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 일문일답] KT 마법이 멈춰섰다… 이강철 감독 “너무 재밌는 시리즈였습니다”

이강철 KT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졌지만, 잘 싸웠다.

프로야구 KT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1-4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가을야구 등정을 마무리하고 진정한 시즌 종료를 알렸다.

박수 받을 수 있는 퇴장이다. KBO리그 사상 첫 5위 결정전에서 SSG를 꺾고 극적으로 가을야구 입장 티켓을 챙겼다. 이어 4위 두산과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역사상 첫 업셋을 일구면서 굵직한 이정표를 세웠다. 그리고 이어진 3위 LG와의 준PO도 혈투로 물들이면서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팀임을 증명했다.

마지막 한 걸음이 아쉬웠다. 지난 9일 홈 수원에서 열린 준PO 4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를 때려내며 올린 기세를 잇지 못했다. 벼랑 끝에서 선발 중책을 맡은 엄상백이 2이닝 3실점(2자책)으로 패전 멍에를 썼다. 이어 등판한 손동현(1⅓이닝)-소형준(2⅔이닝)-고영표(1⅓이닝 1실점)-웨스 벤자민(⅔이닝)이 분투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타선은 단 1득점으로 침묵했다. 이날 장성우, 강백호, 오윤석이 각 1안타를 뽑아낸 게 전부였다. 7회초 잡은 무사 만루 기회에서 쫓아가는 점수가 단 1점에 머무른 게 결정적 패인으로 작용했다.

KT 강백호가 11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 2회초 안타를 때린 뒤 2루까지 쇄도하는 중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은 패장 이강철 KT 감독과의 일문일답.

Q. 힘든 시리즈를 마쳤다. 소감은

“선수들 너무 잘해줬다. 두산, LG 선수들 같이 좋은 경기해서 감사하다. 우리 선수들 진자 항상 벼랑 끝에 있었는데, 너무 잘 버텨왔다. 마지막 운이 LG로 갔다. 선수들 고생 많았다.”

Q. 시즌 시작부터 선발 부상도 많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표현은 안했지만 PS에 자신이 있었다. 초반 안 좋았던 선수들도 돌아오고, 우리가 생각하는 투수도 받쳐주기에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제 생각보다 더 멀리 왔다. 고영표도, 소형준도 좋은 모습. 힘들었을텐데 좋은 모습으로 끝내서 역할 잘해줬다. 후련하게 준비해서 내년 시즌 또 할 수 있을 거다. 형준이 같은 경우도 이닝을 던져봐야하는데, 확인을 할 수 있엇다. 내년에 선발 야구 할 수 있을 거다. 큰 소득이라 생각한다.”

Q. 시리즈 통틀어서 가장 아쉬운 순간은.

“선수들이 잘 해줬다. 지는 게임은 다 아쉽다. 이긴 게임만 생각난다.”

Q. 김상수 대타는 어떤 이유였을까.

“상대 전적과 콘택트가 좋다는 점이다. 최근에 상수가 안타도 있었고, 콘택트를 먼저 생각했다. 2점만 따라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본인이 많이 아쉬울 텐데, 잘해줬다.”

Q. 도루 허용, 장성우가 지쳤을까.

“보시다시피, PS만 해도 7경기를 했다. 누구를 탓할 수 있겠나. 정말 잘해줬다.”

Q. 5위 결정전부터 여기까지 왔다. 소득이 있다면.

“말씀 드린 투수 쪽에서, 영표도 시즌 때도 많이 미안해 했다. 그래도 이렇게 가을야구 길게 갈 수 있게끔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부터 투혼을 발휘해줬다. 소형준도 체크하면서 150㎞ 까지 나오고. 그 부분이 소득이지 않을까.”

Q. 작년보다 KT 응원하는 소리가 커졌다.

“WC전에도 말씀드렸고, 1차전 승리 때도 말씀드렸다. (손짓을 하며) 작년에 이정도밖에 없었는데, 1년 만에 너무 많은 분들이 저희 팬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 그분들과 같이 0%를 깨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마지막까지 정말 감사하게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져서 죄송하다. 대신 얻은 게 있으니까 내년에 좋은 경기력으로 만날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 너무 재밌는 시리즈였다. 내년에 좋은 모습으로 뵙겠다. 감사하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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