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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신나게 다저스 도발하더니 대망신 엔딩… 이제는 역조롱, 샌디에이고의 허무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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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대표적인 라이벌리는 단연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비슷한 시기에 서부로 건너온 두 팀은 그간 수많은 명장면들을 만들어내며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라이벌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근래 들어 LA 다저스를 가장 성가시게 하는 팀은 단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근래 들어 광폭 투자를 이어 가며 전력을 보강한 샌디에이고는 같은 지구 내에서 다저스와 치열하게 싸웠다. 처음에는 샌디에이고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다저스와 다저스 팬들은 샌디에이고의 거센 추격, 때로는 도발에 이제는 샌디에이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2022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에 먼저 1승을 하고도 내리 3연패하며 충격적인 업셋을 당하자 그런 의식은 더 강해졌다.

젊은 패기를 앞세운 샌디에이고는 다저스를 두려워하지 않고 거침없이 들이받았다. 두 팀이 맞붙은 올해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도 마찬가지였다. 양쪽 모두 경기장에 관중들이 가득 들어찬 가운데, 샌디에이고가 다저스의 신경을 긁는 일들이 몇몇 있었다. 경기장 내의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논란이 될 만한 상황이 여러 차례 나오면서 신경전이 제법 뜨거웠다. 네 개의 올해 디비전시리즈 중 이 매치업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전력이 대등하다는 것 외에도 다 이유가 있었다.

2차전부터 주릭슨 프로파가 화제를 일으켰다. 프로파는 무키 베츠의 1회 홈런성 타구를 환상적인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관중석까지 몸이 들어갈 정도였다. 다만 공을 잡으려는 관중들과 겹쳐 정확하게 캐치가 됐는지 불분명했다. 느린 그림으로 봐야 겨우 판단이 가능할 정도였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하이라이트 필름에 나올 법한 ‘홈런 도둑’이었다.

그런데 프로파는 공을 잡았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관중들을 보고 알 듯 모를 듯한 몸짓을 지었다. 베츠도 이게 홈런인지 알 수 없었다. 이 행동을 본 다저스 팬들이 들끓었고, 결국 외야의 일부 다저스 팬들이 샌디에이고 외야수들을 향해 위협적인 행동을 취하자 경기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시작부터 뜨거운 시리즈였다.

시리즈 중반에는 매니 마차도가 다저스 더그아웃 쪽으로 공을 던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또 시끄러웠다. 수장끼리 말다툼도 있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마차도가 무엇을 겨냥했다면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나는 지도했던 선수를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마차도는 항상 하던 행동이었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는데 이 또한 현지에서 큰 논란이 됐다. 반면 샌디에이고 쪽에서는 2차전에 잭 플래허티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던진 몸에 맞는 공을 문제삼았다.

하지만 결국 이기는 쪽이 다 가져가는 시리즈다. 3차전까지 1승2패로 몰린 다저스는 4차전에서 불펜 데이를 완벽하게 해내며 8-0으로 이기고 기사회생한 것에 이어, 12일 열린 5차전에서는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복수 혈전에 힘입어 2-0으로 이기고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3차전 초반까지만 해도 기세 좋게 타올랐던 샌디에이고 방망이는 역시 체력적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했다. 4·5차전 모두 무득점으로 지며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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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샌디에이고 타자들이 모두 못했다. 주릭슨 프로파는 디비전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200, OPS(출루율+장타율) 0.486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1차전 그 장면은 뜨거웠지만, 정작 타석에서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매니 마차도 또한 다저스 투수들의 집요한 바깥쪽 스위퍼 공략에 꽁꽁 막히며 타율 0.179, OPS 0.500으로 고개를 숙였다. 현지 SNS에서는 두 선수의 부진을 조롱하는 다저스 팬들의 손가락이 신이 난 상태다.

그나마 맹활약했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또한 5차전에서는 병살타를 치는 등 부진했다. 다저스 킬러로 이름을 날렸으나 가장 중요한 5차전 침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저스로서는 그 타티스를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의 마지막 아웃카운트 제물로 삼은 것도 흥미로웠다. 두 팀의 남모를 신경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이번 시리즈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꽁꽁 묶은 다르빗슈 유의 상대 전적 또한 흥미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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