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9 (목)

이슈 프로야구와 KBO

'KBO 역사에 없었다' 하루 전 갑작스러운 경기 개시 시간 변경…18일 경기 오후 2시→오후 5시 플레이볼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사직, 박정현 기자) 경기장 오던 관중도 돌아갈 무더운 날씨. 결국, KBO가 경기 개시 시간 조정을 발표했다.

KBO는 17일, 하루 뒤(18일) 창원 NC파크(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 사직구장(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 수원 KT위즈파크(KT 위즈-삼성 라이온즈)에서 열릴 3경기에 관한 경기 개시 시간 변경을 알렸다. 기존 오후 2시에서 오후 5시로 변경됐다. 사유는 "폭염 특보 발령 관련 선수단 및 관람객 안전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KBO가 해당 공지를 알린 시점이 오후 4시 45분이다. 경기 개시 24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급하게 경기 일정을 변경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월 시작과 함께 KBO는 공휴일, 일요일 오후 2시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 8일, 14~18일(추석 연휴) 모든 공휴일, 일요일 경기가 오후 2시에 개시됐거나 될 예정이다. 2019년 7월 19일 바뀐 KBO 규정 제1장 'KBO 정규시즌' 제21조 주·야간경기 및 경기개시 시간 항목을 보면, 9월 토요일 경기는 오후 5시, 공휴일과 일요일은 오후 2시 개시한다고 적혀있기 때문.

그 밑에 "3, 4, 5, 9, 10월의 일요일 경기 중 특정경기에 한해 경기개시 시간 변경 가능. 또한, 마케팅 활성화 차원에서 홈구단이 요청할 경우 금요일에 한해 경기 개시 시간을 19:00로 변경 가능함(경기 개시일 2주 전까지 변경 요청시)"이라고 쓰여 있으나 이 역시 2주 전에 요청하거나 일요일 경기에서 가능하다는 조건이 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무더운 날씨 속에도 오후 2시 경기가 강행됐고, 현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처서를 지나며 본격 무더위를 벗어나는 듯했으나 태양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센 열을 내뿜으며 여름과 같은 무더위를 만들었다. 그라운드에서 매 순간 온 힘을 다하는 선수단은 물론,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실제 그라운드 안팎에서 온열질환자가 여럿 발생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는 온열질환자가 23명이나 발생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주심을 맡았던 문동균 심판이 연장 10회초를 앞두고 어지럼증을 호소. 정종수 대기심과 교체되는 일이 일어났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은 1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투구 도중 헛구역질을 하기도 했다. 17일 롯데-LG전에서는 총 32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17일 열린 롯데전을 앞두고 "정말 덥다. 선수들을 떠나 팬들이 문제다"라며 "야구장은 그나마 괜찮은데, 관중석은 세면(시멘트) 바닥에서 열기가 바로 올라온다. 내년부터는 정말 고민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 기후도 동남아 기후로 바뀐 것 같다. 9월이라고 (무조건) 오후 2시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말도... 지상파 중계도 웬만하면 5시로 해야 한다. 토요일도 오후 5시가 아닌 6시로 해야 한다. 선수들은 떠나서 팬들을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 돔구장이 많이 지어지지 않는 이상 (무더위를 피할) 그늘이 없다"라며 경기 시간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BO 역시 무더위에 관한 상황을 인지. 대책을 준비하려 했다. 그리고 경기 시간 조정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KBO 역사에 단 한 번도 없었던, 갑작스러운 경기 개시 변경이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BO 관계자는 "KBO 자체적으로 폭염 등 구장에서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지속되다 보니 (내부적으로)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구단과 중계 방송사 측과 조율해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라며 "(경기 개시 시간 변경에 관해) 구단의 의중을 물어봤다. 구단에서 완강히 거부했다면, 강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구단들도 그런 점(관중 안전)이 더 신경 쓰였을 것이다. 안전에 관해 협의가 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팬들은 불편함이 있을 예정. 오후 2시 경기라 예상하고 모든 일정을 맞췄을 팬들은 경기장 방문 대신 표를 취소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18일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라 평소와 다르게 교통편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각 구단은 팬들의 불편함이 최소화되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롯데는 18일 오후 2시까지 예매 취소하면, 별도 수수료 없이 그대로 환급할 계획이다. 광장 행사도 개시 2시간 전인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한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