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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강다니엘 “악플로 받던 고통은 이제 끝…나다운 목소리 음반에 담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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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분쟁 이후 1년여 만에 컴백

“음악은 힘든 시간 버티게한 친구”

헤럴드경제

가수 강다니엘 [에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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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년 여의 시간 동안 강다니엘에겐 많은 일이 있었다. 소속사와의 갈등을 겪으며 공백기가 길었다. 자신이 직접 설립한 회사의 대주주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며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일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거였어요.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고, 그간 제가 해왔던 일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어요.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어 감사해요.”

소속사와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 번이나 분쟁을 겪으며 가시밭길을 걸어온 그는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그 시간들을 견디어왔다. 3개월 간은 두문불출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그 사이 새 둥지(에이라, ARA)를 찾았고, 덕분에 부쩍 성장했다. 지난 시간의 긴 이야기는 이번 앨범에 차곡차곡 담았다.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난 그는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착잡하고 허무했다”며 “아직 해결된 것은 딱히 없다고 본다. 나의 심리상태는 여전히 평행선이고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이렇게 마침표가 찍히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지난한 시간을 보내오며 가장 힘이 됐던 것은 ‘음악이라는 친구’였다.

“지난 시간 동안 힘이 돼준 건 음악이었어요. 음악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감정을 더 곱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예요. 음악을 통해 마음속 화를 매듭짓는 법을 배웠고요. 사실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화가 나지만, 음악 작업을 하며 감정을 다스릴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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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강다니엘 [에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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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의 다섯 번째 미니음반 ‘액트’(ACT)는 고단한 시간을 보낸 그가 자기 자신과 그를 둘러싼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뒤 완성했다. ‘연극’을 뜻하는 제목은 삶의 새로운 막을 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새로운 막을 여는 내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담았다”며 “그동안 겪은 일들을 극복하는 과정을 다뤘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던 때에도 해외 친구들과 전화와 메일로 작업하며 앨범을 준비해왔다”고 돌아봤다.

수록된 모든 곡들은 표면적으론 사랑 이야기 같지만, 알고 보면 강다니엘이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가수라는 직업에 회의감을 가지고 싶지 않다는 심정을 담은 ‘루징 마이셀프’(Losing Myself)를 시작으로 ‘겟 루즈’(Get Loose), 청하가 피처링한 ‘컴 백 투 미’(Come back to me) 등 총 6곡이 담겼다. 타이틀곡은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다. 가수라는 일의 소중함을 알게 된 만큼, 이 일을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모던 팝 알앤비(R&B)에 셔플 그루브를 더한 장르다. 음악은 전반적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멜로디로 구성했다.

목소리의 변화를 만날 수 있는 곡도 있다. 강다니엘은 “사실 노래 레슨을 받아본 적이 없어 나의 보컬 선생님은 늘 유튜브였다”며 “갈라지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노래하기엔 예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항상 허스키한 목소리를 늘 숨겼는데 이번 앨범에선 가장 나다운 이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드러냈다”고 말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자 조금은 자신감도 생겼다. 그는 “이전엔 스스로 가수로서 경쟁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제 나의 목소리가 가수 강다니엘의 경쟁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만의 신보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진 않았지만 그래도 새로운 회사에서 내는 첫 앨범이니 만큼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팬들에게 내가 왜 이 사람의 팬이 됐는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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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강다니엘 [에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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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은 케이블 채널 Mnet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을 통해 누구보다 화려하게 가요계에 첫발을 디뎠다. 2017년 데뷔, 올해로 어느덧 7주년을 맞았다. 지난 시간 동안 그의 길은 수월하지 않았다. 삶은 온통 전쟁이었다. 소속사 분쟁은 물론 ‘악플과의 전쟁’도 이어졌다. 2019년엔 팬카페에 “누가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며 끊이지 않는 악플로 인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에 떠올리며 ”머리가 한 번 터진 시기였다. 팬카페에 글을 쓰던 그 때 악플이 워낙 많이 달렸다”며 “‘프로듀스101’을 통해 단시간에 큰 관심을 받았고, 당연히 부정적인 반응도 많을 거라 예상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비난과 비판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비판이 아닌 맹목적 비난만 있는 악의적인 글은 굉장히 큰 상처였어요. 이젠 악플을 봐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아요. 많이 무뎌진 것 같아요. 그것 역시 관심이라 받아들이게 되기도 했고요. 팬들보다 빨리 저에 대해 분석하고 파악하는 분들이니, 어쩌면 본인들은 부정하지만 그게 실은 애증의 감정이 아닐까 싶어요.”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보내고 나니 그는 “나의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것은 음악을 작업하고 있는 때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무대를 향한 갈증이 컸고,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다. 그는 “이전의 전 그저 부산의 조선소 인근에 사는 생각없는 아이 1이었다”며 “춤을 추면서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고민 없이 지냈다. 꿈이나 동경이 아니라 생계를 이어갈 방법을 찾다 춤을 보게 됐고, 이렇게 가수가 될 수 있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미숙하고 어리숙한 모습을 인정하고 나니, 전 이제야 제 자신을 사랑하게 됐어요. 사실 전 늘 어머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어머니는 굉장히 사랑이 많고 주변 사람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 분이에요. 아직 사랑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긍정적 에너지는 잘 전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이든, 삶의 자세든 팬들이 좋아할 이유를 만들고 싶어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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