왕 유현조 “3년 동안 세운 목표, 안 이룬 게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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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AG 국대 출신 대형 루키
프로 첫해부터 메이저 우승 등 성과 내
"우승과 신인왕 중 우승이 더 기뻐"
"다음 목표는 연습한 것 보고...일단 다승"
한국일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루키 유현조가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신인왕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사진은 유현조가 10월 31일 엘리시안 제주에서 열린 에쓰오일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미소 지으며 홀 아웃을 하고 있는 모습.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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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유현조(19)는 종착점을 앞두고 보너스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평생 한 번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을 일찌감치 확정한 덕분이다.

지난 3일 제주에서 에쓰오일 챔피언십을 마치고 만난 유현조는 “이번 시즌 데뷔하기 전까지 1, 2승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았지만 조급함 때문인지 초반에 성적이 안 나왔다”며 “그래서 과정에만 신경 쓰고자 했는데 성적이 좋아져 우승까지 할 수 있었고, 신인상도 받았다”고 첫 시즌을 돌아봤다.

국가대표 출신인 유현조는 프로 데뷔 전부터 신인 돌풍을 일으킬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이미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어 스타성을 입증했다. 이어 정회원 선발전 3위로 정회원 자격을 취득했고, KLPGA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도 5위로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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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뒤 기뻐하는 유현조.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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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무대에서도 초반 적응기를 거친 뒤 승승장구했다. 5월 말 E1채리티 오픈에서 공동 8위로 처음 ‘톱10’에 진입했고 7월 롯데 오픈 공동 4위, 8월 더헤븐 마스터즈 공동 10위, 한화 클래식 공동 7위로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냈다. 기다리던 우승은 9월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이뤄냈다. 루키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19년 같은 대회 임희정 이후 5년 만, 신인이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건 2013년 한국여자오픈 전인지 이후 11년 만이다.

유현조는 “사실 3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웠는데, 안 이뤄본 게 없다”며 “처음엔 국가대표가 돼서 메달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1부 투어 정회원 되기, 올해 신인왕과 우승하기가 목표였다. 그만큼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사실상 신인왕 굳히기에 가까웠다. 한 번에 무려 310포인트를 쌓아 부문 2위 이동은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유현조는 “신인왕과 우승 모두 너무 하고 싶었지만 우승 순간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 신인왕보다 우승이 더 기쁘다”면서 “신인왕도 이렇게 빨리 할 줄은 몰랐다”고 각각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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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구단 마스코트 볼마커를 사용 중인 유현조. 이 볼마커는 친구에게 선물받았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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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팬으로도 유명한 유현조는 데뷔 시즌에 우승 꿈을 이뤘고, 응원하는 팀 역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 의미가 큰 한 해를 보냈다. KIA 구단 마스코트가 그려진 부채나 볼마커 등을 들고 다녀 야구에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던 그는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직접 관전하기도 했다. 유현조는 “응원하고 좋아하는 팀이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렇다고 KIA에 내 남자친구나 가족이 있는 건 아니니까 내가 우승한 것만큼은 기쁘진 않더라”며 미소 지었다.

올해 유현조의 최대 강점은 꾸준함이었다. 27개 대회에 나가 컷 탈락은 딱 한 번이었다. 장타(드라이브 비거리 7위)와 정교함(그린 적중률 3위)을 모두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신인왕을 확정한 이후 2개 대회도 공동 9위로 끝내 톱10 피니시율은 공동 8위(33.3%)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유현조는 “초반에 잘하다가 중간에 무너지는 상황이 많았다. 끈기 있게 못 한 것 같다”며 “거리가 많이 나가는 것에 비해 100m 안쪽 웨지샷도 좋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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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조.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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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과 웨지샷을 내년 보완 과제로 꼽은 그는 “올해 한 번도 안 쉬고 대회에 다 나가봤는데, 좀 힘들더라. (비시즌에) 체력적인 부분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웨지샷 연습도 더 해서 버디 찬스가 쉽게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목표에 대해선 “아직 생각 안 해봤는데, 연습하는 걸 보고 생각해보겠다”며 “일단 1승보다는 다승을 목표로 잡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이제 이번 주 시즌 최종전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과 다음 주 이벤트 대회 위믹스 챔피언 2개 대회만 남겨 놓은 유현조는 “평소 취미는 넷플릭스 보기, 반려견과 시간 보내기, 친구들과 수다, 야구 보기 등이 있다”면서 “마지막 대회가 부산에서 하니까 끝나고 부산 여행을 좀 하고 싶다”고 휴가 계획을 밝혔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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