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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오 “한국에 ‘제2의 할리우드’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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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항공 특수촬영 전문가 스티븐 오 XM2 대표.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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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 파트 원’에서 화제가 됐던 장면인 톰 크루즈가 바이크를 타고 절벽 꼭대기에서 낙하하는 순간은 스턴트 연기뿐 아니라 스턴트 촬영이 없으면 뽑아낼 수 없는 명장면이었다. 대형 드론 카메라로 난이도 최고의 이 장면을 만들어낸 이는 한국계 오스트레일리아인으로 특수촬영 전문가인 스티븐 오 엑스엠2(XM2) 대표(50)다.



본사가 있는 멜버른과 엘에이, 애틀랜타, 런던에 이어 최근 서울 성수동에도 사무실을 연 스티븐 오를 지난 4일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났다. ‘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007 노타임 투 다이’ ‘존 윅4’, ‘스턴트맨’ 등 할리우드 대작에 참여한 그는 ‘1947 보스톤’으로 한국 영화와 첫 인연을 맺으며 ‘하얼빈’ ‘호프’ 등 한국영화 기대작들도 특수 촬영을 맡았다.



“한국 영화 현장은 ‘액션’을 외치는 방식부터 스태프 운영이나 촬영장 문화까지 할리우드와 전혀 달라요. 호주에서 나고 자란 저에게는 낯설고 어렵지만 그만큼 도전의식을 자극하고 정감도 있어 매력적입니다.”



태권도 사범이었던 아버지가 이민 오며 멜버른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린 시절부터 태권도뿐 아니라 각종 익스트림 스포츠를 섭렵하며 자랐다. 이십 대 초반 스키점프를 하다가 추락해 큰 사고를 당한 뒤 재활을 하다가 마침 촬영 온 한국 광고팀을 도우면서 우연히 영상 산업에 입문했다. 한국 회사의 현지 광고 제작에 참여하다 공중 촬영에 어려움을 겪자 그는 드론 기술을 배웠다. “모형헬기 날리는 취미가 있었고, 또 공학을 전공하며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해 현장에서 부딪치는 기술적 어려움을 그때그때 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촬영용 드론 개발을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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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현장에서 특수 촬영 중인 스티븐 오. 스티븐 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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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광고 제작사로 시작한 엑스엠2는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특수촬영에 집중했다. 4㎏ 카메라를 장착한 40㎏의 무게로 시속 190㎞를 질주할 수 있거나 장시간 땅에 내려오지 않고 떠 있을 수 있는 드론 등 스턴트 촬영용 장비를 개발했다. 또 전투기 비행 촬영을 위해 오 대표가 직접 전투기를 타고 헬기 맨 앞에 장착한 카메라를 조종하는 등 모든 현장에서 직접 위험한 촬영을 한다. 전문가들로 가득한 할리우드 현장에 처음부터 안착한 건 아니다. “‘캐리비안의 해적:죽은 자는 말이 없다’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찍을 때 참여했는데 처음엔 카메라 스태프들이 저희 팀을 무시하더라고요. 제가 촬영할 때 뒤에 와서 빤히 쳐다만 보더니 촬영을 끝냈을 때는 엘에이에 사무실을 차리라고 적극 권하더군요.”



할리우드 대작 전문이던 그가 한국영화와 인연을 맺은 건 ‘1947 보스톤’의 오스트레일리아 촬영 때다. “카메라를 매달고 달리는 암카를 현지 대여했는데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제가 다루면서 다른 장비들도 지원했어요. 현장을 지휘하던 강제규 감독의 성품에 반해 한국영화에 대한 첫인상이 너무 좋았죠.” 그는 최근 촬영을 마친 ‘호프’에서도 “나홍진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과의 호흡도 잘 맞아 앞으로 한국 영화 특수촬영에도 적극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할리우드 대작들이 타이에서 촬영을 많이 하는데 계속되면 타이가 한국을 제치고 아시아의 할리우드가 될 수 있다”며 “한국에 제2의 할리우드를 만드는 게 내 꿈이다. 앞으로 작업하며 쌓은 인맥을 통해 할리우드에 한국을 열심히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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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턴트맨’ 촬영 현장에서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가운데)와 함께한 스티븐 오 대표(왼쪽). 스티븐 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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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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