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보름여 만에 후속 기자회견, 구체적 부양 규모는 없어…이달 첫 거래 본토 증시는 급등 화답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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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보름여 만에 다시 경제정책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기부양 후속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명확한 경기부양 목표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대신 대부분을 경제 낙관론으로 채웠다. 부양 의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고 있지만 억눌렸던 중국 증시는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 등은 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거시정책 경기대응력 강화 △내수 확대 △기업지원 확대 △부동산 시장 침체 방지 및 안정 촉진 △자본시장 활성화 등 5개 측면에서 지속적 경기회복 촉진을 위한 점진적 정책 패키지 출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정 주임은 "1조위안(약 189조원) 초장기 특별국채가 지방정부에 모두 배분됐다"며 "내년에도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을 지속하고 투자방향을 최적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국채와 기타 지원들은 기존 유휴 토지를 활성화하고 기존 상업용 주택 소화를 가속화하며 기존 주택 대출 이자율을 낮추고 토지와 조세, 금융 정책 개선을 가속화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부양 계획에 대한 질문엔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지원 대상을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타깃형 지원을 하겠다는 건데, 전방위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톤은 분명 아니다. 정 주임은 "국경절을 앞두고 극빈층과 고아 등에게 일회성 생활지원금을 지급했듯이 학자금 지원 수준과 대출 규모를 늘리고 금리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며 "기업의 대규모 장비 재투자에 대해서도 지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투자 활성화에 대해서는 내년 집행계획을 미리 밝히는 식으로 시장의 이해를 돕고 경제주체들이 투자계획을 미리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 주임은 "내년도 중앙예산 1000억위안 투자계획와 연내 1000억위안 이중 건설(국가 주요전략 실행과 동시에 핵심 발전역량 구축) 프로젝트 목록을 미리 발표해 지방정부가 사전작업을 가속화도록 먼저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업에 대해서는 올해 만료되는 세제지원과 실업보험, 기술향상 보조금 등에 대해 관계부처 연구와 평가를 바탕으로 정책의 지속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한다. 정 주임은 "기업의 생산이나 운영, 건전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중단되거나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추가적이고 대대적인 기업 지원 패키지가 나오지는 않음을 분명히 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시장 촉진과 하락 방지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주임은 "화이트리스트 대출 공급을 늘리고 유휴 토지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특수채권 등을 사용, 조정할 것"이라며 "이미 기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정책이 도입돼 활발하게 집행,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4일 중국 런민은행(인민은행) 등 핵심 경제주체들이 직접 나서 금리인하를 주축으로 하는 1조위안(약 189조원) 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었다. 시장은 뜨겁게 화답했고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대해서도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회견은 사실상 그간 발표된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설명회 수준이었다.
구조적으로 대규모 부양책을 당장 또 내놓긴 어려웠다. 이날 회견 자체가 지난달 24일 부양책 발표 이후 진행된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 29일 국무원 최고위층 회의 등에서 논의된 후속 내용들을 종합하는 취지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부양 의지를 기대했던 시장엔 실망감이 읽힌다. 중국 정부가 대신 뜬금없이 현 경제상황에 대한 낙관론을 강력하게 전개했기 때문이다. 보름여 전에 이뤄진 판궁성 인민은행장의 기자회견 역시 기저엔 경기낙관론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무려 1조위안 규모 부양책을 동반하는 낙관론의 행간을 문자 그대로 낙관론으로 읽은 사람은 없었다.
24일 중국 베이징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9.24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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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날 회견은 구체적 부양책 없이 시종 경제상황에 큰 문제가 없다는 톤으로 일관했다. 시장이 기대하던 '숫자'는 대신 경제상황 자화자찬에 대부분 할애됐다. 정 주임은 "거시적 관점에서 볼 때 경제운영은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발전하고 있다"며 "대규모 산업 부가가치가 올 상반기보다 5.8% 늘었고, 경기부양성이 높은 전기차 등의 생산량은 31.3%, 반도체 생산량은 26.6%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8월 위안화 표시 수출은 6.9% 늘었고, 도시일자리가 20만개 늘어나며 경제의 새로운 원동력이 성장과 확장을 가속했다"며 "끊임없이 최적화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상황에 대해서도 긍정 분석했다. 정 주임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빠르게 회복되고, 주식시장이 회복 및 상승하며 국경일 연휴 기간 시장 소비가 늘어나는 시장호황이 발생하는 등 상당한 개선이 있었다"며 "우리는 연간 경제사회 발전 목표와 과업을 달성하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이며 건전한 경제사회 발전을 유지할 것을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장의 시각과는 괴리가 있다. 정 주임이 언급한 9월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개선됐지만 여전히 시장의 '위축 전망' 영역인 50선 아래에 머물고 있으며, 제조업 PMI를 제외한 비제조업 PMI와 민간이 집계하는 차이신 PMI 등은 모두 전월 대비 1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극도로 얼어붙은 현장 심리를 반영했다.
때 이른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약 8일간 거래되지 않으며 눌려왔던 중국 본토 증시 투자심리는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현지시간 오후 1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4.8% 안팎 오른 가운데 거래되고 있으며, 심천종합지수도 무려 7%대 상승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숫자가 빠진 부양책은 본토의 국경절 연휴 기간에도 랠리를 이어 온 홍콩 항셍지수까지 부양하진 못했다. 항셍지수는 6%가량 빠진 상태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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