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끝 부상 복귀' 주장 기성용, "역할 다하지 못해 미안해...팀에 폐 끼치지 않는 것이 목표" [구리톡톡]

[사진] FC서울 제공

[OSEN=구리, 정승우 기자] "주장으로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 미안했다." 부상으로 인해 긴 공백기를 보낸 FC서울의 주장 기성용(35, 서울)의 말이다.

FC서울은 30일 오후 2시 경기도 구리시의 GS 챔피언스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엔 김기동(52) 감독, 기성용, 제시 린가드(32, 이상 서울)가 참석했다.

김기동 감독과 함께 2024시즌을 시작한 서울은 2019시즌 이후 5년 만에 파이널A에 진출했다. 시즌 초반 홈에서 쉽게 승리하지 못하며 불안함을 보여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력이 개선됐고 결과까지 따라오면서 차곡차곡 승점을 챙겼다.

서울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제시 린가드를 영입하며 큰 관심을 모았고 린가드는 뛰어난 경기력은 물론 성실한 모습과 리더십까지 뽐내면서 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5년 만에 파이널라운드에 진출한 서울은 남은 경기 전승을 목표로 경기에 임했지만, 지난 20일 열린 34라운드 강원FC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이후 26일 수원FC를 원정에서 잡아내며 승점 53점(15승 8무 12패)으로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아쉬웠던 부분은 주장 기성용의 길었던 부상 결장이다. 시즌 초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할 정도로 성실히 뛰었으나 아킬레스건 부종이 발견됐고 17라운드부터 결장하며 자리를 비웠다. 기성용은 지난 수원FC전 교체를 통해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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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파이널A를 목표로 했다. 어려운 시간이 있었지만, 잘 이겨냈고 선수들이 덥고 어려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줬다. 덕분에 목표를 이뤄낼 수 있었다. 이번 경기는 우리에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시즌 초반 4골을 내주면서 패배했던 포항전이라서 그 의미가 더 크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우리가 보여줘온 모습을 보여준다면 홈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그 어느 때보다 챔피언스리그를 향한 열망이 크다. 기회라고 생각한다. 쉬운 경기는 없다. 포항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할 것이다. 저희의 준비가 중요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 포항을 잘 아신다.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 후 후회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라며 포항전 승리를 다짐했다. 다음은 기성용과 일문일답.

동료들이 잘해줬다. 3경기가 남았는데.

-감독님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미안했다. 주장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죄송한 마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사이 린가드 선수가 선수들과 관계를 잘 보여주고 리더십도 보여줬다. 그 안에서 선수들이 편안하게 임하고 경기를 이기면서 자신감을 갖는 좋은 시즌을 보냈다.

감사한 부분은 서울에서 그간 힘든 시간이 많았다. 파이널A에 진출할 기회를 놓쳐왔다. 마지막 경기가 되기 전 파이널A를 확정했고 힘들었던 마음들이 선수단, 코칭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인해 편하게 임할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3경기밖에 남지 않아 아쉽다. 오래 쉬었기에 몸 상태도 100%로 올라오진 못했다. 올리는 단계다. 최대한 팀에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목표다. 몇 분을 뛰든 주어진 상황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싶기에 나머지 3경기를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할 생각이다.

홈 50만 관중 돌파를 앞두고 있다.

-린가드가 합류하며 팀에 좋은 영향력을 준 것도 있지만, 팬들에게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이런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50만 관중을 달성한다면 FC 서울이 또 한 계단 성장하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이번주 경기가 중요하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마지막 홈경기에도 많은 관중이 오실 것이다. 이번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한다는게 얼마나 감사한지 알 수 있었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지 알 수 있는 한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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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김기동은 다르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데.

-감독님이 오시면서 많은 부분에서 안정됐다. 초반 어려운 시간이 왔을 때 주장으로서 도움을 드리지 못해 걱정도 많았고 그땐 감독님 얼굴이 좋지 않았다. 새로 오셨고 많은 기대를 가진 상황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다보니 개인적으로 걱정이 컸다. 감독님께서는 당시 상당히 침착하셨다.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감독님께서는 어려울 때 오히려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시고 감정적이기보다 이성적으로 나서면서 중심을 잡아주셨다.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감정적인) 상황이 많이 발생하지만, 감독님께선 침착하게 이겨내셨다. 특히 실점에 대한 부분이 정말 좋아졌다.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하나로 움직였다. 감독님 오시고 나서 수비적인 부분이 많이 안정됐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공격에서도 더 자신있게 플레이할 수 있어졌다. 팀이 안정됐다고 느낀다. 올해가 첫해다. 100%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를 하긴 어려웠지만, 내년, 내후년이 더 기대된다.

린가드와 함께한 1년은.

-처음에도 인터뷰했지만, 이 선수에게 공백 기간이 있었다.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가고 몸이 올라온다면 충분히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선수라고 말씀드렸다. 초반에 수술도 했고 어려움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적응을 돕기 위해 선수들, 감독님도 노력을 많이 했다. 지금은 감독님 말씀처럼 선수들과 관계도 너무 좋고 한국 적응도 빨랐다. 실력이야 기본적으로 가진 것이 어디 가지 않는다. 당연히 나타날 부분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린가드가 팀을 위해 본인을 희생했던 부분이다. 한국에 와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쉽진 않았을 것이다. 유명하고 이름이 있는 선수기에 쉽진 않았을 것이다. '과거에 내가 어땠는지'에 연연하지 않고 팀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이 상당히, 주장으로서 고마웠다.

[OSEN=박준형 기자]

단일 시즌 50만 관중을 앞에 뒀다. 한국 축구 부흥기가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영국에선 늘 스타디움이 가득 찼다. 항상 관중이 많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었다. 비어 있는 관중석이 더 어색했다. 한국에서는 스포츠 인기도 많이 나뉘어져 있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분야가 많다. 관중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올해는 50만 관중을 앞세워 경기하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며 특별한 일이다. 이런 관중 앞에서 선수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힘이 난다.

저희가 먼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관중분들이 찾아오실 이유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구단 역시 노력해야 한다.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50만이 아니라 60만, 70만, 100만까지 오실 날이 올거라고 생각한다. 책임은 선수들, 구단 직원분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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