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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가을비는 삼성의 편일까, LG의 편일까…PO 4차전, 18일→19일 우천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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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LG전 우천 취소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8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예정됐던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김시진 KBO 경기감독관이 우천 취소를 알리고 있다. 2024.10.18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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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5전 3승제) 3차전이 끝난 17일 서울 잠실구장. 이날 1-0 승리를 거두고 인터뷰실로 들어온 LG 염경엽 감독은 “기상청을 믿는다”고 했다. 다음날 비 예보를 고려해 불펜의 핵심 자원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길게(3과 3분의 2이닝) 가져갔다면서 4차전이 비로 하루 밀리기를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성이면 감천일까. 다음날인 18일 서울 지역에는 이른 오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결국 오후 4시 10분 우천취소가 결정됐다. 하루 밀린 경기는 19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이처럼 가을비와 가을야구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경기가 연기되면 투수진 운용이 달라질 수 있고,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이 가기 때문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역대 포스트시즌 우천취소는 모두 21번 있었다. 1983년 10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려던 MBC 청룡과 해태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처음으로 비로 연기됐고, 지난해까지 19차례 우천취소가 나왔다. 이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2차전과 4차전이 우천순연됐다.

가을비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례로는 2001년 한국시리즈가 꼽힌다. 당시 두산 베어스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오면서 체력이 소진된 상태였다. 게다가 10승을 거둔 선발투수가 단 한 명도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러 불펜진 소모가 컸다. 설상가상으로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1차전마저 4-7로 지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모두의 예상이 삼성 우승으로 향하던 가운데 변수가 생겼다. 가을비였다. 2차전 당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경기가 하루 연기됐다. 마운드를 재정비하고 벤치 분위기도 다잡은 두산은 2차전과 3차전을 연달아 잡으면서 전세를 뒤집었고, 4승2패로 한국시리즈 패권을 거머쥐었다.

3년 뒤 열린 한국시리즈는 야구팬들에게 ‘폭우’ 그 자체로 기억된다. 너무나 많은 비가 쏟아져 마지막 우승 순간까지도 승자를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삼성과 디펜딩 챔피언 현대 유니콘스가 만난 2004년 한국시리즈는 무승부가 3차례나 나오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9차전까지 향했다. 체력이 아닌 정신력으로 싸워야 하는 문제의 9차전. 이날 서울 전역에는 억수 같은 장대비가 퍼부었고,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빗줄기는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더는 일정을 연기할 수 없었던 KBO는 게임을 강행했다.

장맛비보다 더한 가을비로 이날 그라운드는 말 그대로 흙탕물이 변했다. 타자는 안타를 쳐도 1루까지 뛰기조차 힘들었고, 수비수는 번번이 공을 놓치기 일쑤였다. 경기는 몇 차례나 중단을 거듭해야 했다.

수중전으로 변한 9차전의 최종 승자는 현대였다. 8-7 승리. 특히 마지막 9회말 삼성 강동우의 땅볼(공이 물을 먹어 힘없이 구르던 타구)을 현대 1루수 이숭용이 잡아 처리한 장면은 지금까지도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역대 포스트시즌 가운데 단일 시리즈에서 우천취소가 두 차례 나온 적은 1996년 한화 이글스와 현대의 준플레이오프 그리고 2014년 LG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뿐이다. 과연 올가을 하늘은 삼성의 편일까, LG의 편일까.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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