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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프리먼 연장 끝내기 만루포 '전율'…다저스, 양키스에 먼저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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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극적일 수는 없다. LA 다저스가 뉴욕 양키스와의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에서 짜릿한 연장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중앙일보

26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0회 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작렬한 뒤 배트를 집어던지며 동료들에게 승리의 세리머니를 하는 프리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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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6-3으로 역전승했다. 7전 4승제 월드시리즈 역사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확률은 63%(191번 중 125회)다. 1995년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79%(29번 중 23회)로 올라간다.

43년 만에 격돌한 다저스와 양키스의 월드시리즈는 양대 리그 홈런왕이자 '50홈런 타자'인 오타니 쇼헤이(다저스)와 애런 저지(양키스)의 정면승부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날 승부를 가른 영웅은 오타니도, 저지도 아닌 다저스 베테랑 타자 프레디 프리먼이었다. 그는 월드시리즈 사상 첫 끝내기 만루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과정도 반전 드라마였다. 다저스가 2-3으로 뒤진 10회 말, 볼넷과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오타니 타석이 돌아왔다. 양키스는 왼손 네스토르 코르테스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코르테스의 초구를 받아친 오타니의 타구는 3루 쪽 외야 관중석으로 떨어지는 파울이 될 것으로 보였다.

이때 양키스 좌익수 알렉스 버두고가 끝까지 타구를 쫓아가 관중석 안으로 넘어지면서 공을 잡아냈다. 다저스 공격의 흐름을 완전히 끊는 '수퍼 캐치'가 되는 듯했다. 그 사이 주자 두 명이 한 베이스씩 진루해 2사 2·3루가 되자 양키스 벤치는 만루 작전을 썼다. 무키 베츠를 고의 볼넷으로 걸러 1루를 채우고 프리먼과의 승부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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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0회 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작렬한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는 프리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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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 선택 하나가 모든 것을 바꿨다. 프리먼은 2사 만루에서 코르테스의 초구를 힘껏 걷어올렸다. 의심할 필요도 없는 홈런 타구. 프리먼은 곧바로 배트를 집어 던졌고, 흰 공은 우중간 담장을 향해 포물선을 그리더니 133m를 날아 관중석 한복판에 떨어졌다. 다저스타디움 관중석은 터질 듯한 환호로 가득 찼다.

월드시리즈 통산 최다 우승(27회)에 빛나는 양키스와 2020년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8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다저스는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었다. 미국 동부의 대표도시 뉴욕과 서부의 상징 LA를 연고로 하는 두 팀은 MLB에서 가장 큰 팬덤을 자랑하는 인기 팀이자 수많은 역사를 공유하는 명문 구단이다.

두 팀은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6이닝 1실점),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5와 3분의 1이닝 2실점)의 역투 속에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선취점은 다저스가 뽑았다. 5회 말 1사 3루에서 윌 스미스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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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프레디 프리먼의 연장 10회 말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는 다저스 선수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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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는 6회 초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올가을 양키스를 월드시리즈로 이끈 거포 장칼로 스탠턴이 후안 소토의 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역전 좌월 2점포를 쏘아올렸다. 스탠턴이 올해 포스트시즌에 터트린 6번째 홈런이다.

숱한 득점 기회를 놓치며 끌려가던 다저스는 8회 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1사 후 오타니가 우익수 쪽으로 2루타를 쳤고, 양키스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나온 실책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진루했다. 후속 타자 베츠가 중견수 쪽으로 희생플라이를 때려 2-2 동점을 만들었다.

양키스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9회 초 2사 후 글레이버 토레스의 홈런성 타구를 관중이 먼저 낚아채 인정 2루타로 둔갑하는 불운을 겪었다. 결국 득점에 실패했다. 연장 10회 초엔 발 빠른 재즈 치좀 주니어의 안타와 2·3루 도루로 값진 한 점을 뽑았지만,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를 하나 남기고 프리먼에게 일격을 당해 쓸쓸히 발걸음을 돌렸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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