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틀을 고민했다, 하지만 작전상 비밀이다… 무사 1,2루 소방수는 누구? 오후 4시에 알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되다 6회 우천으로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된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이틀이 지난 23일에도 여전히 6회에 멈춰있다. 콜드게임 요건이 아닌, 서스펜디드 요건이었기에 경기가 22일로 순연됐는데 22일도 비와 그라운드 사정으로 순연되며 ‘아직도’ 1차전이 끝나지 않았다.

시간이 한참 지난 것 같지만 여전히 많은 팬들의 시선은 6회 상황으로 쏠려 있다. 삼성은 0-0으로 맞선 6회 선두 타자 김헌곤의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냈다. 이어 디아즈가 볼넷을 골랐다. 70~80개 정도의 투구가 예정되어 있었던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을 끌어내렸다. 두 번째 투수 장현식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강민호와 승부에서 다시 볼넷을 내줘 삼성이 무사 1,2루 추가점 기회를 잡았다.

후속 타자 김영웅의 타석 때 1B 이후 경기가 중단됐고, 23일 오후 4시에는 이 시점부터 1차전이 재개된다. 어쩌면 1차전 승패를 가를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다. 무사 1,2루의 기대 득점은 1.5점에서 2점 사이다. 만약 삼성이 2점을 뽑아낼 수 있다면 이 상황에 걸린 점수를 다 따내면서 3-0으로 앞서 나가 유리하게 남은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그 이상이라면 승기를 잡는다.

반대로 KIA가 무실점, 혹은 1점 정도에서 막아낸다면 오히려 기세가 오르는 건 KIA다. 이범호 KIA 감독 또한 6회를 최소 실점으로 버틴다면 남은 아웃카운트 12개에서 충분히 득점을 뽑아낼 수 있다고 계산한다. 승부처인 셈이다.

중단 시점에는 좌타자인 김영웅이 타석에 들어섰고, KIA는 우완 장현식이 계속 던졌다. 장현식은 올해 김영웅을 상대로 피안타가 없다는 데이터를 참고한 듯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23일 이어질 경기에서는 좌완 투입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곽도규가 가장 유력한 카드지만 1B 상황에서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경험이 적은 선수가 긴장해 볼넷을 내주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22일까지 확실하게 선수를 결정하지 못했다.

삼성도 번트를 댈지, 강공으로 갈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당시에는 강공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KIA가 좌완으로 투수를 바꾼다면 여러 데이터를 고려해 번트 등 작전으로 전환할 여지도 열어뒀다. 1루 주자는 강민호, 2루 주자는 디아즈로 걸음이 빠른 선수가 아니라는 점, 김영웅이 번트에 아주 친숙한 선수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KIA의 투수 교체에 모든 양상이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범호 감독은 말을 아꼈다. 미리 이야기를 하면 전략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작전상 말씀드릴 수는 없다. 보셔야 할 것 같다. 워낙 짧은 순간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다보니 어떤 투수가 나간다고 말씀드리면 우리가 생각했던 게 노출될 수 있어서 말씀드리기는 조금 그렇다. 어제와 엊그제 많은 생각들을 했다. 아무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좋은 투수를 내는 게 좋지 않겠나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만 말했다.
한편 2차전 선발로는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나간다. KBO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인 양현종은 올해 29경기에서 171⅓이닝을 던지며 10년 연속 170이닝 이상 소화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1승5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 물론 전성기보다는 떨어진 구위지만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양현종은 리그를 대표하는 ‘빅게임 피처’ 중 하나이기도 하다. 통산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28이닝을 던지며 1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61의 역투를 펼쳤다.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평균자책점 6.14를 기록한 이후로는 실점을 모르는 투수이기도 하다. 2011년 준플레이오프,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2017년 한국시리즈, 2018년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모두 무실점으로 버텼다.

특히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역투를 펼치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2017년 정규시즌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하며 개인 첫 20승 시즌을 만든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당시 2차전 선발로 나서 9이닝 11탈삼진 완봉승으로 1차전에서 진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이후 5차전에서는 마무리로 나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거둔 바 있다.

