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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로스터만 봐도 아시아 선수들이 꽤 많은 구단이다. 이미 수많은 아시아 스타들이 거쳐가며 나름대로의 공을 세웠던 다저스는 말할 것도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인 스타들인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하는 데만 총액 기준 13억2500만 달러를 아낌없이 투자했다. 일본인들이 다저스 경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샌디에이고 또한 아시아 선수가 셋이나 있다. 에이스인 다르빗슈 유, 주전 유격수인 김하성, 그리고 좌완 불펜 요원인 마쓰이 유키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고우석(마이애미)도 영입하는 등 아시아 선수들의 세력이 컸다. 김하성은 어깨 부상으로, 고우석은 트레이드로 현재 팀 전력에는 없지만 일본인 선수 두 명은 포스트시즌 로스터에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 일본인 선수들이 12일(한국시간) 잔인한 경기를 시작한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12일 오전 9시 8분(한국시간)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을 치른다. 반대쪽 사다리에서는 뉴욕 메츠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3승1패로 누르고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이제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마지막 혈투가 남아있다.
2022년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가 다저스를 3승1패로 누르고 충격의 업셋을 달성한 이후, 두 팀은 만날 때마다 묘한 라이벌 의식을 뽐냈다. 처음에는 샌디에이고의 일방적인 도발로 여겼지만, 상대 전적이 비슷해지고 특히 2022년 포스트시즌에서 샌디에이고가 다저스를 누름에 따라 다저스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대가 됐다. 올 시즌도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전선에 샌디에이고가 끝까지 훼방을 놓은 적이 있다.
그런 두 팀은 디비전시리즈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다. 성사된 네 개의 디비전시리즈 중 단연 최고의 화제를 뿜어내고 있는 중이다. 일단 4차전까지는 2승2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1차전에서 다저스가 기선을 제압했지만 2·3차전을 샌디에이고가 가면서 한때 내셔널리그 1번 시드인 다저스가 또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2022년과는 달랐다. 당시 1차전을 이기고 내리 세 판을 져 탈락했던 다저스는 10일 열렸던 4차전에서 8-0 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샌디에이고는 1차전 선발로 나섰던 딜런 시즈를 4차전에 다시 내며 시리즈 조기 종료를 노렸으나 다저스 맹공에 막혀 실패했다.
5차전은 일본인 선수들이 중요하다. 우선 샌디에이고는 선발로 다르빗슈 유를 예고했다. 다르빗슈는 올 시즌 16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3.31을 거둔 팀의 에이스다. 다저스에 강한 면모도 가지고 있다. 올해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도 적지에서 다저스를 상대로 7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10-2 승리를 이끌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4차전 패배 이후 5차전 선발에 대한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르빗슈를 호명하며 믿음을 드러냈다. “현재 리그에서 손꼽히는 선발 투수”라는 칭찬과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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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다저스가 4차전에 불펜데이를 해 대성공을 거둔 것을 고려, 다저스가 5차전에 다시 불펜데이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야마모토를 믿지 못하는 건 현지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다저스는 결국 5차전을 하루 앞둔 11일, 야마모토를 5차전 선발로 예고하며 정공법을 선택했다. 1차전 실패 이후 내심 설욕의 기회가 다시 오길 바랐을 야마모토로서는 의욕이 불타오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노모 히데오 이후 일본인 투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정규시즌에는 일본인 선수들끼리의 맞대결이 몇 번 있었다.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이야기가 다르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일본인 선수들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뒤가 없는 승부인 만큼 두 선수는 부진할 경우 언제든지 조기 강판될 수 있다. 하지만 선취점 싸움, 그리고 경기 초반의 분위기가 중요한 만큼 선발 투수의 중책이 가벼워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12살 차이의 선·후배가 나란히 팀의 운명을 걸고 등판하는 셈이다. 일본의 관심도 뜨겁다.
두 선수의 대결만이 아니다. 다저스에는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가 있다. 오타니는 팀의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 오타니를 막아야 샌디에이고는 승산이 있다. 오타니가 날뛰게 하면 샌디에이고는 답이 없다. 다르빗슈가 오타니의 기를 죽여야 하는 임무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다르빗슈는 오타니를 상대로 좋은 상대전적을 가지고 있다. 피안타율이 0.125로 좋다. 2차전 선발 당시에도 다르빗슈를 잘 제어한 바 있다.
마쓰이 유키는 등판이 뜸하다. 샌디에이고는 더 믿을 만한 불펜 자원들이 있다. 제레미아 에스트라다, 제이슨 애덤, 태너 스캇, 그리고 마무리 로베르트 수아레스다. 마쓰이가 이기고 있는 필승조 상황에서 등판할 가능성은 다소 떨어진다. 다만 변수는 오타니를 비롯한 좌타자다. 샌디에이고는 중요한 순간 오타니에 스캇을 붙여 재미를 톡톡히 봤다. 스캇은 오타니를 상대로 통산 9타수 1안타로 강했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봉쇄했다.
하지만 스캇이 강판됐다 다시 오타니를 상대하러 나올 수는 없다. 스캇이 2~3이닝을 던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기에 결국 오타니 봉쇄 찬스는 딱 한 번이다. 그 나머지 상황에서 마쓰이가 던질 가능성이 있다. 아무래도 성적을 보면 좌타자인 오타니는 우완보다는 좌완에 조금 약한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은 친분이 깊다. 다르빗슈는 마쓰이 뿐만 아니라 오타니와 야마모토에게도 존경 받는 선배다. 이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같은 국제무대에서 일본을 위해 함께 싸웠다. 한국만큼 선·후배 문화가 강력한 만큼 사석에서는 후배들이 예우를 갖추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은 지면 짐을 싸야 한다. 팀의 운명도 걸렸다. 동향이고, 후배고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무조건 싸워서 이기고, 상대를 흠집내야 한다. 얄궂은 일이기는 하지만, 이 잔인한 맞대결에서 누가 웃고 챔피언십시리즈로 나갈 수 있을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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