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경남 통영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2024 KOVO컵) 여자부 조별리그 A조 개막전은 강소휘의 도로공사 데뷔전이었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친정팀인 GS칼텍스. 강소휘는 옛 동료들로부터 목적타 서브 폭탄을 맞으면서도 꿋꿋하게 버텼다. 여기에 16점을 올리며 공수에서 맹활약했지만,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하며 도로공사에서의 첫 승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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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2024 KOVO컵 두 번째 경기. 이날도 강소휘의 공수겸장의 면모는 빛났다. 외국인 선수 메렐린 니콜로바(불가리아)가 공격에서 기복을 보이고, 아시아쿼터 유니(카자흐스탄)의 리시브가 흔들려 경기력이 요동쳤음에도 도로공사가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강소휘가 기복 없이 매 세트 공수에서 중심을 꽉 잡아준 덕분이었다. 강소휘의 공수에 걸친 맹활약을 앞세워 도로공사는 세트 스코어 3-1(22-25 25-19 25-23 27-25)로 승리하며 KOVO컵 첫 승을 거뒀다. 강소휘가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올린 첫 승이기도 하다.
강소휘는 이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7개의 리시브를 37.04%의 준수한 효율로 받아 올렸다. 유니의 리시브 효율이 단 8%에 그친 상황에서 강소휘마저 리시브가 무너졌다면 도로공사의 공격 작업은 훨씬 더 어려워졌을 게 분명했다. 득점력도 지난 GS칼텍스전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블로킹 1개, 서브득점 1개 포함 21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팀 내 최고인 47.50%였다. 강소휘가 팀의 중신을 꽉 잡아주는 가운데, 유니가 23점(공격 성공률 33.93%), 니콜로바도 20점(40%)을 올리며 도로공사의 삼각편대는 64점을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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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 출신의 자비치(크로아티아)가 23점을 올리긴 했지만, 공격 성공률도 33.33%로 다소 저조했다. 게다가 결정적인 승부처마다 상대 블로킹에 걸리거나 상대 수비에 걷어올려지는 등 결정력이 좋지 못했다. 여기에 페퍼저축은행의 토종 주포 박정아도 15점, 공격 성공률 25%에 그치며 강소휘와의 토종 에이스 맞대결에서도 완패하면서 KOVO컵 2연패에 빠지며 준결승 진출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경기 뒤 승장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아직 (강)소휘의 컨디션이 100%는 아니다. 기량은 물론 승부욕도 좋은 선수라 V리그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강소휘를 치켜세웠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은 강소휘는 “‘연봉퀸’이라는 부담감이 없을 순 없다. 다만 GS칼텍스에서는 고참 급이다보니 쓴 소리도 하고 했어야 하는데, 도로공사에는 베테랑 언니들이 많아서 그 짐을 나눠가져가 주니 좋다. 배구하는 게 훨씬 즐거워졌다”라고 이적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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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후 첫 승에 대한 소감을 묻자 강소휘는 “이왕이면 친정팀 상대로 첫 승을 거두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배구란 게 나 혼자 잘 한다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잘 해야 이기니거니까. 이번 경기 들어가기 전에 언들과 함께 ‘1승 해보자’라며 마음을 다 잡고 들어왔다. 덕분에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라고 동료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지난 29일 친정팀인 GS칼텍스를 상대할 때 어색하거나 그렇진 않았을까. 강소휘는 “친정팀을 이기고 싶긴 했다. 그런데 이기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의욕만 더 앞서게 되니 ‘상대팀 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다만 지젤 실바가 째려볼 땐 좀 무섭긴 했다”라고 웃었다. 실바의 강서브를 받아내지 못하고 서브 에이스를 허용한 것에 대해 묻자 “VNL이나 그런 국제대회에서 더 강한 서브도 받아봐서 덤덤했다. ‘다음에 하나 더 때려’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리시브에 들어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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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에 더 치중했던 GS칼텍스 시절에 비해 도로공사 이적 후 강소휘의 리시브 비중이 다소 올랐다. 강소휘는 “체력적 부담이 더 있긴 하다. 그래도 내가 이겨내야 할 문제고, 콜 사인만 원활하면 앞으로 더 리시브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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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는 숙소와 홈 구장이 모두 경북 김천에 위치해있다. ‘김천 라이프’에 대해 묻자 강소휘는 “김천이 소도시라서 잘 안되어 있을 것 같겠지만, 커피 배달도 된다. 없을 건 없어서 좋다”라면서 “GS칼텍스 시절엔 가평 숙소에서 지냈지만, 김천에서는 투룸 오피스텔을 하나 구해서 훈련장까지 출퇴근하고 있다. 배달 음식과 식당도 잘 되어 있어서 먹는 것도 지장없다. 즐겁게 출퇴근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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