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두산 베어스 정수빈(34)의 유니폼 바지 무릎 부분은 늘 피로 물든다. 정수빈뿐만 아니라 도루가 주특기인 선수에게는 숙명과 같은 일이다. 유니폼을 입고 있어도 흙바닥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보니 무릎에 피가 흥건한 일은 매우 흔하다. 도루를 한번 할 때마다 무릎에 있는 살이 까지고 피가 나니 이제는 연고도 바르지 않는다. 어차피 또 까질 거니까.
KBO 43년 역사상 최초의 역사를 쓴 날에도 정수빈의 유니폼 바지 오른쪽 무릎에는 피가 물들어 있었다. 정수빈은 24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을 기록하면서 8-4 역전승에 기여했는데, 시즌 50호와 51호 도루까지 달성했다. 전성기 어린 나이에도 40도루를 넘긴 적이 없던 정수빈은 30대 중반이 다 돼서 50도루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39도루로 생애 첫 도루왕을 차지했던 흐름을 올해도 잘 이어 가고 있다.
정수빈이 50도루 고지를 밟으면서 두산은 KBO 역대 최초로 동일팀 동반 50도루 역사를 썼다. 올해 도루왕이 유력한 팀 동료 조수행이 63도루로 일찍이 50도루 고지를 밟은 상황이었다. 종전 기록은 동반 40도루로 1997년 OB 베어스(현 두산) 정수근(50도루)과 김민호(46도루), 2015년 NC 다이노스 박민우(46도루), 김종호(41도루), 에릭 테임즈(40도루)가 기록했다. 조수행과 정수빈은 둘만 114도루를 합작하면서 두산을 리그 도루 1위(181개)로 이끌고 있다. 2위 LG 트윈스(168도루)와는 13개차가 난다.
정수빈은 KBO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뒤 "목표는 작년보다 한 개 더 많이 뛰는 거였는데, 뛰다 보니까 또 지금까지 이렇게 뛰어서 50도루를 달성했다. (조)수행이까지 역대 최초로 한 팀에서 50도루가 2명이 나왔는데, 두산에서 역대 최초 타이틀이 나와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수행이는 정말 잘 달리는 선수였고, 나 또한 작년에 도루왕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더 많이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는 누상에 나가면 항상 뛰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50도루는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수빈은 "수행이랑 나랑 붙어 있으면 아마 수비수들과 투수, 포수가 압박이 조금 많이 갈 것이다. 그리고 오늘(23일) 중요한 경기였는데, 어떻게 보면 미리 보는 포트스시즌 같은 큰 경기였던 것 같은데 송영진 투수를 초반에 조금 잘 흔들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30대 중반이 돼서 도루 수가 더 늘어난 이유는 매우 현실적이었다. 정수빈은 "어릴 때도 솔직히 뛰려면 많이 뛸 수 있었는데, 그때 우리 팀이 워낙 방망이가 좋은 팀이라 뛰라는 시그널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안 뛰었던 것 같다. 지금은 예전만큼 그런 방망이가 아니기 때문에 뛰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한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올해 1군 주루 코치를 맡았던 정진호 코치(현 2군 주루 코치)에게 감사를 표했다. 정수빈은 "올해 초반부터 많이 뛸 수 있었던 게 지금은 2군에 있지만, 정진호 코치님이 타이밍이나 투수의 습관 같은 것을 잘 잡아줬다. 그래서 초반에 많이 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고토 고지 코치님(1군 작전)과 김동한 코치님(1루 주루)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래도 초반에 내가 많이 도루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진호 코치님 덕이 컸다"고 했다.
정수빈은 24일 현재 개인 통산 326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매일같이 유니폼이 피로 물들고,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고 있어도 뛰는 것을 멈출 생각은 없다. 빠른 발은 정수빈이 프로 무대에서 지금까지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수빈은 "그냥 나만의 목표가 있다. 은퇴할 때까지 계속 이렇게 열심히 뛰는 것, 그거 하나"라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