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달려온 7년…올 시즌 마치고 포스팅 통해 MLB 도전
"여러 가지로 아쉬운 시즌…올해 야구가 쉽지 않다는 걸 배웠죠"
적시타 때리는 김혜성 |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126경기, 타율 0.327, 165안타, 11홈런, 75타점, 90득점, 30도루.
KBO리그에서 손꼽는 내야수 가운데 한 명인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결승점을 앞둔 상황에서의 성적표다.
올 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예정인 김혜성은 그 어느 해보다 열심히 준비했고, 쉬지 않고 뛰었다.
그러나 올해 밟아온 길을 돌아보니 아쉬움만 가득하다.
김혜성은 지난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로 아쉬운 시즌이다. 원래 잔 부상이 별로 없는데, 올해는 부상으로 좀 빠져서 그게 제일 아쉽다"면서 "1군에서 7년 동안 뛰었는데, 그게 쌓여서 올해 부상으로 온 게 아닌가 싶다. 그동안 몸을 너무 혹사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18년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한 이후 김혜성은 올해까지 7시즌 동안 연평균 134경기에 출전했다.
한 시즌 팀이 치르는 경기가 144경기니, 1년에 고작 10경기 정도만 그라운드에 나오지 못한 것이다.
김혜성,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 |
홍원기 키움 감독이 "김혜성은 걷지 못할 정도는 돼야 쉬겠다고 한다"고 말할 정도로 투지가 넘치는 김혜성도 올해는 부상 때문에 16경기나 결장했다.
올해 남긴 성적도 만족스럽지 않다.
삼진이 조금 줄어든 걸 빼면, 3할을 훌쩍 넘은 타율을 비롯한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스스로 실망스럽다고 했다.
또한 시즌 초반 주장을 맡았다가 팀을 잘 이끌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팀이 올 시즌 최하위에 그치는 데 책임이 있다고도 말했다.
'제가 끝냈습니다' |
김혜성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냐고 물으니 "힘들어도 스트레스를 잘 풀지 못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대신 근력 운동으로 근육을 자극하고, 훈련으로 기술을 보완하는 데 힘쓴다.
마치 직장인이 회사에서 일이 잘 안 풀린다고 퇴근할 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잔뜩 일거리를 짊어지고 집에 돌아가는 격이다.
결국 스트레스의 원인은 야구가 마음대로 안 돼서다.
김혜성은 "다른 취미를 가진다고 해도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가리는 거다. 저는 훈련해서 야구가 잘 된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야구가 잘 돼야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했다.
첫타석부터 왕관 쓰는 김혜성 |
올 시즌 고척 스카이돔에서 MLB 스카우트를 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그는 "관심 속에서 야구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면서 "경기 중에 시선을 느끼진 않았다. 만약 느꼈다면 제 집중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했다.
팬들에게 남기는 작별 인사는 다음 기회로 미뤘다.
김혜성은 "아직 인사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 MLB 구단과 계약이 된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