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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190㎞ 역사적 충격’ 누가 오타니 의심했나… 대포 장전 완료, 이제 월드시리즈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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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드디어 첫 포스트시즌 시즌을 맞이한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출발은 기가 막혔다. 자신의 메이저리그 가을야구 첫 경기였던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대포를 가동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 가입에 이어 시즌 막판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54홈런-59도루라는 대업을 쓴 오타니의 기세가 이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후로는 방망이가 주춤했다. 상대의 집중 견제는 물론, 오타니의 타격감이 썩 좋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오타니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 홈런 이후 나머지 4경기에서는 홈런을 가동하지 못했다. 장타도 뚝 끊겼다. 오타니는 디비전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200, 출루율 0.273, 1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23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최악까지는 아니었지만 기대했던 성적이 아님도 분명했다.

뉴욕 메츠와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반등했지만 2차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 2볼넷에 그쳤다. 출루는 꾸준히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난데 없는 논란이 오타니를 괴롭혔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1번 지명타자로 고정돼 출전하고 있는 오타니다. 그런데 주자가 없을 때 타율이 너무 좋지 않았다. 22타수 무안타였다. 반대로 주자가 있을 때는 펄펄 날았다. 9타수 7안타, 타율이 0.778에 이르렀다. 타점은 그래도 꾸준하게 나온 이유다. 이에 다저스가 오타니를 2번이나 3번 타순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일지 몰랐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이를 일축했다. 타순 조정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일단 오타니를 계속 리드오프로 쓰겠다고 했다. 로버츠 감독의 논리도 명쾌했다. 오타니가 지금 주자가 없을 때 출루율이 다소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더 넓게 봐야 했다. 실제 오타니는 포스트시즌보다 훨씬 더 많은 표본이 쌓인 정규시즌 수많은 경기에 1번 타자로 나서 역사적인 성적을 남겼다. 그런 선수가 왜 리드오프로 들어가면 안 되느냐는 게 로버츠 감독의 반문이었다.

그런 오타니가 살아나고 있다. 오타니는 시리즈 전적 1승1패에서 시작된 1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모처럼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1안타 1볼넷 3타점으로 활약했다. 장타가 서서히 터질 조짐이었다. 팀도 이기며 가장 중요한 3차전을 잡았다. 그리고 19일 4차전에서는 드디어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안타와 장타가 나오며 모든 논란을 잠재우기 시작했다. 오타니 타격 사이클의 문제였을 뿐, 타순은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제 월드시리즈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다저스는 18일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투·타가 조화롭게 맞물려 돌아가며 10-2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이제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을 남겨두고 있다. 다저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진출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60경기 단축 시즌이라 빛이 바랜 2020년이었다. 이제 정당하게 우승의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다저스는 이날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우익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토미 에드먼(유격수)-키케 에르난데스(3루수)-맥스 먼시(1루수)-윌 스미스(포수)-앤디 파헤스(중견수)-크리스 테일러(2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선발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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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는 메츠는 프란시스코 린도어(유격수)-마크 비엔토스(3루수)-피트 알론소(1루수)-브랜든 니모(좌익수)-스탈링 마르테(우익수)-J.D. 마르티네스(지명타자)-호세 이글레시아스(2루수)-해리슨 베이더(중견수)-프란시스코 알바레스(포수)가 선발로 나섰다. 좌완 호세 퀸타나가 다저스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격했다.

하지만 메츠의 계획은 1회 첫 타자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첫 타석, 당연히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의 대포가 연이틀 터졌다. 오타니는 초구 볼을 침착하게 고른 뒤, 2구때 시속 90.8마일(146㎞) 싱커가 실투로 한복판에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았다. 힘껏 잡아당긴 타구는 총알 같은 속도로 시티필드의 우측 관중석에 박혔다. 타구 속도는 무려 117.8마일(약 190㎞)에 이르렀다. 422피트(약 129m)를 날아가는 대형 홈런이었다.

