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은 스페인의 거함들과 꾸준히 연결되고 있다.
2019년에는 스페인은 물론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자리잡은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터지더니, 지난달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손흥민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비록 공신력은 낮지만 이번에는 바르셀로나가 내년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손흥민을 영입할 계획이라는 이적설이 등장한 상태다.
실제 이적이 이뤄지지도 않았고, 이뤄질 가능성도 낮지만 손흥민이 꾸준히 토트넘 홋스퍼보다 더 높은 체급을 갖고 있는 클럽들의 시선을 끄는 선수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설이 나왔다. 지난 13일(한국시간)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라디오 방송인 '카탈루냐 라디오'에서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원하고, 바르셀로나의 한지 플릭 감독도 손흥민의 합류를 반길 거라는 내용의 이적설이 제기됐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는 바르셀로나를 좋아하는 한 팬 계정이 퍼뜨린 루머라는 게 밝혀졌다.
다만 지난 11일 스페인 매체 '엘 나시오날'은 바르셀로나가 내년 6월30일 토트넘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팀 커리어에서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던 손흥민도 새로운 도전을 생각하고 있다며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설을 언급했다.
'엘 나시오날'은 "손흥민은 바르셀로나의 여름 이적시장 깜짝 영입이 될 수 있다"며 "영국에서는 데쿠가 이미 손흥민과 협상 중에 있다고 한다"면서 바르셀로나의 스포츠 디렉터인 데쿠가 손흥민 영을 두고 협상을 벌이는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바르셀로나가 스페인 라리가에서 규정으로 걸고 있는 '논-EU(Non-EU)' 쿼터를 지키면서 손흥민을 영입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나 이적설이 시작된 근원지가 팬의 상상에 가깝다는 점, 그나마 손흥민의 이적설을 보도한 매체의 공신력이 높지 않다는 점 등을 생각하면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이 스페인의 빅클럽과 이어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 토트넘에서 한창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토트넘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에서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는 등 팀의 최전성기에 있었는데, 챔피언스리그 결승 이후 2019-20시즌 들어 프리미어리그(PL)에서 부진하자 손흥민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이적설이 나온 것이었다.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꾸준히 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면서 토트넘의 황금기 주역이었던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은 뜻밖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리버풀에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면서 득점왕을 수상하기도 했던 사디오 마네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자신이 아닌 에당 아자르와 손흥민을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하면서다.
레알 마드리드가 손흥민이 아닌 아자르를 영입해 손흥민의 첫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은 그렇게 끝났지만, 2021년 연초부터 튀르키예 언론인 에크렘 코누르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흥민이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려 다시 한번 이적설에 불을 붙였다.
또한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 역시 당시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있던 지네딘 지단 감독이 손흥민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고, '커트 오프사이드'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팔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더라도 선수 입장에서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제안이 오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손흥민의 빅클럽 이적설은 한동안 잠잠했다. 지난해 여름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이 유럽에서 뛰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를 활성화시키려고 했을 때 손흥민의 이름이 언급된 게 전부였다.
물론 이 이적설마저도 손흥민이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은 중국으로 가지 않는다고 말한 기성용의 발언을 인용해 자신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확실하게 하면서 금세 잦아들었다.
지난달에는 전력 강화에 힘쓰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손흥민을 원한다는 보도가 스페인에서 나왔다.
이적시장 기간 동안 자주 보이는 현지 매체인 '피차헤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였던 팀 중 하나다. 구단은 훌리안 알바레스를 데려온 이후에도 꾸준히 스쿼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여러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뛰어난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다"라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손흥민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이 나오고 한 달 뒤에 바르셀로나 이적설까지 터진 것이다. 손흥민이 최근 들어 이렇게 꾸준히 다른 클럽들과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손흥민의 계약 기간 때문이다.
손흥민의 현 계약 기간은 내년 여름에 끝난다. 지난번 재계약 때 계약 기간을 2025년 여름까지로 설정해뒀다. 토트넘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연장 옵션을 붙여놨지만,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든 지금도 토트넘이 해당 옵션을 발동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을지도 확실치 않기 때문에 이대로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끝난다면 손흥민은 그대로 FA 매물이 되어 이적시장에 나오게 된다. 손흥민이 유럽 무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생각만 있다면 어떤 팀도 손흥민과 협상할 수 있는 것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 영국의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에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 구단의 레전드로 불리길 원한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지만,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이번 시즌은 손흥민이 토트넘 소속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되는 셈이다.
영국 '풋볼 런던' 소속이자 토트넘 내부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토트넘과 손흥민 양 측이 모두 재계약 의사가 있을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했지만, 토트넘의 태도는 아직까지 미온적이다. 지금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면 손흥민의 이적은 하나의 루머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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