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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31년 만의 달빛 시리즈… KIA “12번째 우승 준비됐다”, 삼성 “빈틈 파고 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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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바이 윈덤 충장 호텔 라벤더홀에서 열린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양팀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가운데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KIA 김도영, 양현종, 이범호 감독, 삼성 박진만 감독, 강민호, 김영웅.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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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빛날 순간이 돌아왔다. 31년 만에 재현된 ‘달빛 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과 KIA 타이거스가 KBO(한국야구위원회)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두고 맞붙는다. ‘달빛’은 대구의 옛 이름 달구벌과 광주의 순우리말 빛고을에서 따온 애칭. 우승 횟수 1·2위를 자랑하는 전통의 강호 삼성(8회 우승)과 KIA(11회 우승)의 맞대결이다. 이 두 팀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1993년으로 당시에는 KIA가 우승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광주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2024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는 KIA 이범호(43) 감독과 양현종(36), 김도영(21)이, 삼성에서는 박진만(47) 감독과 강민호(39), 김영웅(21)이 참석했다.

◇KIA 이범호 감독, “12번째 우승 준비됐다”… 삼성 박진만 감독, “KIA 빈틈 파고들겠다”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로 주목 받은 KIA는 사령탑 부재 속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의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과 위기를 극복했다. 정규 시즌 87승 2무 55패(0.613)의 성적으로 1위,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범호 감독은 “31년 만에 전통의 라이벌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만큼 정말 감회가 새롭다”며 말문을 열었다. “삼성이 올라오길 기다리며 선수들과 착실하게 준비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최선을 다해 KIA의 12번째 우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KIA는 올 시즌 타격 성적이 좋았는데 삼성은 수비가 굉장히 안정적이다. 삼성의 탄탄한 수비를 뚫는 것이 중요하다. 대량 득점이 쉽지 않겠지만, 기회가 오면 한 점 한 점 소중히 만들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감독으로 경기를 치르는 게 타석에 들어설 때보다 훨씬 긴장된다”며 웃음을 자아낸 이범호 감독은 “선수로 뛸 때는 내 몸으로 직접 움직이니까 그런 생각이 안 들었지만,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지켜보는 게 훨씬 더 긴장이 된다”고 했다.

삼성은 많은 전문가들이 5위권 싸움도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초 8연패를 겪으면서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삼성은 예상을 뒤집고 78승2무64패(0.549)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고,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박진만 감독도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결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KIA는 강한 팀이지만, 우리 팀도 그만큼 준비가 되어 있다. KIA도 빈틈이 분명히 있다. 빈틈을 파고들어 우리만의 야구를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빈틈인지는 지금 공개할 수 없다. 우리가 어떤 빈틈 공략을 할지 경기를 통해 봐달라”고 했다. 특히 박 감독은 “선수들이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와 KIA와 맞붙게 돼서 기운이 충만하다. 이 기세를 몰아 우승까지 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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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충장호텔 라벤더홀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미디어데이에서 KIA 김도영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할 때 양현종이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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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과 젊은 피, 한국시리즈 출사표

KIA의 자존심이자 에이스인 양현종은 이번 시리즈에서 또 한 번의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2009년,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그는 “한국시리즈는 언제나 특별하다. 저희가 시즌을 1위로 마무리했으니, 그 기세를 이어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강민호와의 맞대결에 대해 묻자, 양현종은 “민호 형이 한국시리즈에 처음 출전하는데,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예상하건데 엄청 긴장하거나 엄청 잘할 것 같다. 근데 엄청 긴장하길 바란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맞선 삼성의 포수 강민호도 강한 각오를 내비쳤다. 지난 19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솔로포를 터트리며 자신의 손으로 삼성을 한국 시리즈에 진출시킨 강민호는 “이 자리에 오는 게 꿈이었다. 21년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는데, 이제는 후회 없이 즐기겠다”며 첫 한국시리즈 진출의 감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강민호는 “시작은 좋지 않았으나 선수들끼리 잘 뭉쳐서 온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 한국시리즈에 올라왔기 때문에 이제는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후배들과 하늘에 맡기고 후회없이 뛰겠다”며 “한국시리즈 전에 (최)형우 형에게 (해태 시절부터) KIA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무조건 우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런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좋은 분위기로 올라왔고, 도전자의 입장에서 후회 없이 싸우겠다”고 했다.

KIA의 젊은 내야수 김도영은 이번 시즌 월간 10홈런-10도루 최연소 최단기간 30홈런-30도루 등 각종 기록을 깨며 정규 시즌동안 유망주에서 리그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 했다. 그런 그는 “최대 강점인 발로 삼성을 공략하겠다. 젊은 패기를 앞세워 팀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삼성을 상대로 많은 좋은 기억이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삼성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의 떠오르는 유망주 김영웅 역시 플레이오프에서의 긴장감을 해소한 덕분에 한국시리즈에서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홈런 2방을 터트리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준 김영웅은 “플레이오프에서 이미 큰 경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한국시리즈에서도 잘할 수 있다. 저 역시 팀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포스트시즌에서 팬분들의 함성 소리는 정규시즌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포스트시즌) 응원 소리가 더 커서 더 재밌는 것 같다”고 밝혔다.

◇1차전 선발 KIA 네일 삼성 원태인

1차전 선발로 KIA는 제임스 네일, 삼성은 원태인을 내세웠다. 네일은 정규시즌 26경기에 등판해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네일은 지난 8월 24일 창원 NC전에서 타구에 턱을 직접 맞아 턱관절 골절상을 입고 수술받았다. 정규시즌 복귀는 불가능했지만,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복귀한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이 올 시즌 최고의 투수였고,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다. 그가 1차전에서 잘 던져준다면, 시리즈 전체가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라며 “부상 복귀 이후 네일의 몸 상태는 완벽하고, 최근 한 달간 착실히 준비해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의 박진만 감독 역시 원태인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원태인은 정규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3.66으로 곽빈(두산 베어스)과 함께 다승부문 1위에 올랐다.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은 시즌 다승 1위를 차지한 믿음직한 선발 투수다. 그는 우리 팀의 핵심 선수 중 하나이며, 그를 앞세워 1차전부터 기선을 제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자욱 선수는 부상 당했을 때 보다는 통증이 완화됐다. 일상에 지장이 없고, 하루하루 체크를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너는 합류하기가 어려운 몸상태라고 들어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쉽지 않을 것 같다. 오승환도 한국 시리즈 경험이 많은 선수라 많은 고민을 했지만 변화 없이 지금 그대로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양 팀 감독과 대표 선수 KIA 양현종, 김도영, 삼성 강민호, 김영웅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손가락 5개를 펼쳐 보여 5차전에 끝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광주=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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