삼성을 상대로 다소 평범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 양현종은 삼성전 5경기에서 26⅓이닝을 던지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13, 피안타율 0.257을 기록했다. 다만 2023년은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60, 2022년은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광주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는 그렇게 약하지 않은 편이었고, 올해는 대구에서도 잘 던졌다. 만약 KIA가 1차전에서 패한다면 양현종의 어깨가 굉장히 무거워지게 된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에 대해 "양현종이 2017년처럼 던져주면 제일 좋은 시나리오다. 그런 정도까지는 힘들 것 같고, 내가 생각했을 때 5~6이닝 정도만 잘 버텨주면 우리 타자들이 오늘 경기에서는 어느 정도의 본인들의 타격감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5~6이닝 정도만 끊어준다고 하면 2차전은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다음은 23일 일정을 앞둔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

- 6회 첫 번째 투수는?

이범호 감독 : 작전상 말씀드릴 수는 없다. 보셔야 할 것 같다. 워낙 짧은 순간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다보니 어떤 투수가 나간다고 말씀드리면 우리가 생각했던 게 노출될 수 있어서 말씀드리기는 조금 그렇다. 어제와 엊그제 많은 생각들을 했다. 아무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좋은 투수를 내는 게 좋지 않겠나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 등판할 투수가 바뀌었다. 워낙 중요한 상황이고 3~4개의 생각을 가지고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하고, 코칭스태프들이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봤는데 그래도 우리가 생각했을 때는 오늘 하는 게 좋은 방법인 것 같다.

- 2017년 양현종 호투가 컸는데, 2차전 양현종 역할은?

이범호 감독 : 양현종이 2017년처럼 던져주면 제일 좋은 시나리오다. 그런 정도까지는 힘들 것 같고, 내가 생각했을 때 5~6이닝 정도만 잘 버텨주면 우리 타자들이 오늘 경기에서는 어느 정도의 본인들의 타격감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5~6이닝 정도만 끊어준다고 하면 2차전은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것 같다.

- 2차전이 바로 이어지는데 타순 바뀔 가능성은?

이범호 감독 : 아직 2차전 선발 투수가 안 정해졌다. 거기에 따라서 약간의 변화 정도는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좌투수가 나올지, 우투수가 나올지 아직 파악을 못 한 상태다. 좌투수, 우투수에 따라 조금 변동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비로 시리즈 구상이 조금씩 바뀌는 게 있나

이범호 감독 : 우리도 그렇고, 삼성도 그렇고 하루를 더 쉬다 보니 투수 로테이션이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 생각했던 코리안시리즈와는 변화된 코리안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아무래도 우리가 조금 코리안시리즈 들어가게 되면 4선발까지는 딱딱 맞춰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생각하는데 1차전 자체가 3일 동안 진행되다보니 삼성이 선발 투수 쪽으로 에이스가 다시 나올 수 있다. 마지막 뒤로 갈수록 확실히 달라진다. 우리도 거기에 맞춰 좋은 투수를 쓰려고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일찍 체크했는데?

이범호 감독 : 투수들이 컨디션이 어떤지를 체크를 해놓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일찍 나가서 투수들 팔 풀 때의 컨디션, 선수들이 했던 행동들, 코리안시리즈에서 하는 모습이랑 비슷한지 체크해보는 것 같다. 긴장도도 체크할 수 있다. 체크해야 할 부분들은 최대한 세심하게 체크를 해놓고 컨디션을 보려고 조금 일찍 나가서 체크를 해봤다.

- 네일이 4차전 선발로 나오나?

이범호 감독 : 날짜상으로는 삼성도 원태인이 유력하기 때문에 우리도 윤영철보다는 네일을 내는 게. 4일 쉬고 들어가는 것이고 개수도 80개를 안 넘겼다. 네일을 내는 게 유리하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2~3차전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도 다 체크하고 결정하도록 하겠다. 네일이 4차전도 던지게 되면 아무래도 영철이를 6차전에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기니 중간에서 써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 도현이 같은 경우는 삼성전에 가장 구위가 좋았고, 삼성전에 자신감도 있다. 선발 투수를 뒤에서 바로 대기시켜서 쓸 수 있다. 도현이는 중간도 많이 해봐서 그런 것도 작용한 것 같다. 도현이를 (선발로 넣기 보다는) 많이 쓸 수 있는 상황이 생기면 많이 쓰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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