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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복귀 첫해 10승으로 마무리…내년엔 더 높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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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류현진은 올 시즌 남은 경기에 더는 등판하지 않는다. 10승을 거두며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류현진은 일찌감치 2025년 준비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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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류현진(37)이 KBO리그 복귀 첫 시즌을 마감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24일 “류현진은 올 시즌 남은 경기에 더는 등판하지 않는다”며 “선수 본인은 한 경기 더 나갈 수 있다고 했는데 내가 말렸다. ‘내년에 팀을 위해 더 많이 던져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은 지난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3이닝 4실점)이었다. 그는 이날 1회 개인 통산 두 번째 만루홈런을 맞으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3회까지 추가 실점하지 않고 마운드를 지키다 4회를 앞두고 교체됐다. 당시 한화 관계자는 “왼쪽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선수 보호 차원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병원 검진이나 진료 없이 이튿날 곧바로 회복했다. 닷새 휴식 후 선발 등판하는 정상 로테이션을 따랐다면 2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등판할 차례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류현진 대신 신인 왼손 투수 조동욱을 선발 투수로 기용했다. 한화의 가을야구 도전이 무산된 상황에서 베테랑 류현진을 굳이 다시 내보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류현진은 11년 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올해 친정팀 한화로 돌아왔다. 지난겨울 소속팀이 없어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는데도 올해 28경기에서 158과 3분의 1이닝을 책임지면서 공 2599개를 던졌다. 김 감독은 “류현진은 고졸 신인으로 데뷔한 첫해(2006년)부터 지금까지 엄청나게 많은 이닝을 던졌다. 올해도 160이닝 가까이 소화했다. 대단한 일이고, 후배 투수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올해 한화 투수 중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웠다. 가벼운 팔꿈치 통증으로 등판이 며칠 미뤄진 적은 있어도, 아예 로테이션을 거르거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연쇄 부상과 부진 등으로 부침이 많던 한화 선발진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든든한 기둥 역할을 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은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이다. 그가 한화를 떠나던 12년 전과 마찬가지로 팀 내 최다 이닝, 최다승, 최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12년엔 1승이 모자라 해내지 못했던 두 자릿수 승리 고지도 밟았다. 무엇보다 에이스의 존재감에 목말랐던 대전의 야구팬을 관중석으로 불러모았다. 한화는 올 시즌 43번의 매진을 달성하면서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천하의 류현진도 시즌 초반에는 호된 시행착오를 겪었다. 올해 KBO리그가 처음 도입한 자동 볼판정 시스템(ABS)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팀 안팎의 폭발적인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려다 제풀에 무너지기도 했다. 류현진은 “나조차도 처음엔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컸던 것 같다. 5월 이후 부담을 내려놓으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고 털어놨다.

류현진은 여전히 국내 정상급 투수다. 25일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투수 중 원태인(삼성 라이온즈·3.66)과 손주영(LG·3.82) 다음으로 평균자책점이 낮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집계한 수비 무관 자책점(FIP)은 3.71로 카일 하트(NC·3.05)와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3.63)에 이어 전체 투수 중 3위다. 수비 효율 8위(0.650)인 한화에서 고군분투한 그는 마지막까지 “선발 투수로서 내가 해야 할 몫을 해낸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는 다짐을 지켰다.

한화는 27일부터 KIA 타이거즈-SSG 랜더스-NC와 차례로 홈 3연전을 치른다. 29일 NC전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다. 김 감독은 “(류현진의) 마지막 경기 등판도 생각해봤지만, 역시 다음 시즌 준비가 더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휴식 모드’에 돌입한 한화의 에이스는 이제 2025년 더 높은 비상을 준비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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