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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손흥민 대신 주장' 매디슨표 리더십...'PK 나 줘!' 히샬리송 투정에 양보→"나도 차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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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캡틴' 손흥민(32)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27, 이상 토트넘 홋스퍼)이 경기장 위에서 리더의 자격을 보여줬다.

토트넘 홋스퍼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AZ 알크마르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토트넘은 UEL 3연승을 질주하며 승점 9로 라치오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랐다. 승점 획득에 실패한 알크마르(승점 3)는 24위로 내려앉았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티모 베르너-히샬리송-마이키 무어, 제임스 매디슨-로드리고 벤탄쿠르-루카스 베리발, 데스티니 우도기-벤 데이비스-라두 드라구신-아치 그레이, 프레이저 포스터가 선발로 나섰다. 손흥민은 복귀전이었던 웨스트햄전 직후 햄스트링 통증을 느껴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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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지만,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27분엔 베르너가 베리발의 킬패스를 받아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황당한 슈팅으로 기회를 놓쳤다. 전반 38분 베르너의 왼발 슈팅은 골대 위로 넘어갔다.

후반 8분 히샬리송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승부를 갈랐다. 베리발이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PK)을 얻어냈다. 히샬리송이 키커로 나섰고, 그는 과감한 파넨카킥으로 골키퍼를 속이며 골망을 흔들었다.

매디슨의 양보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사실 PK 키커는 히샬리송이 아니라 매디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히샬리송은 PK가 선언되자 빠르게 공을 주워들었고, 매디슨이 다가와 공을 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히샬리송은 매디슨을 손으로 밀어내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벤탄쿠르까지 합류해 히샬리송을 설득한 끝에 매디슨이 공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최종 키커는 히샬리송이었다. 매디슨이 그의 뜻을 존중해 PK를 양보한 것. 복귀골을 터트린 히샬리송은 득점 직후 매디슨을 포옹했고, 벤치에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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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매디슨은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히샬리송에게 PK를 내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둘 다 PK를 차고 싶었다. 나는 고참 선수고, 오늘 주장을 맡았다. PK를 가져가려 했다"라며 "하지만 그 자리에 서 있을 때 머릿속에 작은 생각이 들었다. 히샬리송이 부상에서 돌아왔고, 특히 공격수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매디슨은 "난 작년에 긴 부상을 당했고, 복귀해 첫 골을 넣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래서 히샬리송이 PK를 맡도록 내버려뒀다. 이 1초짜리 결정은 그에게 좋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매디슨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그들이 득점하는 한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난 오늘 매디슨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그는 오늘 밤 주장을 맡아 창의적이었고, (상대에게) 문제를 일으켰다. 그 순간 히샬리송이 엄청나게 열심히 훈련하고, 이제 막 시즌을 시작했다는 점을 느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수에게 골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매디슨이 책임감을 줬다고 생각한다. 정말 훌륭한 결정이었다. 히샬리송은 골을 골대 안으로 차 넣어야 했고, 그렇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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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은 지난해 여름 토트넘에 합류하자마자 부주장을 맡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그는 또 다른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주장 손흥민을 보좌하며 토트넘 라커룸의 리더로 자리 잡았다.

다만 매디슨은 지난해 12월 발목 부상을 입은 뒤로 부진에 빠지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보내고 있다. 매디슨도 지난 시즌 후반기보다는 더 좋은 활약을 펼치며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이번 경기에선 손흥민을 대신해 주장 완장까지 차고 나온 매디슨. 그는 "리더십이자 큰 영광이다. 내가 주장이 아니더라도 팀을 위해 가장 적합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라며 "히샬리송이 PK를 차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PK를 잘 찬다. 그가 해낼 수 있을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히샬리송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라고 리더다운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손흥민은 햄스트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모양새다. 그는 지난 19일 웨스트햄전을 통해 22일 만에 복귀했고, 득점까지 터트렸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알크마르전을 앞두고 "손흥민이 주말 이후 약간의 통증을 호소했다. 원래 이번 경기는 그가 쉬도록 계획돼 있었다. 우리는 그에게 휴식을 주고 상태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스카이 스포츠, TNT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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