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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인터뷰] 신민아 "로코 정석 깬 '손보싫' 변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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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신민아,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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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민아(40, 본명 양민아)가 '로코퀸'이란 수식어를 재입증함과 동시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수놓았다. 분명 달랐다. 자신의 손해를 따지며 거침없는 사이다 행보를 보인 손해영 캐릭터로 보다 인간미 넘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완성해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 1일 종영한 tvNXTVING '손해 보기 싫어서'는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와 피해 주기 싫어서 가짜 신랑이 된 남자의 손익 제로 로맨스를 그렸다. 신민아는 극 중 누구와 어떤 상황이든 손해인지 아닌지 계산하는 캐릭터 손해영으로 활약했다. 얼핏 보면 미워 보일 수 있었을 텐데 결코 밉지 않았다. '이래서 더 인간적이지!'란 생각이 들게 한 캐릭터로 신민아는 한층 더 시청자들과 가깝게 소통했다.

-종영 소감은.

"1년 전에 시작해서 (촬영이) 끝난 지는 좀 시간이 흘렀는데 본 방송 보니 1년 내내 손해영과 함께였던 것 같다. 끝났다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한 기분이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엄마의 죽음과 관련한 최종회 대본을 읽을 때부터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해영이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사랑을 갈구했다. 그런 엄마가 치매를 겪고 죽음까지 이르렀을 때 이 슬프고 깊은 감정이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해영이 답게 쿨한 태도로 하고 싶은데 감정이 새어 나는 게 점점 터져 나왔으면 했는데 많은 분도 그렇게 느꼈던 것 같아서 잘 표현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해영이를 안아주는 지욱이의 모습도 좋았던 것 같다. 위탁가정의 사랑에 대한 메시지도 잘 전달됐던 것 같다. 그리고 해영이가 지욱이에게 가짜 결혼을 제안해서 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별은 한 번은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공감이 갔다."



-둘의 미래는 어땠을까.

"다시 결혼하고 해영이의 사업체도 잘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해영이란 캐릭터를 너무 좋아했고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을 하든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손해 보기 싫어서'에 끌렸던 이유가 있나.

"이상하게 대본을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되더라. 사실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캐릭터가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보일까 초반에 우려했는데 그런 우려와 달리 해영이가 생각하는 손해란 기준에 성숙한 면이 있지 않나. 멋있기도 하고. 우리와 다르지 않지만 속 시원하게 표현하는 게 공감 가고 이런 게 사람들이 원하는 캐릭터가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 좋은 의미로 다가왔다."

-손해영의 매력 포인트를 꼽는다면.

"처음에 자연이 학교에 빨간 머리로 등장하지 않나. 아빠를 잃고 해영이가 많이 힘들고 방황하는 시기였을 텐데 선생님한테 '미움은 주는 사람이 손해지 받는 사람이 손해 아니잖아요'라고 말하지 않나. 해영이의 성숙하면서도 남한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자기를 보호하려는 지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해영이는 승진을 위해 가짜 결혼도 하고 비굴한 모습도 보이지 않나. 그런 모습이 초반 해영이가 가지고 가는 색을 표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각한 걸 가볍게 꺾어서 능숙하게 하는 것들이 기존 로코와 차별화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해영이 자체가 주체적이기도 하고 감정에 솔직한 캐릭터라 거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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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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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마지막 방송까지 하다 보면 싱크로율이 좀 높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 작품을 내가 했으니 같이 공감하면서 보지 않나. 지금은 100%라고 생각한다."



-연기하며 가장 신경 썼던 점은.

"해영이가 표현하는 것들이 많지 않았나. 그런 게 진짜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욕하는 장면 같은 경우 입에서 나오는 게 자연스러우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많이 신경 썼다. 신경 쓴 만큼 반응이 좋아서 뿌듯함을 느꼈다. 이번 작품은 전작들과 달리 욕을 하면서도 그걸 코믹적인 요소로 가지고 가야 하니까 장르로 풀어야 하는 욕이었다. '저런 언니 있을 것 같다'는 느낌으로 많이 생각하며 표현했던 것 같다."



-'손해 보기 싫어서'를 보면서 가장 만족했던 점을 꼽는다면.

"코믹 부분이 잘 살았던 것 같다. 해영이의 경우 대사량이 다른 대본에 비해 많았다. 대사 자체가 많고 말하려는 것도 의도가 정확하게 있어야 하니 해영이가 말하는 대사의 의도나 연출의 의도, 작가의 의도가 잘 전달될까 했는데 코믹적인 부분은 특히 더 잘 산 것 같다. 그래서 시청자분들이 초반부터 재밌게 본 것 같다."

-파트너였던 김영대와의 호흡은.

"나이 차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해영이 캐릭터 자체가 엄청 당차고 터프한 면이 있는데 지욱이는 아르바이트생인데 손님이라고 부르지 않나. 대부분 로코를 하면 되게 친해지는 게 대부분인데 여긴 항상 선을 끝까지 유지해야 했다. 극 안에서도 연상연하였다. 그런 선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긴장감과 존중이 낯설긴 했는데 연기할 때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연상녀들이 좋아하지 않았나 싶다."

-로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확실히 로코가 재밌는 것 같다. 그리고 로코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틀이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이 대본에서 변주됐을 때 캐릭터가 조금씩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변할 때 전 작품과 다르게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성인용품을 소재로 한 장면도 있었다.



