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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당신 냄새나, 대리비 못 줘” 분노 부른 벤츠남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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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흰색 옷을 입은 대리기사가 자신의 옷 냄새를 맡고 있다. /보배드림


대리운전 기사의 몸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남성의 행동이 온라인에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벤츠남 대리 불러놓고 대리기사 냄새난다고 돈 안 줌’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어젯밤에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대리기사에게서 냄새난다고 대리비를 못 준다고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냄새난다고 하니까 대리기사가 자기 옷 냄새를 맡는 장면이 너무 짠하다”고 했다.

A씨가 올린 5분 분량의 영상을 보면, 차주로 보이는 남성은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냄새나서 대리비를 줄 수 없다”며 “그럼 당신이 잘하든지”라고 큰소리를 냈다. 이어 대리운전 회사에 전화해 “요즘은 노숙자 비슷한 사람들도 대리기사 하느냐”며 따지기 시작했다. 그는 “차에 XX 냄새 다 배었다”며 욕설했고, “죄송한 게 아니라, 기본은 지켜야 할 거 아닙니까. 안 그래요?”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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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옷을 입은 대리기사 차주로 보이는 남성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보배드림


대리기사는 자기 옷 냄새를 계속해서 맡은 뒤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러자 차주는 “냄새나는 거 인정하느냐”며 대리기사를 향해 삿대질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의 항의는 영상 분량 5분이 다 지나도록 끝나지 않았다.

A씨는 “회사에 (항의) 전화하면 배차가 안 되는지 대리기사님이 계속 사과하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결국 냄새나는 거 인정하게 해서 차주는 돈도 안 주고, 지켜보던 분이 계좌로 대리기사분 대리비를 챙겨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 차주가 꼭 대리기사분에게 대리비와 제대로 된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글은 4일 오전 11시 기준 10만회 넘게 조회됐다. 네티즌들은 “대리기사님도 누군가의 아빠이고 한 가정의 가장일 텐데 인신공격도 모자라서 대리비까지 안 줬다는 건 인성 쓰레기다” “냄새가 심했으면 출발하기 전에 기사를 바꿔 달라고 하던가, 집에 와서 저러는 건 일부러 돈 안 주려고 하는 것 같다” “대리기사님 맘 많이 상하셨을 것 같다. 힘내시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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