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경. / 국민연금공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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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 9월 24일 15시 2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영풍-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경영권 분쟁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가 특정 기업 편에 선다는 비판에 직면할까 봐 조심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다만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한 만큼 기금 수익률을 위해 지분 일부를 덜어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2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고위 관계자는 조선비즈에 “그간 국민연금은 경영권 분쟁과 같은 예민한 사안에는 가급적 휘말리지 않고자 노력해 왔다”며 “(국민연금 행보가) 특정 기업이나 세력 편을 드는 것으로 해석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영풍과 MBK가 추진 중인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고 ‘중립’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의 공개매수 참여 여부는 기금운용본부 내 주식운용실에서 검토해 결정한다. 이 관계자는 “자본시장이 이번 사안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내부적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영풍과 MBK는 이달 13일 고려아연 주식 6.98~14.61%를 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는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돼 경영권을 확보한다. 업계 추산 고려아연 지분은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 측이 33.13%,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33.26%다. 잔여 유통 물량은 22.92%다. 이를 고려할 때 장 고문 측이 지분을 7%만 확보해도 최 회장 측은 절반을 넘길 수 없게 된다.
경영권 갈등이 불거진 후 시장에서는 고려아연 지분 7.6%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공개매수 참여 여부를 주목해 왔다. 시장 중론은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쪽이다. 매우 민감한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굳이 한쪽 편을 드는 리스크를 감당하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MBK가 한국앤컴퍼니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개매수 때도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한 만큼 국민연금이 이익 실현을 위해 지분 일부를 덜어낼 가능성은 존재한다. 작년 초 에스엠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국민연금은 에스엠 주가가 치솟자 장내 매도를 통해 8.98%였던 지분을 4.32%까지 줄인 바 있다. 이를 통해 1200억원의 차익을 냈다. 국민연금 고위 관계자 역시 경영권 분쟁 개입은 경계하면서도 “모든 의사결정은 기금 수익률에 유리한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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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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