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 4강까지 올랐으나, 조별리그부터 삐걱거리던 경기력과 함께 토너먼트에서는 매 경기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는 모습을 보였다.
박용우. 사진=ⓒAFPBBNews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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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요르단과 4강전에서 참사가 일어났다. 단 한 번도 패배가 없던 팀을 상대로 무기력한 모습 속 0-2 참패를 당하며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아시아 최정상을 향한 꿈을 접어야만 했다.
당시 박용우는 거세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요르단전에서는 아쉬운 모습의 연속이었다. 위험 지역에서 패스 미스를 범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마쳐야만 했다.
박용우는 “내 실수가 컸다. 실점으로 이어졌다. 함께 고생한 선수들, 코칭스태프, 새벽까지 응원해 주신 팬들께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이후 박용우는 소속팀 알 아인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며 실력을 갈고닦았다.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이끌며 최고의 자리로 우뚝 솟아올랐다.
2023 AFC 카타르 월드컵 당시 고개 숙인 박용우.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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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던 모습 속 3월 A매치 당시에는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김도훈 임시감독 체제의 6월 A매치에 다시 재승선했고, 홍명보 감독 부임 후에도 연속해서 대표팀에 합류하며 재기를 노렸다.
그리고 이번 10월 A매치에서 그동안 노력의 증거를 결과로 만들었다. 아픔을 안겼던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군더더기 없는 모습 속 안정된 패스와 빌드업으로 황인범과 함께 3선을 지켰고, 이라크전에서도 큰 실수 없는 모습으로 김민재, 조유민과 함께 대표팀의 후방을 지켜냈다.
홍명보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대 난적으로 평가받던 요르단, 이라크를 모두 격파하고 4경기 무패와 3연승을 내달리며 최고의 분위기를 맞이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박용우. 사진=ⓒAFPBBNews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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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이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용우는 “이번 2연전 쉽지 않았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잘 준비했다. 승점을 챙길 수 있어서, 좋은 위치에 올라설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대표팀 내 자신에 입지에 대해 “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서 팀을 위해 그냥 뛰는 것뿐이다. 제 입지가 어떨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저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쁘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첫 소집이었던 9월 A매치에서부터 승선했던 박용우는 ‘의리축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홍명보 감독이 주로 기용하는 선수들만 차출하며 따라다녔던 논란은 이번 2기에서도 피할 수 없었다.
박용우를 비롯해 설영우, 김영권, 조현우, 정승현, 이명재 등 울산HD에서 함께 합을 맞췄던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던 부분이 컸다.
태클을 시도하는 박용우. 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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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용우는 “솔직히 속상한 부분이 있었다. 아시안컵 때 부진했고,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맞다. 그렇기 때문에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정말 최선을 다했다. ACL 우승도 했고 그 대회에서도 전 경기를 다 뛰면서 좋은 활약을 했다고 나름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6월 김도훈 감독님 체제에서도 대표팀에 소집됐는데, 9월 홍명보 감독님 부임 후에는 ‘의리축구의 장본인’이라고 조명받는게 억울했다. 아무래도 (아시안컵 당시) 제가 너무 못했기 때문에 그런 말들이 나왔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믿고 뽑아주셨는데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끝으로 “비판을 받는 것은 제가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생각한다. ‘의리축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속상한 일이다. 나름 좋은 활약 속 준비했는데 이전까지 인정받지 못한 부분도 있어서 앞으로 제가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각오했다.
[용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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