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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이 이강인(23)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팬에게 칼을 빼 들었다.
PSG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인종차별도 용납하지 않는다. 이강인 사건에 연루된 팬은 서포터즈 가입이 영구 정지됐다. 이강인은 당시 훈련 직후 사과를 받았다"라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얼마 전 발생했던 인종차별 발언에 관한 징계였다. PSG는 지난달 26일 올랭피크 마르세유전을 앞두고 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여기에 이강인도 함께해 팬들과 소통하던 도중 사건이 터졌다.
PSG 훈련장을 방문한 한 팬이 이강인을 중국인(chinois)이라고 칭한 것. 팬들에게 인사하러 다가온 이강인을 향해 누군가 "컴온! 중국인!"이라고 외친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공유됐다. 이강인은 이를 제대로 듣지 못했는지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지나갔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논란이 됐다. 'PSG 바이브'는 "PSG와 마르세유의 경기를 앞두고 팬들이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훈련장을 찾았다. 최소한의 교육을 받고 선수들을 존중하는 게 중요할 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온세 몬디알' 역시 "끔찍한 행동이다. 마르세유 서포터들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는 가운데 PSG 팬들은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PSG 캠퍼스(훈련장)에 모였다. 하지만 팬 중 한 명이 이강인을 중국인이라고 불렀다. 축구에서 용납될 수 없는 혐오스러운 행동이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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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강인이 중국인 소리를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스페인 마요르카 시절에서 뛰던 시절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에게 훈련 도중 "치노(Chino)"라는 말을 들었다. 심지어 마요르카는 이러한 장면이 담긴 훈련 영상을 당당히 공개하며 논란을 샀다.
치노는 '중국인'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동양인을 낮잡아 지칭하는 인종차별적 단어다. 어릴 적부터 스페인에서 살아온 이강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과거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에 출연해 "어디를 가든 중국인들이 많으니까 동양인에게 치노라고 한다"라며 인종차별 사례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인종차별을 피하지 못한 이강인. 당시에도 아기레 감독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고 넘어갔다. 그 때문일까. 이강인은 프랑스에서도 똑같은 일을 당하고 말았다.
그래도 PSG 구단은 마요르카와 달리 해당 팬에게 영구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내리면서 빠르게 대처했다. '르 파리지앵'은 "PSG는 지난주 '레퀴프'를 통해 동성애 혐오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막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라며 "PSG는 서포터에 대한 이번 제재를 통해 계속해서 인종차별에 싸워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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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와 다소 비교되는 행보다.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지난여름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그의 사촌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는 발언을 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 기소됐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손흥민이 먼저 입장문을 공개할 때까지 침묵하며 논란을 키웠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벤탄쿠르에게 사과를 받았고 그를 용서했다고 밝히자 그제야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한다고 뒤늦은 입장을 내놨다.
게다가 토트넘은 벤탄쿠르에게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심지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럴 때 당장 뛰어들어 판결을 내리는 게 더 쉽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람은 피해를 입은 사람이다. 이번 경우엔 손흥민이다. 우리는 그의 지시를 따를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취했다.
'디 애슬레틱'도 토트넘의 무책임함을 꼬집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말한) 접근 방식의 문제점은 해결책을 찾는 부담을 손흥민에게 떠넘기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서 피해자다. 적절한 처벌을 결정하리라 기대해선 안 된다"라고 일침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파리 생제르맹, 토트넘 홋스퍼, PSG 바이브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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