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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뽑을 선수가 없다" 한탄…18년 만의 비수도권 대결에 숨은 '족쇄'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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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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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포츠취재부 야구조 기자들이 매주 색다른 관점으로 야구를 들여다 봅니다.


뜨거웠던 2024년 프로야구가 KIA 타이거즈의 12번째 우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1차전에서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는 등 시리즈 내적으로도 참 독특했지만, 사실 이번 한국시리즈는 매치업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KBO리그 최다 우승팀 KIA와 최다 한국시리즈 진출 팀 삼성이 31년 만에 가장 높은 무대에서 만난 데다 2006년 삼성과 한화의 한국시리즈 이후 무려 18년 만에 수도권 팀이 없는, '지방 구단'끼리의 한국시리즈 매치업이 꾸려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프로야구 초창기만 해도 지방 팀들 간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이 훨씬 흔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방에 있는 구단이 수적으로도 더 많았고, 지역 야구 명문고를 기반으로 지방 구단들이 더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1999년까지 17번의 한국시리즈 중, 비수도권 팀들의 맞대결이 10번에 달했고, 한국시리즈에서 수도권 팀들이 맞붙은 케이스는 1994년 LG와 태평양, 1998년 현대와 LG의 대결 둘뿐이었습니다.

그런데 2000년, 전주의 쌍방울이 해체돼 인천의 SK로 재창단하며 지방 구단과 수도권 구단의 비율이 처음 반반으로 맞춰졌고, 이때부터 무언가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시리즈에 수도권 팀들은 빠지지 않는 손님이 됐고, 지방 팀끼리의 격돌은 10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이벤트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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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팀들의 족쇄 '1차 지명'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요?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역 팀들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지역 연고 선수를 강제적으로 뽑게 돼 있는 1차 지명이 치명적이었습니다. 2000년에 시행된 2001년 드래프트 이후 수도권 팀은 1차 지명을 통해 팀당 평균 135의 WAR을 거둬들였지만, 지방 팀들은 평균 75의 WAR밖에 뽑아내지 못했습니다. 거의 두 배 가까운 차이가 난 겁니다. 지방 팀 가운데 수도권 팀 평균만큼의 WAR을 1차 지명으로 만들어낸 팀은 2010년대 초반 왕조를 이룩했던 삼성이 유일했습니다.

지명권 한 장당 어느 정도의 WAR을 얻었는지를 보면 차이가 더 극명한데, 수도권 구단 가운데서 수원이라는 좁은 연고지에 머물러 있었던 KT가 유일하게 평균 7 WAR를 밑돌았지만, 지방 구단 중에서는 삼성을 제외한 모든 구단이 7 WAR를 넘지 못했고, 창원을 포함한 경남을 연고로 했던 NC는 1.34라는 저조한 수치를 기록해 LG나 SSG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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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야구에서도 서울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달리 지방의 야구 유망주들은 더 좋은 환경과 시스템을 찾아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고 있습니다.
▷ 관련 기사 <뽑히기 위해 학교를 옮겨 다녀야 하는 야구 유망주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지방 구단들은 1차 지명을 앞두고 "뽑을 선수가 없다"며 골머리를 앓았고, '어쩔 수 없이 뽑은' 1차 지명 선수보다 나중에 뽑힌 2차 지명 선수가 더 많은 계약금을 받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어찌 보면 드래프트의 절반이라고 할 수 있는 첫 순번, 1차 지명에서 이렇게 손해를 보다 보니 수도권 구단과 지방 구단은 출발선이 다른 트랙에서 달리기를 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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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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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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