2015년 스탯캐스트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이번 오타니보다 더 빠른 속도의 홈런 타구는 딱 두 개였다. 2022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나온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119.7마일), 그리고 2020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나온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118.3마일)만 오타니의 홈런보다 빠른 타구였다. 오타니의 힘과 기술이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메츠는 1회 포스트시즌 들어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마크 비엔토스가 중월 솔로홈런을 쳐 맞불을 놨다. 근래 들어 한 번 흔들리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컨디션이 주목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흔들리지 않고 추가 실점 없이 1회를 마치며 일단 버텼다. 그러자 다저스 타선이 화답하기 시작했다. 마운드에서의 변수를 주지 않으려는 듯 메츠 마운드를 폭격하며 점수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다저스는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타니가 볼넷을 골랐고, 이어 무키 베츠가 좌전 안타를 쳐 1사 1,2루를 만들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 내 타율 1위인 토미 에드먼이 좌전 적시타를 쳐 오타니를 불러들였다. 이어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가 나오며 다시 1점을 추가해 3-1로 앞서 나갔다.

메츠가 3회 1점을 만회하며 경기 분위기는 다저스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렀다. 그러나 3-2로 앞선 4회 추가점이 결정적이었다. 다저스는 4회 1사 후 크리스 테일러의 3루 방면 안타, 오타니 쇼헤이의 볼넷으로 1사 1,2루를 만들고 퀸타나를 마운드에서 몰아냈다. 여기서 이날의 히어로인 무키 베츠가 2타점 2루타를 치며 5-2로 달아나 기선을 제압했다.

야마모토는 4회까지 2실점을 기록했고, 5회 선두 프란시스코 알바레스에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프란시스코 린도어라는 핵심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이날 눈부신 탈삼진 퍼레이드를 완성했다. 다저스는 곧바로 불펜 필승조를 가동했다. 에반 필립스가 첫 번째 불펜 주자로 나서 실점 없이 5회를 정리했다. 그러자 다저스는 5-2로 앞선 6회 1사 후 다시 오타니가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 모두 출루한 오타니는 그간의 우려를 씻어냈다. 여기서 무키 베츠가 좌월 투런포를 치며 7-2로 달아나 승기를 굳히기 시작했다. 오타니-베츠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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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6회 위기에서 등판한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메츠 공격을 잘 막아섰고, 트라이넨은 7회까지 막으며 이날 수훈을 세웠다. 그리고 다저스는 8회 선두 무키 베츠의 안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볼넷에 이어 토미 에드먼이 2타점 적시타를 쳐 승리를 예감했다. 결국 다저스는 8회 윌 스미스의 적시타까지 묶어 기어이 두 자릿수 득점을 채우고 10-2로 이겼다.

오타니는 이날 3타수 1안타(1홈런)에 볼넷 3개를 골라내며 대활약했다. 포스트시즌 타율은 0.235로 아직 높은 편은 아니지만, OPS는 0.895까지 올라왔다. 장타와 출루가 조합된 덕이었다. 무키 베츠는 이날 투런포 포함 6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3득점 대활약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토미 에드먼이 2안타 3타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2안타 1타점, 맥스 먼시가 1안타 3볼넷을 기록하는 등 이날 타선은 장단 12안타 9볼넷을 뽑아내며 메츠 마운드를 곤경에 빠뜨렸다.

다저스 마운드도 효율적이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4⅓이닝 4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고, 에반 필립스와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각각 1⅓이닝 무실점으로 선전했다. 경기 막판 타선이 점수를 벌려준 덕에 필승조 소모도 여기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반면 메츠는 마운드가 버티지 못했고, 경기 중반 찾아온 기회에서 번번이 침묵한 게 패인이었다. 이제 벼랑 끝에 몰렸다. 다저스는 19일 잭 플래허티를 앞세워 월드시리즈 진출 확정에 도전한다. 메츠는 데이비드 피터슨이 선발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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