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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빛나는 정치 기원한 정명공주의 ‘華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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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창 오세창의 안목 거친 컬렉션과

韓 회화사 엮은 ‘근역화휘’ 3종 전시

간송미술관 53년 만에 유료 전시로

조선일보

정명공주가 쓴 서예 대작 '화정'(오른쪽)이 간송미술관 1층 전시실에 걸려 있다. 조선 중기 서예 조류였던 석봉체를 토대로 한 정명공주의 탁월한 필력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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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華政·빛나는 정치)’.

두 글자가 내뿜는 기운이 1층 전시장에 팽팽하게 차 있다. 조선 선조와 인목왕후의 첫째 딸인 정명공주 글씨로, 조선의 여성이 남긴 전례 없는 서예 대작이다. 한 글자의 크기가 71~75㎝에 달한다. 간송 전형필은 1937년 3월 13일 ‘일기대장’에 “위창 댁에 있는 ‘화정’, 단원의 작품을 230원에 지불하여 가지고 오다”라고 적었다. 독립운동가이자 문화재 수장가였던 위창 오세창(1864~1953)의 수집품이 간송의 품으로 들어온 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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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창 오세창(오른쪽에서 다섯번째)과 간송 전형필(오른쪽에서 네번째)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 /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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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창 오세창이 우리나라 역대 서화가의 회화 작품을 선별해 엮은 화첩 '근역화휘'가 전시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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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2024년 가을 전시로 마련한 ‘위창 오세창: 간송컬렉션의 감식과 근역화휘’는 탄생 160주년을 맞은 위창 오세창을 조명한다. 위창은 간송에게 문화보국(文化報國)의 가르침을 전한 평생 스승이었다. 위창의 안목을 거친 대표적인 간송 컬렉션 52건 108점을 소개한다. 위창 오세창은 화첩 ‘근역화휘(槿域畵彙)’를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근역(무궁화가 많은 땅)의 이름 아래, 역대 서화가의 회화 작품을 엄격하게 선별해 엮어낸 화첩으로 ‘한국 회화사의 백미’라 불린다. 이번 전시에선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근역화휘’ 3종(7책·1책·3책)과 함께 여기에 수록된 대표 작품들을 2층 전시실에서 선보인다. 고려 제31대 공민왕이 꼼꼼한 필치로 그린 ‘양도(羊圖)’, 이한복의 ‘성재수간(聲在樹間)’ 등 고려~근대 서화 작품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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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제31대 공민왕이 꼼꼼한 필치로 그린 ‘양도(羊圖)’. /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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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은 이번 전시부터 53년간 유지했던 무료 관람 정책을 접고 입장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전인건 관장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미술관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니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성인 5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3000원. 전시는 12월 1일까지.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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