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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절차상 문제 없다” “규정 바꾸고 싶어도…” 질타 받은 축구·배드민턴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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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
정몽규 회장·홍명보 감독 등 출석
대표팀 사령탑 선임 등 비판 쏟아져
배드민턴은 후원사 물품 사용 관련 비판
체육회도 스포츠공정위 문제 등 질의받아


매일경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왼쪽),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왼쪽 둘째) 등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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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부조리와 불공정 문제로 도마에 오른 대한축구협회와 대한배드민턴협회, 대한체육회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부터 강도 높은 질타를 받았다. 특히 축구협회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을 비롯한 협회 전반적인 운영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 모두에게 비판을 받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대한축구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 대한체육회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현안 질의에 답했다.

문체위 위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축구계 행정 전반에 걸친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 회장과 홍 감독의 거취까지 문제 삼았다. 특히 지난 6월 30일 열린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11차 회의를 놓고 절차적 정당성 문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던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돌연 사임하고,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 후속 작업을 이어 홍명보 감독을 최종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이임생 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 업무를 겸임한 건 KFA 정관 위반”이라면서 “홍 감독 선임 이후 열린 이사회 안건, 결정 사안 등 어디에도 이 이사에게 전력강화위 업무 일부를 위임한다는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축구협회를 “동네 계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까지 표현했다. 또 이날 국회 문체위에서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한 자료들이 개인정보 보호, 비밀 약정 등을 이유로 비공개되는 등 전반적으로 부실한 문제를 놓고도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충남 천안에 건립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NFC) 건설 과정에서 정 회장이 소유한 HDC그룹 계열사 HDC현대산업개발이 개입된 정황을 지적했다. 배 의원은 가상의 디자인으로 ‘HDC아레나’라는 문구가 삽입된 NFC 한 조감도를 보여주면서 “정몽규 회장이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축구협회를 사유화하려 한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몽규 회장은 “이득을 본 건 절대로 없다고 맹세한다”면서 “네이밍 라이츠(구장 명명권)를 팔 예정이고 여러 회사와 이야기하고 있는데 (HDC 아레나는) 가안을 잡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해서도 정 회장은 “앞으로 감독 선임에 대해 축구협회가 국회에 와서 이렇게 (해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홍 감독 역시 자신의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홍 감독은 “나 자신도 KFA 전무이사 시절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경험했다. 이번 과정이 불공정하거나 특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로 선정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심 끝에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2위나 3위였다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정해성 전 축구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오른쪽부터)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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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배드민턴협회에 대해서는 국가대표 선수에게 협회 후원사 물품 사용을 강제하는 규정에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물집 잡힌 발 사진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규정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어른들의 한심한 처신이 이해가 안 된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택규 회장이 “(관련 규정은) 내가 혼자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어도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하자 민 의원이 “선수가 불편을 호소하는데 무슨 규정이냐, 회장을 왜 하느냐”고 질타했고, 김 회장은 그제서야 “바꾸겠다”고 답했다.

대한체육회에 대해서는 체육회장 연임을 심사하는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공정성과 체육회 내 임원 연임 비율이 증가한 문제를 놓고 비판이 이어졌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장 선정은 내가 임명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현재 연맹 회장이나 위원은 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아 안정성 등을 고려해 (연임) 요청을 드린다. 이런 것에 기인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서 “스포츠공정위원회가 필요하다면, 대한체육회나 문체부와 관계없는 제3의 기관에 위탁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과 이 회장은 이날 거취에 대한 질문을 수차례 받았다. 정 회장은 “여러가지를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며 4선 연임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3선 연임 도전 여부를 놓고 고심중인 이 회장 역시 “전국체전과 국정감사가 끝나고 나서 적정한 시점에 (거취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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