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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말도 안 되는 한 해였다” 김하성의 지독했던 ‘아홉수’ [시즌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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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생 김하성은 2024년이 만으로 스물아홉이었다. 그리고 그는 ‘아홉수’를 제대로 겪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해였던 거 같다.”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하성은 한 시즌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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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에게 2024시즌은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포스트시즌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김하성은 함께할 수 없다.

지난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 3회초 공격 도중 1루에서 투수 견제에 귀루하던 도중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처음에는 큰 부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재활 진행이 생각보다 더뎠고 결국 어깨 수술을 택하면서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마지막 8경기에서 타율 0.385(26타수 10안타) OPS 1.006을 기록중이었다. 마침내 타격이 리듬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부상에 발목 잡혔다.

유독 사건이 많았다. 이전 소속팀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등 좋은 일도 있었지만, 아쉬운 일도 있었다.

시즌전에는 공갈 협박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시즌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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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타석에서 보여준 내용에 비해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타석 내용은 좋았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의 공을 쫓는 비율은 18.6%로 리그 상위 3% 수준이었고 헛스윙 비율(15.9%) 상위 9%, 삼진 비율(16.4%) 20%, 볼넷 비율(12.3%) 5%의 수준급 선구안을 보여줬다.

타구의 질도 괜찮았다. 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의 강한 타구 비율(35.4%)과 배트 중심에 맞는 정타 비율(3.4%)은 각각 리그 하위 23%, 18%로 리그 전체로 놓고 보면 좋은 수준은 아니었으나 모두 커리어 하이였다.

그러나 결과가 따르지 않았다. 이번 시즌 김하성의 인플레이 타구에 대한 타율(BAbip)은 0.261로 앞선 두 시즌(2022년 0.290, 2023년 0.306)에 비해 낮았다.

한마디로 운이 없었다. 김하성은 시즌 내내 잘 맞은 타구가 수비에 잡히는 것에 대한 절망감을 드러냈다. 끝내 이 절망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유격수로 수비 위치를 옮기면서 실책이 늘어난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글러브가 그를 괴롭혔다. 시즌 초반 이전에 쓰던 글러브가 아닌 골드글러브 주관 업체에서 받은 골드글러브 패치가 붙은 글러브를 사용했는데 이것이 손에 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결국 시즌끝까지 새 글러브를 훈련중에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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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하루라도 빨리 부상을 털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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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중간 이런저런 부상이 있었지만, 늘 그랬듯 잘 견뎌냈던 그였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는 피하지 못했다. 이전에도 몇 차례 다쳤던 오른쪽 어깨가 결국 탈이 났다.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재활 페이스를 끌어 올렸지만 돌아오지 못했다. 마이크 쉴트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다”.

재활이 계속해서 벽에 부딪히자 김하성은 어깨 수술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번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 선수가 수술을 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겠지만, 그는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오겠다는 생각에 수술을 결정했다.

김하성은 “많이 힘들기도 했고, 마지막에 또 이렇게 끝나서 더 힘든 것도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미래는 내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시즌을 치르며 꼬였던 부분들도 많았고, 결과가 이래서 아쉽다. 이런 일도 내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지만 결국 일어났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수술 후 재활해서 복귀하는 것”이라며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피닉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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