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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13승 FA 최대어 떠나도 타격 없다? KT 트레이드 소식에 타구단들이 귀를 기울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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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혹시 모를 FA 유출에 대비하는 것일까. KT가 선발 경험이 풍부한 좌완투수를 영입했다. 다른 팀들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다.

KT 위즈는 지난달 31일 SSG 랜더스에 우완투수 김민(25)을 보내고 좌완투수 오원석(23)을 영입하는 1대1 맞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차지명 출신 선수들끼리 맞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18년 1차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김민은 올해 71경기에 등판해 77⅓이닝을 던져 8승 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31을 남기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마무리투수 박영현에 앞서 등판하는 셋업맨 역할을 맡아 생애 첫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KT가 필승조에서 활약한 선수를 내주면서까지 데려온 선수는 바로 좌완투수 오원석. 오원석 또한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0년 1차지명으로 SK에 입단했고 프로 2년차 시즌이던 2021년 33경기 110이닝 7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5.89를 기록하면서 풀타임 1군 선수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2022년 31경기에 나와 144이닝을 던져 6승 8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생애 첫 규정이닝을 채운 오원석은 그해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선발투수로 등판, 5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그런데 이후 경험치를 쌓은 것에 비해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지난 해 28경기 144⅔이닝 8승 10패 평균자책점 5.23을 남긴 오원석은 올해도 29경기 121⅔이닝 6승 9패 1홀드 평균자책점 5.03으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선발투수로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음에도 아직 나이는 23세로 어린 편이고 좌완투수라는 점 또한 KT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도현 KT 단장은 "오원석은 나이에 비해 풍부한 선발과 불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좌완투수로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다. 팀에 필요한 유형의 투수로 선발진 강화를 위해 영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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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우완투수 일색인 KT 선발투수진의 사정을 고려하면 오원석은 적절한 선택일 수 있다. 물론 올해 KT 선발투수진에는 웨스 벤자민이라는 좌완 외국인투수가 있었지만 벤자민은 28경기에 149⅔이닝을 던져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으로 기대치를 채우지 못해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KT 또한 벤자민보다 윌리엄 쿠에바스와의 재계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KT가 벤자민의 빈 자리를 대신할 누군가를 데려오더라도 반드시 좌완투수를 영입한다는 보장은 없다.

여기에 KT는 중대한 변수에 대비를 해야 한다. 바로 'FA 최대어'로 꼽히는 엄상백의 혹시 모를 이적이 그것이다. 엄상백은 올해 29경기에서 156⅔이닝을 투구하면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한 선수로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자랑하는 우완 사이드암 선발 요원이다. 비록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나와 6이닝을 던져 2패 평균자책점 9.00에 그쳤지만 리그에 귀한 20대 토종 선발 자원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FA 최대어'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경쟁이 붙을 수록 몸값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엄상백에 군침을 흘리는 팀이 나타나면 KT도 그만큼 눌러 앉힐 확률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트레이드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한 셈이다.

KT는 만일 엄상백이 떠나더라도 당장 내년에 외국인투수 2명과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이라는 토종 트리오로 선발투수진을 완성할 수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5년 총액 107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고영표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18경기에 나와 100이닝을 던져 6승 8패 평균자책점 4.95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역투로 '에이스'의 본 모습을 되찾았고 소형준 또한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시속 150km에 가까운 빠른 공을 뿌리는 등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게다가 내년 6월에는 우완투수 배제성이 상무에서 제대한다. 배제성은 2019년 10승을 따내며 창단 첫 토종 10승 투수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선수로 입대 직전 시즌인 지난 해에도 26경기 130⅓이닝 8승 10패 평균자책점 4.49를 남겼던 선수다. 그야말로 검증된 선발 자원이다.

따라서 KT도 엄상백이 다른 구단들의 관심을 받더라도 무리한 베팅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주전 유격수 심우준과 오재일, 우규민 등 베테랑 선수들도 FA를 앞두고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강백호와 배정대도 FA 자격을 얻을 예정. 강백호는 지난달 31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으나 당장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KT의 트레이드는 오프시즌 구단들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아직 KT가 오원석이라는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하지만 선발 경험이 풍부한 선수를 데려왔다는 점에서 혹시 모를 FA 선발투수의 유출에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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