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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정기선 HD현대 대표 취임 3년… 조선업 슈퍼사이클 타고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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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이달 12일로 대표이사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1982년생인 정 부회장은 2021년 10월 12일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지주)와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됐고 약 2년만인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200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후 HD현대 경영지원실장, 선박·해양 영업본부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등을 지내면서 그룹을 이끌 청사진을 그렸다.

정 부회장은 조선업 중심이었던 HD현대 사업을 건설기계·전력기기 분야 등으로 확장했다. HD현대는 HD한국조선해양(조선), HD현대사이트솔루션(건설기계), HD현대오일뱅크(에너지) 등 세 중간지주를 필두로 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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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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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 취임 이후 HD현대의 재계 순위는 9위에서 8위로 상승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HD현대의 공정자산은 2022년 말 80조6700억원에서 지난해 말 84조7900억원으로 5.1% 늘었다. 정 부회장이 취임하기 이전인 2021년(63조8030억원), 2020년(62조863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32.8%, 34.8%씩 늘었다.

매출액 역시 2년 연속 60조원을 넘겼다. HD현대의 지난해 매출액은 61조3313억원으로 전년(60조8497억원) 대비 0.7% 늘었다. 정 부회장이 취임했던 2021년(44조1360억원, HD한국조선해양 포함)과 비교하면 38.9%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정유 부문 정제 마진이 하락하고 건설기계 업황이 악화하면서 2조316억원을 기록해 전년(3조3870억원) 대비 40% 줄었다. 2021년(1조3355억원)보다는 5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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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올해 1월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HD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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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의 성장세를 이끈 것은 조선·해양 부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타고 수주 잔고를 넉넉히 채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선사들이 신조선 구매에 나서면서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선박만 선별해 수주하고 있다. 특수선 분야에서는 한화오션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HD현대마린엔진 인수 등으로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섰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AM(After Market·선박 유지·보수) 설루션 사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개조, 디지털 설루션, 벙커링(선박 연료유 공급) 사업을 한다. 2017년 240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1조4305억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또 올해 STX중공업을 인수해 HD현대마린엔진을 출범시키며 선박 엔진 분야 영업망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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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맨 왼쪽) HD현대 회장과 정기선(맨 오른쪽)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이 HD현대마린엔진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HD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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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계 부문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HD현대의 건설기계 3사 매출은 2021년 7870억원에서 2022년 1조1258억원, 2023년 1조6411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건설업 불황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건설기계의 무인자동화·친환경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건설기계 미래 혁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HD현대의 전력기기 부문은 전 세계적인 수요 폭등으로 향후 그룹을 이끌 주요 사업으로 꼽힌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분기에 매출 9169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기록해 단일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1년 전보다 각각 43%, 257%가량 증가한 수치다. 누적 수주는 6조8276억원으로 약 5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정 부회장은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정 부회장은 유치원비 지원, 유연근무제 확대, 직장어린이집 드림보트 개원 등 가족 친화적인 정책을 도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고령화사회 회의를 하기 위해 HD현대 직장어린이집을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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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사내어린이집에 자녀를 등원시키는 여성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HD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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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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