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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니 기복 심한 이유 뭐고? 에이스라면…" 류중일 감독의 따끔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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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니 기복이 심한 이유가 뭐고?"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은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프리미어12' 대비 훈련을 이끌다 우완 투수 곽빈(25, 두산 베어스)을 직접 붙잡았다.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서였다. 류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과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그리고 이번 프리미어12까지 3개 대회 연속 곽빈을 국가대표팀에 불렀다.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라는 뜻인데, 류 감독은 왜 곽빈이 기복이 심한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곽빈은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현재 유력한 1선발 후보다. 문동주(한화 이글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손주영(LG 트윈스) 등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한 가운데 대표팀은 곽빈과 고영표 엄상백(이상 kt 위즈), 최승용(두산) 정도를 선발투수로 분류하고 있다. 대회 일정상 최소 4명에 여유 있게 5명까지도 선발투수로 기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26일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원태인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절대적인 선발투수 수 자체가 줄어들었다. 류 감독은 선발 등판이 가능한 투수로 추가로 선발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곽빈은 선발진의 중심이 돼야 한다.

곽빈은 올해 30경기에서 15승9패, 167⅔이닝, 154탈삼진,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원태인과 공동 다승왕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는데,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결국 좋은 경기와 안 좋은 경기의 기복이 심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기복은 곽빈이 2021년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기 시작했을 때부터 고질병처럼 여겨졌다. 시속 155㎞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질 줄 알고, 소위 말하는 '긁히는 날'에는 타자들이 건드리지도 못할 공을 던진다.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력도 좋다. 구위만 놓고 보면 KBO리그에서 최정상급이다.

그런데 영점이 안 잡히는 날에는 '곽빈이 맞나' 싶을 정도로 흔들린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2년째 곽빈을 국내 에이스로 기용하면서 한번씩 답답함을 느끼는 것도 이 대목이다. 곽빈 본인도 잘 알고 있는 문제지만, 뜻하지 않을 때 갑자기 곽빈의 발목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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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감독은 그래서 곽빈에게 왜 기복이 심한지 직접 물었다. 류 감독은 "(곽)빈이한테 잠깐 물어봤는데, 좋을 때랑 안 좋을 대가 너무 (차이가) 심한 것 같다. '그 이유가 뭐고?'라고 본인한테 물었다. 안 좋을 때는 공이 그냥 손에서 빠지는 느낌이 난다고 하더라. 누르는 느낌이 아니라 빠진다더라. 공이 빠지는 느낌이 나서 제구가 안 된다는데, 공이 빠진는다는 것은 낮은 공을 못 던진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선수 본인의 답변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분석했다.

곽빈이 국가대표 1선발을 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투수라 생각하기에 따끔한 말을 곁들였다. 류 감독은 "팀의 에이스라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격차를 많이 주면 안 된다. 사실 투수가 늘 포지션이 좋을 수는 없다. 안 좋을 때는 어떻게 타자를 상대를 하느냐 그것도 관건이다. 그것도 기술이다. 안 좋아서 안 좋다고 하면 그것은 안 된다.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타자를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게 에이스다"라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프리미어12 대비 35인 훈련 명단을 꾸렸을 때부터 에이스의 부재를 걱정했다. 류 감독은 "선수들이 들었을 때 섭섭할 수 있는데, 지금 명단을 보면 한 경기를 잡아 줄 그런 친구들(에이스)이 안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과거 류현진(한화) 김광현(SSG) 박찬호(은퇴) 양현종(KIA)처럼 명단에 들면 '무조건 1선발'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무게감 있는 투수가 아직은 안 보인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꾸려나가야 하는 게 또 감독의 책임이다. 류 감독은 일단 원태인이 빠진 자리를 대체할 선수를 알아보겠다고 했는데, 이미 정규시즌을 다 마친 상황이라 대체 선수를 에이스급으로 데려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이미 뽑힌 선수 가운데 1선발이 나올 확률이 높고, 곽빈과 고영표 정도가 현재로선 가장 무게감이 있다.

곽빈은 류 감독의 바람대로 에이스답게 기복이 없는 투구를 펼치며 다승왕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일단 다음 달 1일과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쿠바와 2차례 평가전 가운데 한 경기에 등판해 1선발을 맡겨도 될지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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