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겸손' 이복현…금융사고에는 "정밀 검사·엄중 책임" 강조 (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 세 번째 치르는 국정감사에서 각종 금융 정책들에 대한 강경한 발언으로 '월권 논란'을 받은데 사과했다. 하지만 가계대출 관리 주문에 대해서는 가계대출 증가 추세를 꺾음으로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했다며 현 규제 중심의 대출 관리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올해 터진 금융사고를 비롯해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자회사 KB부코핀은행(현 KB뱅크)의 부실 운영 의혹 ▲상장을 앞둔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 문제 ▲카카오페이의 고객 정보 제공 논란 등에 대해서는 정밀한 현안 파악과 책임에 따른 제재 등을 감독기관장으로서 약속했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 하고 있다. 2024.10.17 leehs@newspim.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월권 논란'과 관련한 질의에 "정책과 관련된 발언은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조율된 면이 있지만 저의 부족하고 미숙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위 고유 영역인 가계대출 정책 기조에 대해 '엇박자'를 놓는 듯한 발언을 해 월권논란을 야기했다. 금융위 대출규제 방침에 따라 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자 "실수요자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 시장 혼란이 발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서도 현 경영진의 사전 인지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거취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부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이 같은 언행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사과한 것이다. 다만 인사를 통한 조직장악 의혹과 관련해서는 "운영상의 미숙한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정치적 또는 어떤 외부적인 의도가 있다는 지적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가계대출 관리 주문에 대해서도 해명하고 나섰다. 이 원장은 "논란이 생긴 부분은 죄송하지만 엇박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일부 실수요자가 피해를 봐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도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개입을 세게 해서 주담대 증가 추세를 꺾지 않았다면 지금 더 상황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가계대출의) 증가 추세를 꺾지 않았다면 최근 한은의 금리 인하도 있기 어렵고 부동산 급등 추세도 (완화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잇달아 발생한 금융권 금융사고와 관련해서도 강경한 기조를 유지했다. 이 원장은 "금융산업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발생원인 등을 발본색원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한편, 책무구조도 안착 및 내부통제 강화를 지원‧점검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지난 8월 적발한 카카오페이의 고객 정보 제공에 대해서도 카카오페이의 불법성을 거듭 강조하며 관련법에 따라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카카오페이가 2년에 걸쳐 4045만명의 개인신용정보를 이용자 동의 없이 중국 계열 기업 알리페이에 무단으로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 원장은 "신용정보법상 위반 내용으로 제재 절차를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제재심의를 위한 사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금감원이 정기검사를 진행 중인 KB금융과 관련해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뱅크의 부실 운영 논란 관련 질의를 받자 "현재 KB금융과 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 중이며, 검사 전부터 부코핀은행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이번 검사를 계기로 해외 자회사 건과 업무위탁 건 등에 대해 잘 검사하겠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KB뱅크는 손실액이 1조5000억원 상당으로 현지 감독당국으로부터 수십 차례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달 상장을 앞두고 있는 케이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 감독 계획도 밝혔다. 이 원장은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에 대해 "건전성, 운용 리스크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리스크 요소인 것은 맞다"며 "IPO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이슈, 공시 이슈, 은행 건전성 등은 매우 중요한 만큼 열심히 챙겨보겠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예금보험공사(예보)와 내년 중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공동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공교롭게도 올해 한국은행도 예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미리 인터넷은행에 대해 공동검사를 요청해 일정이 먼저 잡혔다"면서 "공동 대응 필요성에 대해서는 금감원도 강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예보와) 같이 진행하도록 계획을 잘 짜보겠다"라고 했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상장되자마자 상장 첫날 시작가 대비 최대 1383% 상승률을 보이다가 급락해 화제가 된 '어베일'(AVAIL) 코인 문제와 관련해서도 "현재 이상거래 관리 통지 시스템을 계속 고도화 중이다. 관련 사건을 비롯해 빗썸에 대한 검사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들여다보겠다"라고 약속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야권의 날 선 질의가 쏟아지자 이 원장은 "시장교란행위나 불공정거래 등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하는 것이 맞고 그렇게 하고 있다. 이는 자본시장의 질서확립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옹호를 하는 게 아니라 원장으로서도, 법률가로서도 어떤 답변을 하기에는 이번 사안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 지적의 취지는 이해하며 이제라도 관련 내용을 찾아보도록 하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jane94@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