"처음에 편의점에서 콘돔 사는 장면도 내가 너무 민망해하면 다른 배우들도 계속 민망해할 것 같아서 그러지 않으려고 했다. 성인용품도 현장에 있어서 너무 민망했다. 괜찮은 것 맞나 그랬는데 장르로 잘 풀어서 다행이다 싶고, 참 과감해졌다 느꼈다. 거부감 없이 '손해 보기 싫어서'답게 잘 풀어낸 것 같다."

-직장 생활을 해 본 소감은.





"미혼 여성과 기혼 여성의 혜택 이러한 시선이 드라마에선 좀 뒤틀려 있지 않나. 직장인 분들이 해영이의 모습을 많이 좋아해 준 것 같아 좋았다. 꿀비교육 장면을 촬영할 땐 세트장에서 찍었는데 분위기가 재밌더라. 되게 열심히 하고 승진하려고 노력하는 직장인 해영이의 삶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손해'에 대해 계산을 하는 편인가.

"해영이를 통해 손해란 단어를 입 밖으로 정말 많이 내보냈다. 근데 해영이의 기준에서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손해의 기준은 아니니까 많이 배웠다. 아무래도 인간관계의 기준에서 내가 손해를 보고 안 보는 건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많은 상황을 겪고 느끼면서 세월이 갈수록 말랑말랑해진다고 느낀다. 이해심이 많아진다고 해야 할까.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손해 보기 싫어서' 전까지 '축의금 회수'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 없다고 하더라.

"부모님이 지금까지 낸 축의금이 어마어마할 것 아닌가. 축의금 회수란 단어를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들었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 축의금을 냈겠지만 그런 생각으로 접근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겐 그런 표현들이 생소한데 많은 분이 공감하더라.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하게 됐다."

-오랜 연인(김우빈)이 있기도 한데 결혼 계획은 아직인가.

"이 작품 이후 결혼에 대한 생각 자체에 영향을 받은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 좋은 소식 있으면 알려드리겠다."

-결혼에 대한 로망은 없나.

"작품 안에서 결혼을 진짜 많이 했다. 웨딩드레스도 많이 입고 여러 결혼의 형태를 연기했다.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장소가 어디든 아름다운 감정은 똑같은 것 같아서 그게 중요할 것 같다."



-'로코퀸'이란 수식어가 더욱 돋보이는 계기가 됐다.

"코믹신에 대한 욕심이 많다. 코믹 연기할 때 굉장히 즐거운 것 같다. 로코 할 때 내가 재밌어하는 모습이 좋다.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좋아해 주는 게 로코이기 때문에 로코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대중분들이 기억하고 좋아해 주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손해 보기 싫어서' 끝나고 했던 작품은 스릴러다. 그 안에서 다양하게 하는 것도 내게 숙제고 로코 못지않게 재밌다. 그때그때 좋은 작품에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게 내가 가야 하는 길인 것 같다.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다. 대중이 신민아를 떠올렸을 때 생각하는 이미지가 다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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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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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 촬영을 마쳤더라.

"'손해 보기 싫어서' 촬영이 끝나고 거의 일주일 뒤 첫 촬영에 들어갔던 것 같다. 기존과 다른 모습의 날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쉼을 가지고 있는데 쉼에 대한 계획은.

"최근 몇 년 동안 쉬지를 못했다. 계속 뭔가 뇌를 쓰고 있지 않나. 쉴 때는 온전히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몇 개월 동안은 나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방송할 때는 온 마음으로 본 방송을 보며 일하는 것과 똑같은 열정으로 지내다 보니 이젠 정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좀 다니고 시간적 여유가 많다면 무엇이든 배우고 싶다. 이 휴식 기간을 진짜 잘 보내고 싶다."

-쉼 없이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중독인 것 같다. 워커홀릭인 것 같다. 일하는 게 재밌다.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다른 걸 표현하고 그런 거에 희열을 느낀다. 그걸 표현하는 과정이 즐겁다. 그렇지만 체력 분배나 그런 걸 잘해야 좋아하는 일을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직업인 것 같다."



-요즘 콘텐트 업계 자체가 위기란 말을 자주 하는데 위기감을 느끼고 있나.

"작품 수가 많이 줄었다는 건 (체감으로) 느껴진다. 한국 드라마, 영화가 활발했을 때보다는 확실히 줄었고, 실제로 TV 편성도 예전엔 월화수목금토에 지상파 3사, 케이블들이 많았는데 편성이 적어졌다. 이 같은 상황 속 연달아 작품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0대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데뷔할 때는 내가 어떤 배우로 성장해야 할지, 어떤 사람인지 앞이 보이지 않았다. 마음도 조급하고 욕심도 엄청 많았다. 일이 풀리는 과정도 쉽지 않다고 느꼈던 것 같다. 20대 때에도 그 안에서 그런 고민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마흔이 된 시점에서 편해졌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직업에 대한 열정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성공과 실패가 나의 가는 길에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게 하는 마음의 노하우까지는 아니지만 그걸 아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여유 있게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내가 나를 믿으려고 하는 마음도 생겼다."



-40대에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이대에 맞게 표현할 수 있는 나의 모습을, 나도 모르는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 쉴 때도 내가 나를 잘 지켜보면서 매 순간 즐거움과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연기에 대한 갈망을 놓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빨리 안 이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든 지점이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변치 않고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똑같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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