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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前 SSG-두산’ 시라카와, 끝내 드래프트 미지명 충격… NPB 꿈 찾아 한국까지 왔는데, 내년에도 도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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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한 소년의 꿈은 일본프로야구 팀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 구단에서 뛰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도쿠시마현 이케다 고교에서 에이스로 뛰었지만 팀 전력은 약했다. 고시엔 등 전국 대회에서 팀은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시라카와 케이쇼(23)는 고교 졸업 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학교의 전력도 약했고, 시라카와 또한 고시엔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낼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지역 내 다른 명문 학교들도 있었기에 스카우트들의 시선은 그쪽으로 쏠렸다. 하지만 시라카와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일본 독립리그 구단의 문을 두드렸다. 독립리그에서 뛰면서 일본프로야구라는 꿈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렇게 고교 졸업 직후인 2020년부터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가기 시작했다.

도쿠시마에서는 에이스급 투수였다. 개막전 선발의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기량에서 일본프로야구 구단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팀 내 다른 선수들이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아 팀을 떠나는 와중에서도 시라카와에 관심을 보인 프로 구단들은 없었다. 포기할까도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2024년에도 계속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말 그대로 어쩌다 한국 KBO리그와 인연이 닿았다. 시라카와에게 펼쳐진 새로운 기회였다.

SSG는 올해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로버트 더거로 외국인 투수 라인업을 꾸렸다. 하지만 시작부터 고전이 이어졌다. 더거는 가진 기량과 별개로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일찌감치 퇴출 결정이 내려졌다. 그런데 엘리아스까지 복사근 부상으로 빠지면서 SSG의 고민이 깊어졌다. 엘리아스를 퇴출하자니 보여준 성과가 있었고, 6주 정도면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때 SSG는 올해 리그에 도입된 부상 대체 단기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하기로 한다.

예전부터 일본 독립리그 구단과 네트워크가 있었고, 독립리그에서는 에이스급으로 활약하던 시라카와가 눈에 들어왔다. 미국에서 선수를 데려오자니 마땅한 선수가 없었을 뿐더러, 시즌 초반에는 아무래도 한국행보다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원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온다고 해도 시차 적응이나 몸을 다시 만들 시간이 필요했다. 시차가 없는 나라에서 뛰었고, 계속 선발로 뛰었던 시라카와가 6주를 버틸 최선의 선수라고 생각했다.

시라카와도 한국행을 받아들인 이유가 있었다.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보다는, 일본 독립리그보다는 KBO리그에서 뛰는 게 일본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의 눈에 더 들어갈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한국에서 좋은 실적을 낸 뒤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재도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이전에는 여권조차 없었던 시라카와의 한국행이 성사됐고, 시라카와는 한국에서 뛰며 SSG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6주 동안 180만 엔(약 1630만 원)을 받은 선수로서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SSG에서는 좋은 활약은 했지만 궁극적으로 두산 이적 후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시라카와는 두산과 계약이 부상으로 사실상 끝나자 일본으로 돌아가 다시 프로 지명을 노렸다. 하지만 24일 열린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끝내 시라카와는 호명되지 않았다.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향후 시라카와의 경력도 미궁으로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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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열린 일본프로야구 신인선수 선택회의에서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은 총 69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이후 육성 드래프트에서 54명이 추가로 지명돼 총 123명이 프로무대에 입성하게 됐다. 독립리그 구단 선수들도 몇몇이 지명을 받는 등 일본 구단들이 독립리그 무대를 아예 소홀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시라카와는 또 미지명이라는 쓴맛을 봤다.

다소 의외인 일이다. 정식 지명까지는 아니더라도 KBO리그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만큼 육성 드래프트 지명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시라카와가 한국에서 뛰던 시절, 일본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의 정기적인 KBO리그 시찰 기간이 맞물려 있었기에 1~2개 구단이 시라카와의 던지는 모습을 직접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시라카와는 선택을 받지 못했다. 뭔가 일본 프로구단이 보는 눈이 달랐다는 것을 시사한다.

시라카와는 SSG 입단 후 5경기에서 23이닝을 던지며 2승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전체적인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6월 7일 롯데전 부진(1⅓이닝 8실점 7자책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서는 그렇게 나쁜 성적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괜찮은 투구 내용으로 SSG를 고민에 빠뜨리기도 했다. 복귀를 앞둔 엘리아스와 시라카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SSG 내부에서 의견이 팽팽하게 갈릴 정도였다. 그만큼 시라카와의 구위도 매력이 있었다. 아직 젊은 선수이기도 했고, 순박한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도 받고 있었던 점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SSG는 고심 끝에 엘리아스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엘리아스의 전체적인 투구 퀄리티가 높고, 지난해 후반기 보여줬던 강인한 모습에 체력적으로도 충분할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게다가 시라카와도 낯설음의 효과가 사라질 때라 경기력이 유지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소수 존재했다. 그렇게 SSG가 시라카와와 작별하자 브랜든 와델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가 필요했던 두산이 시라카와에 다시 손을 내밀었다. 6주간 400만 엔(약 3633만 원)의 계약이었다. SSG와 계약했던 금액의 2배 이상이었다. 두산도 시라카와를 나쁘게 보지 않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 그리고 다양한 각도로 떨어지는 여러 변화구를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시라카와는 두산 이적 이후 부진했다. 두산 이적 이후 7경기에서 34⅓이닝을 던졌으나 2승3패 평균자책점 6.03을 기록했다. 8월 16일 kt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이라는 폭발력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7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것은 이 경기가 유일했다. 기복이 심했다. 시라카와에 적응한 KBO리그 타자들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제 시라카와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도 관심이다. 시라카와는 SSG 이적 후 인터뷰에서 독립리그 구단에서 꽤 오래 뛰었지만 미지명 시기가 길어지면서 심리적으로 힘든 점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올해 KBO리그 성적을 바탕으로 다시 지명을 노렸는데 이번에도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또 1년을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는 영입을 했지만, 전체적인 경력과 기량상 시즌 시작부터 정식 외국인 선수로 영입할 KBO리그 구단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독립리그에서 계속해서 드래프트를 노릴 수도 있겠지만 미래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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