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이 레드불과 손잡고 사령탑과 행정가의 중간 형태로 현장에 복귀한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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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을 끝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 지휘봉을 내려놓고 야인으로 지내던 ‘명장’ 위르겐 클롭(독일) 감독이 현장에 복귀한다. 사령탑 대신 축구팀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이다.
에너지 음료 회사 레드불은 9일 홈페이지를 통해 “클롭 감독이 내년 1월1일자로 레드불의 글로벌 사커 책임자로 활동한다”면서 “리버풀 감독직을 사임한 이후 공식 직함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클롭 감독의 역할에 대해 레드불은 “레드불 글로벌 사커의 네트워크를 관장하는 일”이라고 설명하면서 “레드불이 운영하는 여러 축구팀에 직접 관여하진 않지만, 이 팀들에게 전략적 비전을 제시하고 레드불의 철학을 발전시키는 일을 맡는다. 아울러 선수 스카우트 및 사령탑 교육 프로그램에도 관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클롭 감독은 지난 1월 “에너지가 고갈됐다”면서 “시즌 종료와 함께 리버풀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실제로 사임해 리버풀과 이어 온 9년간의 인연을 종료했다. 클롭 감독은 지난 7월 미국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고사했다.
클롭 감독 재임 기간 중 리버풀이 각종 대회에서 획득한 우승 트로피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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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 감독이 선택한 레드불 글로벌 사커는 레드불이 세계 곳곳에서 운영하는 축구클럽의 모체다. 레드불은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 라이프치히를 비롯해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뉴욕 레드불스(미국), 레드불 브라간치누(브라질), 오미야 아르디자(일본) 등 여러 구단을 소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소속 리즈 유나이티드의 주식 일부도 사들였다.
클롭 감독은 레드불 홈페이지를 통해 “25년 가까이 현장에서 축구 감독으로 활동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나에게 새롭고 신선한 도전이며 이 역할을 맡게 돼 기쁘다”면서 “기존의 역할과는 다른 일을 하게 되겠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레드불의 일원으로 합류해 놀라운 재능을 지닌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하고 지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스포츠 전문매체 레퀴프는 “지도자와 행정가의 중간 지대에서 활약할 클롭 감독에게 파리생제르맹(PSG)의 라이벌을 만들어내는 게 첫 번째 핵심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레드불은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그룹 LVMH을 운영 중인 아르노 가문과 손잡고 프랑스 리그2(2부리그) 소속 클럽 파리 FC 운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위르겐 클롭 감독을 응원하는 리버풀 팬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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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 가문이 점찍은 파리 FC는 프랑스 간판 클럽 PSG의 모체 역할을 한 클럽이다. 지난 1969년 창단한 뒤 이듬해 스타드 생제르맹과 합병하며 오늘날의 PSG로 새출발했다. 하지만 합병에 반대하고 구단 정체성을 지키려 한 일부 인사들이 파리 FC 간판을 단 별도의 팀을 다시 만들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때 리그1에 몸담은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주로 리그2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올 시즌 리그2에서 선두를 질주 중이라 다음 시즌 리그1 승격이 유력하다.
아르노 가문은 파리 FC 경영권을 인수해 PSG의 라이벌 팀으로 키워낸다는 복안이다. 아르노 가문이 운영 중인 LVMH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간판 브랜드 루이비통을 비롯해 디올, 셀린느(이상 패션), 티파니&코(보석), 태그호이어(시계), 모엣 샹동(샴페인) 등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가 즐비하다.
레퀴프는 “아르노 가문은 파리 FC를 인수해 스포츠 분야에서 또 하나의 명품 브랜드로 키워낸다는 계획을 세웠다”면서 “이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구단을 운영하며 관련 노하우를 쌓은 레드불과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명장으로 인정받는 클롭 감독의 실질적인 도움 또한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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