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7 (금)

'이럴 수가' 손흥민 토트넘과 끝내 작별하나?…"아무 대화 없었다" 재계약 드디어 털어놓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못한 상태였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 기간은 1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재계약 협상은 없었다. 협상만 시작하면 곧바로 결론을 지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인지, 아니면 손흥민과 동행을 이어갈 의지가 없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분명한 건 아직 손흥민은 재계약 조건도 들어보지 못했다는 거다. 이는 현지 매체도 아닌, 손흥민이 직접 밝힌 내용이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카라바흐FK와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라운드를 치른다.

이번 경기는 두 시즌 만에 UEFA 주관 대회로 돌아온 토트넘의 첫 번째 경기다. 유로파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이전처럼 조별리그 형식이 아닌 본선 진출 팀들을 포트로 나눠 무작위로 추첨된 8개팀과 승부를 펼쳐 토너먼트 진출 방식을 가린다. 1위부터 8위까지 토너먼트로 직행하고, 9위부터 24위는 토너먼트 진출권을 두고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강팀들은 약팀을 상대로는 무조건 승점 3점을 따내야 토너먼트 진출이 수월하다.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 손흥민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손흥민은 재계약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계약 기간이 1년도 남지 않은 손흥민의 재계약은 현지 토트넘 팬들은 물론 손흥민을 응원하는 국내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 때문에 손흥민의 답변에 관심이 쏠렸다.

엑스포츠뉴스


손흥민의 입에서 나온 답은 충격적이었다. 현지 기자회견 소식을 전한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자신은 아직 토트넘과 재계약 관련 대화를 나눈 적이 없지만, 이번 시즌에 모든 걸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우리는 아직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나는 정말 분명하다. 나는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이 나이가 되면 매 순간이 목표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많은 대회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점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이어 "나는 이 상황, 그리고 올해에만 집중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건 이 구단과 선수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걸 얻는 것이다. 그게 내가 노력하는 이유"라면서 재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계속해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며 "하지만 나는 이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다. 내가 여기에서 뛴지 거의 10년이 다 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 중요한 건 내가 아직 구단과 계약을 맺은 상태라는 거다. 나는 내 계약이 끝나기 전까지 모든 걸 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나왔던 긍정적인 전망을 모두 뒤집는 발언이다.

엑스포츠뉴스


이달 초 '풋볼 런던' 소속이자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는 토트넘 팬들의 질문에 답변을 달아주는 시간을 가졌다.

한 팬은 골드 기자에게 손흥민의 재계약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고, 이에 골드 기자는 "나도 그런 일이 생기길 바란다"며 "토트넘은 손흥민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선수인지 알고 있다. 손흥민은 30대에도 환상적인 선수이며 토트넘 내에서 가장 큰 스타다. 그는 주장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골드 기자는 그러면서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1년 연장시킬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지만, 양측이 모두 (재계약을) 바란다면 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7월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은 손흥민의 현재 계약은 2025년 6월에 끝난다. 2024-25시즌이 개막했기 때문에 이번 시즌이 폐막하면 손흥민도 자유계약(FA)으로 풀려나 토트넘을 떠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동행을 조금이나마 더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현재 계약 조건에 포함되어 있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는 거다. 만약 토트넘이 손흥민의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경우 손흥민은 2025-26시즌, 즉 2026년 6월까지 토트넘에서 뛸 수 있게 된다.

토트넘이 연장 옵션이라는 선택지까지 보유한 상황에서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을지는 확신하기 힘들다. 또한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시키더라도 이것이 손흥민을 위한 선택인지, 혹은 이적료를 받고 손흥민을 매각해 차익을 남기려는 구단을 위한 선택인지도 알 수 없다.

엑스포츠뉴스


1년 연장이라는 것 자체도 사실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 결국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을 것인지 선택하는 데에는 손흥민이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가 영향을 미칠 텐데,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건 그저 이 선택을 1년 미루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친선경기 이후 재계약 관련 질문에 "아직 토트넘 선수이기 때문에 더 드릴 말씀은 없다"며 "주어진 위치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평소 손흥민을 노리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이 또다시 손흥민에게 접근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신분이 되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선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손흥민의 마케팅적 가치만 따져도 남는 게 많을 거라는 판단이다.

엑스포츠뉴스


손흥민의 연장 옵션이 발동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손흥민 영입을 포기할지는 확실치 않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이적료 없이 손흥민을 매각하는 것보다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이적료를 받고 파는 게 남는 장사다.

손흥민은 언제나 토트넘에 진심이었다.

최근 열린 팬 포럼에서도 손흥민은 "우리는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다. 난 아직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여기서 뛴지 벌써 10년이 됐다. 내가 토트넘에서 얼마나 행복할지 여러분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에서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고, 나는 단지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원하는 건 승리"라며 토트넘에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손흥민은 "언젠가 내가 이 클럽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여러분 모두가 웃는 걸 보고 싶고, 모두가 나를 레전드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 싶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토트넘을 떠나게 되더라도 토트넘 팬들이 자신을 팀의 레전드로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손흥민의 말처럼 축구에서 절대라는 건 없다. 특정 팀의 핵심 자원이었던 선수가 라이벌 팀으로 이적하는 경우도 있고, 잘나가던 슈퍼스타가 부상을 당해 그대로 커리어가 꺾이는 경우도 많다. 비슷하게 한 팀에 평생 충성할 것처럼 생각되던 선수가 팀을 떠나는 것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9년, 10년을 뛰더라도 이후 일은 모른다는 이야기다.

엑스포츠뉴스


팬의 질문에 대한 손흥민의 답변 중 그나마 확신할 수 있는 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 이후에도 레전드로 불릴 선수라는 것이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 소속으로만 400경기 이상 출전해 164골을 넣으면서 구단 역대 득점 5위에 오른 명실상부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다. 2010년대 토트넘의 황금기에는 언제나 손흥민이 있었고, 토트넘이 어려울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한 선수도 손흥민이었다. 팀 내 위상이나 영향력 등을 따져도 손흥민이 레전드로 불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다만 손흥민은 자신이 아직 토트넘의 레전드로 불리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바로 우승 경력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토트넘에서 레전드가 되고 싶다. 한 팀에서 10년 동안 뛰는 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항상 꾸준한 모습을 유지해야 하고 클럽에 무언가를 갖고 와야 한다"며 토트넘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엑스포츠뉴스


당시 손흥민은 "나는 아직 이 클럽(토트넘)의 레전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때 팀의 레전드라고 불리면 정말 기쁠 것"이라며 "내가 토트넘에 온 이유는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즌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현실적으로 손흥민과 토트넘이 이번 시즌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건 컵 대회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PL)와 FA컵, 카라바오컵(리그컵) 외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하는 중인데, 토트넘 입장에서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컵 대회 우승을 노리는 것이 더 수월한 게 사실이다.

특히 유로파리그가 주목된다. 베팅 업체들과 현지 도박사들은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꼽는다. 두 팀은 올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