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 발표
믿었던 수출 -0.4%…7분기 만에 역성장
순수출 기여도 -0.8%p·내수 기여도 0.9%p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2분기보다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의 8월 전망치(0.5%)보다 크게 저조한 성적이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면서 순수출이 경제성장률을 0.8%포인트 끌어내린 탓이다.
3분기 성장률 쇼크에 연간 성장률 전망(2.4%)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은은 다음 달 28일 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을 예고했다.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4%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만 1.2% 성장을 해야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올해 1분기 1.3%로 깜짝 성장을 했다가 2분기 0.2% 뒷걸음친 뒤 소폭 반등해 3분기 가까스로 역성장을 면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의 차이에 대해 "8월 전망 당시에는 글로벌 경기 흐름으로 미뤄 수출이 (3분기에)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은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4% 뒷걸음쳤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2.8% 역성장했다.
반대로 민간소비는 승용차, 통신기기 등 재화와 의료, 운수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 0.5% 증가했고 이전 분기 부진했던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제조용장비 등)와 운송장비(항공기 등)가 모두 늘어 6.9% 뛰었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어 1.5%,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를 중심으로 0.6% 증가했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0.8%포인트)이 1%포인트 가까이 성장률을 깎아내렸다. 수출이 7분기 만에 역성장한 가운데 수입은 늘면서 2분기(-0.1%포인트)에 이어 3분기에도 주저앉았다.
그러나 우려했던 내수 기여도는 0.9%포인트나 성장에 기여했다. 2분기 마이너스(-)였던 설비투자(0.6%포인트)와 민간소비(0.2%포인트)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 정부소비도 0.1%포인트 증가했지만 건설투자(-0.4%포인트)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5%로 실질 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 이 기간 수출·수입 가격이 모두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수입 가격 하락률이 더 커 교역조건 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3분기 성장률 특징과 관련해 신 국장은 "내수는 예상대로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전기 대비 소폭 성장(0.1%)에 그쳤다"며 "수출의 경우 한국GM 파업,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화학제품 수출이 부진했던 데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 증가율도 2분기보다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은은 수출 호조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 국장은 "3분기 수출이 전분기대비 마이너스(-)라고 해서 수출이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며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여전히 높은 데다가 현재까진 미국 등 주요국 경제도 지난해보다 괜찮은 편이라 수출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대다수"라고 밝혔다.
한은은 예상보다 낮은 3분기 성장률을 반영해 지난 8월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4%)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조사국은 앞서 올해 3분기와 4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각 0.5%, 0.6%를 기록해 연간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 2.5% 전망한 데 이어 지난 8월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해 0.1%포인트 낮춘 수치다.
신 국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전기대비)이 1.2% 이상 나와야 연간 성장률이 2.4%가 될 수 있는데 2.4%는 어렵다고 본다"며 3분기 실적이 나와 불확실성이 확인됐으니 이를 반영해 11월 전망에서 성장률을 다시 조정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주경제=서민지 기자 vitami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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