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은 다저스, 0-5 뒤집으며 대역전승...4년 만에 정상 등극 [WS현장]

초반 대량 실점을 허용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정상은 이들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자들에게만 허락되는 자리다.

LA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뉴욕 양키스를 7-6으로 이겼다.

이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 1패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구단 역사상 여덟 번째 우승, 2020년 이후 4년 만에 우승이다.

다저스가 극적인 역전승과 함께 우승을 확정했다. 사진(美 뉴욕)=ⓒAFPBBNews = News1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으로 중립지역에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우승 퍼레이드도 하지 못했던 다저스는 이번에는 우승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하게됐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야말로 접전이었다. 선발 투수의 호투부터 홈런, 그리고 수비 실책까지 야구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장면들이 나왔다.

한 해의 마무리에 어울리는 명승부였다. 음식점에 비유하자면 밥부터 후식까지 잘 갖춰진 정갈한 한식 뷔페를 보는 듯했다.

초반에는 양키스가 분위기를 가져갔다. 선발 게릿 콜이 호투하는 사이 장타가 터졌다. 1회 애런 저지, 재즈 치솜 주니어의 백투백 홈런으로 3점을 냈고 2회에는 알렉스 버두고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3회에는 잔칼로 스탠튼이 솔로포를 터트리며 점수를 더했다. 5-0 리드.

쉽게 가는 듯했다. 그러나 5회초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중견수 저지와 유격수 앤소니 볼피의 연속 실책으로 주자가 쌓였고 2사 만루에서 무키 벳츠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1루수 앤소니 리조가 잡은 뒤 투수 콜과 호흡이 맞지 않아 주자가 모두 살고 득점으로 연결됐다.

다저스는 5회에만 5점을 냈다. 사진(美 뉴욕)=ⓒAFPBBNews = News1

이어 프레디 프리먼의 중전 안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중견수 키 넘기는 2루타로 5-5 동점이 됐다.

양키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5회 2사 만루 기회를 놓쳤지만, 6회 1사 1, 3루에서 스탠튼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6-5로 앞서갔다.

다저스도 여기서 끝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7회 2사 1, 2루 기회를 놓친 이들은 8회 토미 케인리가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베이스를 채웠다.

양키스 벤치는 마무리 루크 위버를 올렸다. 위버는 9번 타자 개빈 럭스와 승부에서 불리한 카운트를 가져간 끝에 중견수 뜬공을 허용, 희생플라이로 6-6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오타니 쇼헤이가 포수 방해로 출루했고, 무키 벳츠가 다시 외야로 타구를 날려 희생플라이로 7-6을 만들었다.

트레이넨이 8회를 막아낸 뒤 포효하며 들어오고 있다. 사진(美 뉴욕)=ⓒAFPBBNews = News1

선발 잭 플레어티의 조기 강판으로 불펜을 소진한 다저스는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6회 2사에서 등판해 8회까지 버티며 경기를 끌어갔다. 그도 무적은 아니었다. 8회 저지에게 2루타, 치솜 주니어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 2루에 몰렸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올라왔지만, 교체없이 그냥 내려갔다. 트레이넨은 그 믿음에 보답했다. 스탠튼을 우익수 뜬공, 리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9회 마무리는 원래 7차전 선발로 나왔어야할 워커 뷸러가 나왔다.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불펜으로 이동한 뷸러는 마지막 아웃 3개를 책임지며 2024시즌 마무리를 장식했다.

양키스는 선발 콜이 6 2/3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5실점(비자책) 기록하며 호투했지만, 불펜이 이를 지키지 못햇다. 8회 등판한 토미 케인리가 아웃 한 개도 잡지 못하고 무사 만루에서 강판된 것이 아쉬웠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뉴욕(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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