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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통역이 커브를 던진다길래" LG 에르난데스, 美에서 못 배웠던 커브를 사회인야구에서 배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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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사회인야구 투수 통역이 LG를 구했다? 영화 같은 일이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 벌어졌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로는 집요하게 콘택트하며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미국에서는 잘 던지지 않았던 제3의 구종 커브를 배웠다. 선생님은 가까이 있는 통역이었다.

에르난데스는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4일 잠실구장에서 훈련하며 KBO리그 데뷔 첫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준플레이오프 기간 계속 불펜투수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했다. 우선 1차전은 유영찬이 부친상으로 뛸 수 없어 LG가 리드하고 있다면 에르난데스가 마지막에 나올 수도 있다.

4일 훈련을 마친 에르난데스는 "시즌 중에도 중간에 나가본 적이 있어서 정신적인 준비는 됐다. 내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오직 승리다. 팀이 이기는 데 보탬에 되고 싶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뭐든 좋다"고 불펜 보직을 받아들인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21일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는 8회와 9회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앞서 열린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로 나왔다가 1회 2번타자 허경민에게 '헤드샷'을 던지고 퇴장당했고, 2경기에 구원 등판한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나는 마운드에서 경쟁하는 일을 즐기는 선수다. 감독님이 그 상황에 나를 투입했다면 상황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열기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에르난데스는 "그날 마무리로 나왔을 때는 1경기 몸에 맞는 공으로 인해 야유가 들렸다. 그래서 더 집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 집중하고 몰입해서 던지다 보면 외부의 소음 같은 것들이 잘 안 들릴 때가 있다. 그래서 그냥 집중하고 던졌다. 내일도 아마 엄청나게 시끄러운 가운데 경기가 열릴 텐데 그래도 집중해서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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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KBO리그 첫 등판 뒤로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에르난데스는 한국과 미국의 야구 차이에 대해 "처음에는 똑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경기 던져 보니 상대 팀에서 내가 뭘 던지는지 간파하고 있더라. 그래서 커브를 적극적으로 섞기 시작했다. 미국 타자들은 홈런과 장타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선다. 그런데 한국 타자들은 출루를 더 신경 쓴다. 그래서 삼진 잡기가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래서 투구 패턴에도 변화를 줬다. 에르난데스는 지난달 3일 KIA를 상대로 6이닝 6실점에 그치며 패전을 안았다. 그러나 8일 한화전 5이닝 2실점, 14일 NC전 6이닝 1실점으로 반등한 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26일 키움전을 5이닝 1실점으로 마쳤다. 8일 한화전은 에르난데스가 슬라이더를 줄이고 커브의 비율을 높이기 시작한 시점이다.

그런데 이 커브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바로 '사회인야구 투수' 통역이 힌트를 만들어줬다는 점이다. 에르난데스는 "통역(정종민)에게 커브를 배웠다. (정종민 씨가)사회인야구 투수로 뛰는데 커브를 던진다고 하길래 그립을 보여달라고 했다(정종민 씨는 부끄러워하며 임찬규에게 배운 구종이니 사실 임찬규가 에르난데스에게 가르쳐 준 셈이라고 했다). 그 그립으로 던져보니까 잘 들어가서 계속 훈련했다"며 "그 전의 그립은 불편했다. 단기간에 커브를 습득해야 해서 한 번 배워봤는데 운 좋게 나에게 잘 맞았다"고 말했다.

올해 kt 상대로는 한 차례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다. 이제는 마무리를 맡아야 할 수도 있다. 에르난데스는 "기대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긴장도 된다. 그래도 나가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잘 싸워보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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