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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전초기지 제주 알뜨르비행장에 사격장 조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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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스포츠타운 건립 검토…"역사유적을 수익으로만 봐" 비판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일제 강점기 비행장 등 아픈 역사 유적이 있는 제주평화대공원 부지에 종합사격장 등 체육시설 건립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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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뜨르 비행장 격납고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제주도는 제주평화대공원에 종합사격장을 건립하고 향후 전지훈련장 등의 스포츠타운 시설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12일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평화대공원 부지를 활용해 10m, 25m, 50m 경기가 모두 가능한 종합사격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이 논의를 마무리하고 국비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국유재산인 알뜨르 비행장 중 활주로를 제외한 69만㎡를 제주도가 무상양여 받아 영구시설물 축조도 가능해졌다.

강봉수 제주대 교수는 17일 "제주평화대공원은 명실공히 평화공원으로 제대로 조성해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이 맞다. 역사 유적지를 경제적 수익으로만 이용하려는 것은 곤란하다"며 "역사의 산교육장이자 제주4·3의 학살터이기도 한 곳이다. 토론과 합의 등 도민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강 교수 등은 시민 모임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을 구성해 알뜨르비행장 주변 현장을 조사하고 평화대공원의 옳은 조성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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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뜨르비행장에 울리는 평화의 멜로디'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photo@yna.co.kr


제주도는 알뜨르 비행장 주변에 역사·유적의 전시 및 보관, 홍보를 위한 평화전시관, 회의 시설, 판매시설 등을 갖춘 평화대공원을 조성할 방침이었지만 국비 확보가 어려워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알뜨르 비행장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조성이 시작돼 1945년까지 사용됐다. 활주로 길이는 1천400m, 폭 70m 규모다.

당시 주민의 농지를 강제 수용해 만들어졌다.

1937년 중일 전쟁 때에는 일본해군의 중국 난징 폭격 발진기지였다.

알뜨르 비행장은 1945년 태평양전쟁 막바지에는 일본 본토 사수를 위한 결호작전의 7호 작전의 지역 군수 시설 중 하나였다.

제주4·3 당시에는 학살의 현장이었고, 한국전쟁 때는 주변에 육군 제1훈련소와 전쟁 포로 수용소 등도 들어섰다.

'알뜨르'는 아래쪽 벌판이라는 의미의 제주어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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