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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똥통에 처넣고 싶다"…레전드 폭발했는데, 네빌은 퍼거슨 '뒤통수'→맨유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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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개혁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인물이 실망만 거듭 안기고 있다.

맨유는 물건을 만드는 공장이 아닌데, 자꾸 '공장 논리', '비용 논리'로 구단이 굴러가고 있다.

지금의 맨유를 만든 명장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을 홍보대사에서 해고하고 1990년대~2000년대 수비수 개리 네빌을 같은 자리에 앉힌 맨유 구단의 처사헤 팬들이 대폭발하는 중이다. 네빌 역시 어마어마한 비판에 휩싸였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이 네빌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네빌은 퍼거슨 경이 짐 랫클리프 공동 구단주에 의해 해고되고 며칠 만에 맨유에서 새 일을 받게 됐다"며 "네빌은 모할리에 자리잡은 미네르바 아카데미에서의 맨유 행사에 참석, 프리랜서 앰버서더로 활동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1986년 맨유 감독을 취임한 뒤 19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에서 13개의 정규리그 트로피를 안긴 퍼거슨 감독은 지난 2013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맨유는 이후 그를 앰버서더, 즉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그의 명성을 구단 품위 유지와 활용했다. 2년 전 맨유가 리그컵에서 우승할 때 퍼거슨 감독이 데이비드 길 전 회장과 함께 라커룸까지 내려와 에릭 텐 하흐 감독과 선수들을 격려한 일화 등은 맨유에 스토리를 더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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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얼마 전 11년간 유지됐던 앰버서더에서 잘렸다.

올 초 구단 지분을 인수하며 공동 구단주 지위를 얻은 뒤 사실상 CEO로 활동 중인 영국인 사업가 랫클리프가 비용 절감 정책을 위해 퍼거슨 감독을 해고한 것이다.

랫클리프는 맨유 부임 뒤 도요타자동차식 '마른 수건 짜서 쓰기'를 시행하듯 각종 비용 절감 정책을 밀어붙였다.

맨유 구단 직원이 비대하다며 250명을 정리해고하더니 직원들 법인 카드도 회수했다. 맨유 직원들의 지난 시즌 FA컵 결승전 무료 티겟 입장 제한, 맨유 직원들의 크리스마스 파티 취소도 단행했다.

이어 퍼거슨 감독에게 연간 지급되던 216만 파운드(39억원)에도 손을 댔다.

사실 맨유가 지금의 세계적인 인기 구단 지위를 누리게 된 배경엔 퍼거슨 감독의 노고를 빼놓을 수 없다. 1990년대 유스 선수들을 집중 발굴 구단의 기틀을 마련한 뒤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승장구했고, 1999년 트레블, 2008년 더블 등을 일궈낸 것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두 번이나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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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맨유는 전세계 축구팬들이 찾는 '꿈의 극장'으로 각광 받았다. 한국인 미드필더 박지성을 발굴, 아시아 시장을 개척한 것도 퍼거슨 감독의 선수 보는 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그런 퍼거슨 경을 자르고, 마침 그 시점에 네빌이 앰버서더 역할을 한 것이다.

이에 맨유 팬들은 물론 퍼거슨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과거 레전드들도 랫클리프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으로 퍼거슨 감독의 페르소나였던 공격수 에릭 칸토나는 "퍼거슨 경은 죽을 때까지 맨유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완전히 무례한 일이다"며 "퍼거슨 경은 영원한 나의 감독이다. 난 (퍼거슨 해고한)맨유를 똥통에 처넣어버리겠다"라며 분노했다.

그런 상황에서 네빌이 퍼거슨 대신 홍보대사 역할로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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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빌도 물론 맨유의 레전드다. 측면 수비수로, 형인 필립 네빌과 함께,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와 맨유의 전성시대를 열어젖혔고 퍼거슨 감독이 아끼는 선수였다.

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모두가 랫클리프의 처사에 비난을 쏟아내는 가운데 네빌은 퍼거슨 감독 뒤통수를 친 격이 되어서다. 더 선은 "네빌이 복귀한 주에 랫클리프 공동 구단주는 퍼거슨 경을 내쫓았다"라고 했다.

지난해 아내를 잃고 혼자가 된 퍼거슨 전 감독은 맨유 구단 처사에 화가 났는지 지난 주말 맨유 경기가 아닌, 자신이 맨유 이전에 지휘봉을 잡아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갔던 스코틀랜드 구단 애버딘 홈구장을 찾아 모처럼 '원조 친정팀' 경기를 지켜봤다. 영국 언론은 퍼거슨 감독이 행동으로 맨유에 아쉬움을 표현했다고 함께 분노하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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