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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떨어지면 죽는다"…한화 160㎞ 파이어볼러, 왜 이토록 비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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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문)동주 형이 떨어지면 죽는다고 했어요."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김서현(20)은 평소보다 더 비장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KBO는 지난 24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프리미어12' 대비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데, 김서현은 한화 선수로는 유일하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땀을 흘리고 있다. 한화에서 국가대표 선발이 유력했던 투수 문동주와 내야수 노시환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서현만 류중일호에 승선하게 됐다.

김서현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될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데뷔하자마자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문동주와 강속구 듀오로 눈길을 끌었는데, 데뷔 시즌에는 20경기에서 1세이브, 22⅓이닝, 평균자책점 7.25에 그쳤다. 들쭉날쭉한 제구가 문제였는데, 안 될 때마다 투구 폼을 계속 바꿨던 것도 결과적으로 김서현에게는 독이 됐다.

김서현은 올해 후반기부터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자의 힘을 보여줬다. 한화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의 지도 아래 투구 폼 변화를 자제했고, 또 마운드에서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기용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김서현은 올해 37경기에서 1승, 10홀드, 38⅓이닝,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한 뼘 성장하며 후반기 막바지에는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고 대표팀 발탁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김서현은 현재에 만족하며 안심할 수 없다. 지금 대표팀 멤버가 최종 엔트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KBO와 전력강화위원회는 혹시나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를 고려해 최종 엔트리 28명보다 조금 더 넉넉한 35명을 소집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부터 LG 트윈스 좌완 투수 손주영이 부상을 이유로 합류가 어렵다는 뜻을 밝혔고, 25일 추가로 투수 3명을 더 선발해 현재 훈련 명단에는 모두 37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다음 달 8일 대회가 열리는 대만으로 출국하는 비행기에는 28명만 탑승할 수 있다. 선수들은 탈락한 9명에 들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김서현은 한화를 대표해 반드시 생존해야 한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는 "혼자 오게 됐는데, 혼자 왔으니까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조금 많이 드는 것 같다. (노)시환이 형은 가서 조금 많이 배울 수 있으니까 갔다 오는 것도 좋다고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해 줬다. 동주 형은 절대 떨어지지 말라고, 떨어지면 죽는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팀을 대표해 차출된 김서현에게 많이 배우고 오라고 당부했다. 김서현은 "감독님께서 가서 많이 배워 오라고 하셨고, 최일언 투수코치님과 감독님이 아는 사이라고 하시면서 '많이 빼먹고 와라'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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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마무리투수 주현상 역시 김서현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김서현은 "가서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야구만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이 조금 큰 것 같다. 오기 전에도 (주)현상 선배님이 폼 바꾸지 말라고 당부를 꼭 하셨다. 그것도 많이 생각하면서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청소년대표팀 에이스였던 김서현은 성인 대표팀에는 처음으로 부름을 받았다. 그는 "프로 와서 첫 대표팀이다 보니까 TV에서 봤던 분들이랑 같이 뛰는 것 같기도 하고, 청소년대표팀 때와는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이렇게 대표팀 옷을 입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고, 다 같이 훈련하는 것도 처음이다 보니까 많이 신기하다. 선배님은 포수는 박동원 선배를 많이 보고 배우려 하고 있고, 투수 쪽에서는 다들 잘 던지는 분들이니까 뭐든 배우고 싶은데 아직은 얘기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선배님이 내게 물어보는 게 있으면 계속 대답하고 지금은 그 정도인 것 같다. 많이 배우고 싶은데"라며 빨리 동료들과 더 친해질 수 있길 바랐다.

김서현은 25일 불펜 피칭을 진행하면서 박동원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김서현은 "일단 잡는 스타일도 다르시고, 선배님이다 보니까 원래 불펜할 때 글러브를 움직여서 어떤 구종을 던질지 알려주는데, 던질 때마다 '직구입니다' '슬라이더입니다' 이렇게 했는데 선배님께서 '말로 하지 말고 글러브 짓으로만 해'라고 하셨다. 약간 그렇게 조금 편하게 하라는 식으로 해주셔서 그다음부터는 계속 글러브로만 사인을 드렸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첫 불펜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공을 던졌다고. 김서현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많이 늦었다. 한 30개 정도 던지려고 했는데, 코치님이 옆에서 이제 자세 같은 것도 알려주시고 볼 채는 것이나 그런 것을 조금 많이 알려주셔서 한 45개 정도 던진 것 같다. 첫날부터 캐치볼을 조금 오래 하기도 했다"며 대회에서 전력투구를 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숙소에는 전력분석 영상을 보며 첫 국가대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서현은 "(전력분석 영상은) 아직 일본밖에 못 보긴 했다. 일본을 조금 많이 보고 있는데, 전력분석 영상만 보고는 모르니까. 일단 참고만 하려 생각하고 있다"며 "가서 팀을 위해서 던질 것이다. 위기 상황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또 어리니까 선배들을 뒤에서 받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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