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에게 요르단은 아픈 기억의 상대다.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 무대에서 최악의 부진 속 팀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 64년 만에 아시아 패권 탈환을 노리던 한국은 초반부터 이어진 부진 속 좀비 같은 모습으로 한 단계 한 단계 전진했고 4강까지 올랐다.
2023 AFC 카타르 월드컵 당시 고개 숙인 박용우. 사진=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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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4강 상대 요르단에게 무기력함 속 0-2로 패하며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당시 황인범과 함께 3선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던 박용우는 경기 내내 요르단에게 고전했다. 거센 압박에 휘청이며 실수를 연발했고, 수비 상황에서는 4백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
특히 빌드업 상황에서 공격을 전개하다 패스 미스로 실점에 빌미를 제공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경기 후 박용우는 “내 실수가 크다. 실점으로 이어졌다. 함께 고생한 선수들, 코칭스태프, 새벽까지 응원해 주신 팬들께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다 약 8개월 만에 설욕의 기회를 잡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통과한 한국은 3차 예선에서 요르단과 같은 조에 포함됐다.
박용우는 소속팀 알 아인에서 계속해서 주축으로 활약하며 실력을 갈고닦았고, 다시 만난 요르단에게 자신이 겪은 악몽을 되갚았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박용우. 사진=ⓒAFPBBNews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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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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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원정 승리 후 위닝샷. 사진=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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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3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박용우는 황인범과 함께 3선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고, 이전과 다른 활약을 보여줬다.
박용우는 중앙 수비수로 나선 김민재, 조유민의 사이로 내려와 안정된 볼배급을 펼쳤고, 침착한 패스를 통해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수비 상황에서는 마지막까지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큰 실수 없는 모습으로 수비진을 보호했다.
이날 박용우는 풀타임 소화하며 볼터치 125회, 패스정확도 91%, 롱패스 6회 중 5회 성공, 볼경합 7회 중 4회 성공, 걷어내기 1회, 가로채기 2회, 태클 1회를 기록했다.
더불어 1-0으로 앞선 후반 23분에는 전진 수비를 펼치며 중원에서 상대로부터 볼을 뺏어냈고, 이는 배준호, 오현규를 거쳐 추가골로 이어졌다.
아픔을 견딘 박용우는 한 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요르단 원정 무실점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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