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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염경엽 "내일 선발 엔스→손주영"…우천 취소 직후, LG 코칭스태프 긴급회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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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신원철 기자] 14일 오후, 플레이오프 2차전 우천취소 결정이 내려진 뒤 1루쪽 LG 더그아웃에서는 휴식을 취하게 됐다는 안도감이 엿보였다. 그러면서도 트레이닝파트와 투수파트 코치들, 그리고 염경엽 감독 사이에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선발투수를 교체하는 결단을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KBO는 14일 이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비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오후 3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점점 거세지더니 경기 진행이 어려울 만큼 강해졌다. 오후 4시 45분 KBO는 경기 취소를 발표했다. 플레이오프 6번째, 포스트시즌 20번째 우천 취소다.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지자 LG 코치들이 분주해졌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할 예정이었던 디트릭 엔스가 호출됐다. 잠시 후 염경엽 감독과 관련 코칭스태프가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선발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심각하게 논의한 끝에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염경엽 감독은 브리핑을 5분 앞둔 4시 55분 1루쪽 더그아웃에서 선수 인터뷰를 마친 취재진과 마주쳤다. "하늘이 도왔다"며 미소를 보인 염경엽 감독은 '내일 선발이 바뀌나'라는 질문에 "내일 손주영"이라고 답했다. 같은 시각 LG의 선발투수 교체 결정이 KBO에도 전달됐다. KBO는 4시 56분 "2차전 선발투수는 LG 손주영, 삼성 원태인이다"라고 알렸다.

오후 5시 시작한 브리핑에서 염경엽 감독은 "내일(15일) 경기가 중요하다. 손주영을 쓰기로 했다. 대신 디트릭 엔스가 4차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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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영의 휴식일이 예정보다 하루 줄어든 점에 대해서는 "다 체크했다. 회복 속도도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선수의 의사다. 트레이닝 파트도 괜찮다고 했다. 비가 오면 손주영을 2차전에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코치들의)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손주영 2차전 선발 기용은 염경엽 감독이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구상한 전략이다. 그만큼 필승카드로 믿을 수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다만 이틀 휴식 후 선발 등판은 어렵다는 트레이닝 파트의 만류에 2차전을 손주영 대신 엔스에게 맡기려고 했다. 14일 우천취소로 상황이 달라졌다.

손주영은 올해 28경기에 나와 144⅔이닝을 투구하며 데뷔 첫 규정이닝을 달성했다. 9승(10패)으로 두 자릿수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3.79로 삼성 원태인에 이어 국내 투수 2위에 올랐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보직을 바꿨다. 선발투수 뒤에서 긴 이닝을 책임지는 임무를 맡아 3차전과 5차전 두 경기를 완벽하게 막았다.8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최원태(2⅔이닝 3실점 2자책점) 뒤에서 5⅓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구원승을 챙겼다. 11일 5차전에서는 임찬규 뒤에서 7회와 8회 2이닝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kt 타자들이 손주영의 직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만큼 공에 힘이 있었다.

이제 손주영은 29구 투구 후 사흘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LG는 1승 1패로 균형을 맞추겠다는 목표로 2차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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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직한 선발 자원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준플레이오프 5경기 혈투를 펼친 야수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만한 우천 취소였다. 오지환은 "낮 경기가 잦아서인지 몸이 무거웠다"며 휴식을 반겼다. 문성주는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아 14일 경기가 열렸다면 벤치에서 대기해야 했다. 우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5일 출전 가능성을 다시 살필 수 있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하루 쉬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비가 많이 와서 조금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시리즈 흐름이 바뀔 것이다. 투수가 바뀌지 않았나. 엔스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간다. 회복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LG는 13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투수 9명을 투입한 끝에 4-10으로 완패했다. 선발 최원태가 3이닝 5실점에 그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등판이 많지 않았던 투수들이 대거 마운드에 올랐다.

LG는 선발 싸움부터 삼성에 철저히 밀렸다.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는 6⅔이닝 3실점 1자책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사흘 휴식 후 4차전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도 100구 이상 투구하며 긴 이닝을 책임졌다. 반면 LG는 초반부터 많은 점수를 주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1-7로 점수 차가 벌어진 뒤에는 2차전을 기약하는 듯한 운영을 펼쳤다.

손주영의 일정을 조정한 것은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LG는 플레이오프 남은 경기에서도 선발투수들의 순서를 재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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