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이강인(PSG)이 다가오는 라이벌 매치 때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주문에 따라 몸에 맞지 않는 옷 같은 '가짜 9번'을 충실히 소화했으나 돌아온 댓가는 벤치행이다.
파리 생제르맹(PSG)는 오는 28일(한국시간) 오전 4시45분 프랑스 마르세유에 위치한 오렌지 벨로드롬에서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와 2024-2025시즌 프랑스 리그1 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PSG와 마르세유 간의 맞대결은 '르 클라시크'라 불리는 더비로 프랑스 내의 최대 라이벌 더비다. 순위도 현재 PSG가 승점 20(6승2무)로 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승점 17(5승2무1패)인 마르세유가 3위 자리에서 맹추격 중이다.
PSG가 마르세유의 추격을 뿌리칠지 아니면 마르세유가 PSG와 승점 동률을 이룰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강인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것 같다는 전망이 나왔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PSG가 마르세유 원정에서 4-3-3 전형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했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키고, 아슈라프 하키미, 마르퀴뇨스, 윌리안 파초, 누노 멘데스가 백4를 이룬다. 중원은 워렌 자이르-에메리, 비티냐, 주앙 네베스가 맡고, 최전방 스리톱 라인에 우스만 뎀벨레, 마르코 아센시오,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매체 '90min'가 예상한 PSG의 마르세유전 선발 베스트 11도 레퀴프가 점친 라인업과 동일했다. 두 매체 모두 이강인이 마르세유 원정에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출발할 것 같다고 전망한 것이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도 선발과 벤치를 오가며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엔 가짜 9번 공격수로 출전하면서 멀티 플레이어의 자질을 보여줬다.
PSG는 9번 공격수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곤살루 하무스와 마르코 아센시오가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하자 미드필더와 윙어로 뛰던 이강인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이강인은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임에도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PSG는 지난달 28일 스타드 렌과의 리그1 6라운드 홈경기에서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멀티골과 이강인의 골로 3-1 승리를 거뒀다. 당시 이강인은 몸을 날려 골대 맞고 나온 공을 머리에 맞추면서 다이빙 헤더골을 터트렸다.
경기가 끝나고 PSG를 이끄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다재다능한 선수이다"라며 이강인이 갖고 있는 멀티 플레이어 자질을 높게 평가했다.
이후 이강인은 PSG의 새로운 9번 공격수로 출전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 20일 스트라스부르와의 8라운드 홈경기 때 아센시오가 부상에서 돌아와 벤치로 밀렸지만 후반전 교체로 들어와 리그 4호골을 터트렸다.
기세를 몰아 이강인은 지난 23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PSV에인트호번과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도 9번 공격수로 선발로 출전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혹평까지 받았다.
당시 PSG는 전반 34분 노아 랑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10분 하키미의 동점골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강인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해 후반 13분 교체 아웃됐다.
경기 직후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이 경기 PSG 선수단에게 대거 혹평을 가했다. 이강인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3점을 줬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이강인은 스타드 렌을 상대로 9번 자리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나 이후에는 계속 실망스러웠다"며 "그는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지만 플레이에 실속이 없었다. 공격 전환 상황에서도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또 "바르콜라의 패스를 받아 멋진 슈팅을 날렸지만 베니테스에게 쉽게 막혔다. 이강인은 68분경 아센시오와 교체되기 전까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레퀴프는 PSG 전술도 크게 비난했다. 23일 현지 아침 자로 나갈 신문 1면에 PSG 가짜 9번 전술이 실패했다는 주제로 대문짝만하게 실어 내보낸다고 전했다. "가짜 9번, 진짜 실패(Faux 9 Vrai Rate)"란 제목으로 이강인을 최전방에 세우는 PSG의 전술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PSV전 이강인의 제로톱 기용은 확실한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이강인은 상대 선수들의 압박이 심한 최전방보다 측면에서 공을 갖고 상대 수비수를 끌어낸 뒤 드리블 돌파나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드는 데 능한 선수다. 이강인이 최전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건 맞지만 그게 지속될 거라고 장담하기도 힘들다.
이강인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건 PSV전에서 증명되면서 각종 매체들은 다가오는 마르세유와의 라이벌 매치 때 PSG가 이강인이 아닌 아센시오를 최전방에 배치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강인 '가짜 9번'은 엔리케 감독이 공격수 부진에 시달리자 고안해 낸 고육지책이란 점에서 이강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한편 엔리케 감독은 PSV전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도 9번 자리에 적응해야 한다. 어떤 선수도 자신이 특정 포지션에서만 뛰고 싶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향후에도 이강인을 최전방에 기용할 거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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